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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1

승강기사고조사판정제도의 개선방안에 관한 연구
승강기사고조사판정제도의 개선방안에 관한 연구

기고 : 한국승강기학회 남기민 사무국장

Ⅰ. 서론
국내 승강기 설치대수는 2015년 10월 현재 55만대에 달하고 있다. 승강기 사고발생 건수는 연평균 100건(2005년~2014년 10년간 총 1,015건)이 발생해 승강기 관련 과태료 및 과징금 부과건수는 총 341건(2012년~2015년 6월) 금액으로는 약 327,883,000원으로 추산된다.
이와 같이 승강기 설치대수 증가에 따라 승강기관련 업체의 승강기시설안전관리법(이하 승안법) 위반으로 인한 지방자치단체의 과태료 및 과징금 부과 건수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과태료 등의 절차 중 승강기 사고 외 사항 즉, 승강기업 등록 위반, 자체점검 위반 등 일반적인 사항에 대해서는 승승안법상의 과태료 및 과징금 관련규정과 그 일반법인 질서위반행위규제법에 따라 처리하면 되지만, 승강기사고의 판정에 대해서는 법적 장치가 미비해 적극적인 개선방안 마련이 요구된다. 본고에서는 승강기사고의 판정절차와 문제점에 대해 검토하고 대책에 대해서 의견을 제시하고자 한다.

Ⅱ. 본론

2.1.1 승강기의 중대한 사고 또는 고장(법 제16조의4. 총리령 제24조의5)
현 승안법에는 승강기의 중대한 사고 또는 고장에 대해 보고를 의무화하고 있고, 이중 중대한 사고에 대해서만 승강기사고조사판정위원회의 판정을 거치게 되어 있다.
여기서 ‘중대한 사고’는 ‘① 사망자 ② 사고 발생일부터 7일 이내에 실시된 의사의 최초 진단결과 1주 이상의 입원치료 또는 3주 이상의 치료가 필요한 상해를 입은 사람’ 중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람이 생긴 사고(정전 또는 천재지변으로 인한 경우, 이용자의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경우 및 엘리베이터·휠체어리프트의 정지로 인한 경우는 제외한다)를 의미한다.
‘중대한 고장’은 <표 1>에서와 같이 엘리베이터 및 휠체어리프트, 에스컬레이터로 나눠 구분된다.
엘리베이터 및 휠체어리프트에서는 ①정상적으로 문이 열려야 하는 구간에서 멈추지 않거나, 해당 구간에서 멈추었으나 문이 열리지 않은 경우 ②문이 열린 상태에서 운행된 경우 ③호출층 또는 지시층으로 운행되지 않은 경우 ④최상층 또는 최하층을 지나 계속 운행된 경우 ⑤승강장문의 조립체가 이탈된 경우 등을 의미한다.
에스컬레이터의 경우, ①핸드레일의 속도와 디딤판의 속도가 현저히 다른 경우 ②운행 과정에서 운행 반대 방향으로 디딤판이 움직인 경우 ③주 브레이크 또는 보조 브레이크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은 경우 ④운행 과정에서 디딤판이 이탈 또는 파손된 경우에 중대한 고장으로 분류된다.

2.1.2 승강기 사고조사판정 절차
승강기 사고조사판정 절차를 살펴보면, 사고보고(관리주체) → 사고접수(검사기관의 장) → 국민안전처장관, 시도지사, 승강기 사고조사판정위원회에 사고가 보고된다.
이후 검사기관의 장(조사 및 보고) → 국민안전처장관(승강기안전과 조사) → 국민안전처 승강기사고조사판정위원회(판정) → 국민안전처장관(승강기사고조사판정위원회심의) → 행정제재(국민안전처장관 또는 시도지사 → 행정제재 대상자) → 행정제재 대상자에 통보하는 등의 사고조사 및 판정과 행정제재 절차를 밟는다.

2.2. 개별법상의 행정제재에 대한 권리구제 절차
현재 행정제재에 대한 권리구제는 개별법에 따라 이의신청과 심사청구 제도 등을 통해 진행된다. 이는 ▶토지수용(재결) ▶공무원 징계 ▶과세처분 ▶국민연금 처분 ▶국민건강 처분 ▶감사원 처분 및 부당해고 구제명령 등의 처분이 행해졌을 때 해당된다.
해당 개별법에 따라 이의신청과 심사청구를 모두 두는 경우도 있고 이의신청과 심사청구(혹은 심판청구)를 선택적으로 두는 경우도 있다.

