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재월 : 2002년 3월호

주택가 이면도로가 주차 문제로 심각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내집 앞 주차 독점권’을 둘러싸고 주민들간에 주먹다짐이 오가는 등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일선 구청 등 관계당국은 집주인이나 업소 주인이 주차금지판 등 불법 적치물을 설치, 다른 사람의 주차를 막는 것이 불법임에도 불구하고 관행이라는 이유로 단속에 미온적이어서 사태를 악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1월 4일 해운대경찰서는 그 전날 오전 11시30분께 해운대구 재송2동 중부산교회 앞에서 자신의 주차 장소에 차를 세워두었다는 이유로 주모(33·북구 화명동)씨를 폭행한 혐의(폭력행위 등)로 택시기사 김모(63)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형사사건으로 비화되지는 않더라도 이웃간에 감정싸움을 벌이는 일은 비일비재하다. 사상구 모라2동 김모(32)씨는 최근 퇴근 후 자기집 앞에 다른 차가 이미 주차해 이웃집 앞에 주차했다가 자정이 다 돼 차를 빼달라는 이웃집 주인과 심한 말다툼을 벌였다.
이에 대해 일선 구청 관계자들은 “업소 앞 도로는 물론 골목길 같은 집앞 도로도 도로법상 공도에 해당하기 때문에 집 주인의 배타적 권리를 인정할 수 없으며 주차 방지를 위해 적치물 등을 설치하면 최고 50만원까지 과태료 부과가 가능하다”고 밝히면서도 “그러나 관행상 이를 엄격하게 적용하기는 힘든 형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