2.3 현행 승강기사고조사판정제도 문제점
현재 승강기사고조사판정위원회의 운영관련 세부규정은 법령이 아닌 행정규칙으로 운영되고 있어 국민의 권익을 제대로 보호하거나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승안법에 기반한 승강기사고조사판정위원회의 독립성 확보가 요구된다.
또 승강기사고조사판정위원회 판정에 대해 이의신청 등 불복절차가 없어 이같은 제도를 함께 보완할 필요가 있다.
승안법상 승강기사고조사판정위원회는 승강기사고에 대한 판정을 심의형식으로 진행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국민안전처장관(승강기안전과) 명의로 직접(검사기관의 경우) 혹은 시도지사(기타 과태료의 부과징수)가 과태료 등을 부과하고 있다.
과태료 부과 자체는 질서위반행위규제법과 관련해 ‘과태료 부과처분은 행정처분이라고 할 수 없다’는 대법원판례(2012.10.11., 20121두19369)에 의거 승강기사고조사판정위원회의 판정에 대해 불복이 있을 경우, 과태료 등을 부과하는 행위는 행정처분이 아니기 때문에 과태료 부과 등을 한 기관을 상대로 이의신청이나 행정심판 등을 제기하는데 절차상 난점이 있다.
불복절차의 어려움은 현 승강기사고조사판정위원회 운영규정제17조(재심의 등)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이에 따르면 ‘위원회는 사고조사 판정결과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새로운 사실 또는 정보가 추가로 확인되거나 국민안전처장관의 요청이 있는 경우에는 재심의할 수 있다’고 규정해 승강기사고판정 결과 자체에 대한 불복할 수 있는 길을 사실상 봉쇄하고 있다.
현행 제도상으로는 승강기사고 판정에 대한 불복시, 행정심판이나 행정소송은 제기할 수 있지만 비용이나 장시간이 소요되는 등의 문제점이 발생한다. 따라서 판정 결과에 대한 불복제도를 둬 행정청 자체의 재심의로 행정처분의 신중을 기할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하다.

2. 4 개선방향

2.4.1 승강기사고조사판정위원회의 독립성 확보
현행 승안법 제16조의4제5항에 의하면, 국민안전처장관은 승강기사고 원인 등을 판정하기 위해 사고조사판정위원회를 둘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현행 승강기사고조사판정위원회는 법적 성격상 심의 기능 수행에 불과하다. 따라서 집행부서의 심의기관에서 벗어나 사고판정에 대해 의결할 수 있는 조직적인 독립체계를 갖추고, 객관적인 판단을 할 수 있는 기능이 있어야만 국민의 권익을 위한 공정성이 담보될 수 있다고 본다.
또 승강기사고조사판정위원회의 독립적인 업무수행을 위해 승강기 정책부서와 사고조사 및 판정업무 부서를 별개로 운영하고 그 판정업무의 실질을 기하기 위해 사무국 등 별도의 조직이 구성되어야 한다.
이밖에도 현재 사고조사관(승안원, 국민안전처 승강기안전과)의 잦은 인사이동으로 전문성 확보에 대한 한계점 이 노출되어 있어, 사고조사요원의 전문성을 확보하고 신분을 보장해야 한다. 사고조사 및 판정 결과에 대한 행정적 지도권한도 보장되어야 한다.

2.4.2 승강기사고조사판정위원회의 세부운영규정 법령화 필요
현행 승강기사고조사판정위원회 운영사항은 법제16조의4제5항에 의거해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하고 있지만, 현재 운영에 관한 개략적인 사항만 대통령령제14조의4에서 사고조사판정위회의 업무라는 조문으로 규정하고 있다.
더구나 실질적으로 국민의 권익에 중요한 위원의 제척·기피·회피, 의견진술, 의결사항 통보, 재심의, 정보공개 등의 세부사항은 승강기사고조사판정위원회의 운영규정에 명시하고 있어 행정 민주화 및 공개의 원칙에 어긋난다고 판단된다.

2.4.3 승강기사고조사판정위원회의 판정에 대한 불복제도 보장 필요
‘처분’이란 행정청이 행하는 구체적 사실에 관한 법 집행으로서의 공권력의 행사 또는 그 거부와 그 밖에 이에 준하는 행정작용을 말한다. 행정심판법이나 행정소송법에 따르면 심판청구나 소송제기에 대해 행정처분에 대해 쟁송제기를 하도록 되어 있고 행정처분이 아닌 사항이 쟁송사건으로 제기될 경우 각하 및 기각으로 처리된다.
행정절차에 관한 일반법인 행정절차법에는 행정청이 당사자에게 의무를 부과하거나 권익을 제한하는 처분을 하는 경우, 미리 일정한 사항을 당사자에게 통지하도록 규정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의견 제출, 청문회, 공청회 등의 의견청취제도를 거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같은 개별법상의 이의신청제도와 행정절차법의 목적에 비춰 보더라도 승강기사고조사판전위원회의 판정에서도 이의신청 등 불복제도를 두어 국민의 권익을 보장할 필요가 있다.

Ⅲ. 결론
행정절차법 제1조(목적)에는 ‘행정절차에 관한 공통적인 사항을 규정해 국민의 행정참여를 도모함으로써 행정의 공정성, 투명성 및 신뢰성을 확보하고 국민의 권익을 보호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행정심판법 제1조(목적)는 ‘행정심판절차를 통해 행정청의 위법 또는 부당한 처분이나 부작위로 침해된 국민의 권리 또는 이익을 구제하고, 아울러 행정의 적정한 운영을 꾀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국내 승강기 설치대수가 55만대에 이르고 있고, 승강기가 현대 생활의 수직교통수단의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현실에서, 승강기 관련 사고판정에서 지금보다 진일보한 제도를 마련함으로써 국민의 권익 보호는 물론, 승강기산업 발전과 승강기안전관리 및 승강기 이용문화 정착에도 기여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