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목 : 기존 형식승인품 인정, 국내외 인증서 및 시험성적서 제출하면 면제
게재월 : 2002년 3월호

정부 의 규제완화 차원에서 승강기 부품 형식승인제도가 폐지(1999. 2. 5)된 이후 부품 신뢰성 체계가 급격히 무너지고 국제 경쟁력조차도 상실한 상태에서 제조물 책임법의 시행(2002. 7. 1)도 목전에 두고 있다. 이러한 때 승강기 부품의 적합성과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승강기 주요안전부품에 대한 검사제도가 본격적으로 시행됨에 따라 관련업계의 관심이 집중되는 것은 당연지사.

부품검사제도 시행배경

안전사고 급증추세, 부품신뢰성 결여
부품검사제도 시행 배경에는 무엇보다도 승강기 안전사고가 급증하고 있는 현실 문제의식이 한 몫 한 듯하다. 더군다나 규제완화라는 허울좋은 명목하에 승강기 분야의 형식승인제도를 폐지하면서 ‘시장원리’와 ‘자율성 확보’라는 기대논리를 내세웠지만 결과는 참담하다. 승강기가 생활의 편리한 수단이라기보다는 최소한의 안전부품에 대한 신뢰성마저도 상실한 채, 언제부터인지 공중파 방송으로부터  ‘공공의 적’으로 안전을 위협하는 존재가 되어버렸다.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원장 박문수, www.kesi.or.kr, 이하 관리원)에 따르면 지난 한해 동안 인명피해를 동반한 승강기 안전사고는 총 28건이 발생했으며, 이 사고로 28명이 사망 또는 부상을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93년 승강기 안전사고가 집계되기 시작한 이후 98년과 함께 가장 높은 수준이며, 1993년부터 2000년까지의 연평균 안전사고 발생건수가 18.8건, 2000년에도 22건에 그쳤다는 것을 감안할 때 매우 심각한 수준이다. 이로써 지난 93년부터 2001년까지 발생한 승강기 안전사고 건수는 총 1백71건에 달하고 있으며, 승강기 안전사고로 인한 피해인원은 사망 83명, 중상 83명, 경상 42명 등 총 2백8명에 이른다.
또한 인명 사고가 아닌 119구조 사고통계에 따르면 인명 구조중 승강기 사고비율이 약 11.7%(9천1백38명, 2000년)이며, 여기에 노출되지 않은 사고를 모두 감안한다면 가히 심각한 수준임을 알 수 있다.

부품 신뢰성 회복을 위한 代案
설상가상으로 오는 7월 1일부터는 제조물책임법이 시행됨에도 우리 업계의 대응력은 미비한 실정이며, 안전사고의 급증에 따른 부품의 불신은 국제 경쟁력을 뿌리채 흔들고 있다. 승강기 주요안전부품 검사제도가 주목받고 있는 이유가 이러한 난맥상을 뚫고 나갈 대안이며 과정으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업계에서는 정부가 검사기관이 실시하는 승강기 완성 및 수시검사에 부품검사제도를 강제해내면서 K 마크와 ESQ 마크와 같은 자율적 부품인증제도를 측면에서 지원하는 속 사정도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ISO를 중심으로 전세계 승강기의 안전규격이 기능성 위주로 통합화되어 가는 추세에서 우리나라도 1∼2년 안에 승강기 국가안전규격(IS)의 제정을 앞두고 있는 만큼, 승관법이 개정되고 부품인증제도가 명문화될 때까지 한시적으로 안전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과도기적 단계의 정부조치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즉, 형식승인제도를 현실적으로 부활시킬 수 없다면 그 대안으로 부품검사제도를 활용, 향후 승관법 개정에 따른 ‘부품인증제도’와 차후의 유럽과 같이 선진화된 ‘시스템 인증제도’, ‘자기적합성 선언시대’를 대비한다는 의미가 숨어있다. 당장의 부품검사제도 시행으로 업계가 비용부담이라는 짐을 먼저 걱정하기에 앞서 장래의 승강기 산업의 경쟁력과 선진화를 고려해봐야 할 때가 온 것이다.
승강기 부품검사시 면제받을 수 있는 산업기술시험원의 ‘K 마크’나 한국기기유화시험연구원의 ‘ESQ 마크’와 같은 인증제도는 부품이나 시스템이 주어진 환경에서 고장없이 일정기간 성능을 유지할 수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실시하는 일종의 안전인증 제도이며, 승관법 제10조(승강기 사후관리) 및 동법 시행령 제7조 규정에 의한 품질보증에 따라 승강기 부품의 내구성, 안전성 향상을 위해 제조업체가 자율적으로 품질인증을 받는 제도다. 이는 과거 폐지됐던 형식승인제도와도 구별된다.
부품 형식승인제도는 승강기 부품 하나의 아이템에 ‘형식 적합성 여부’만을 판정하는 차원이나 이번에 시행되는 부품검사제도는 ‘부품의 안전성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초기 공장심사 - 제품시험 - 사후관리, 이 세가지 카테고리를 모두 통과해야 인증서가 배부되기 때문이다. 현재 승강기 주요안전부품에 대한 시험 또는 인증기관으로 산업기술시험원과 한국기기유화시험연구원 2곳이 이미 확정, 시행에 들어갔다.

부품검사제도 시행세칙(안) 마련

형식승인품목 인정 문제 결정
지난 1월 22일 하오 2시부터 강남구 삼성동 관리원 8층 교육장에서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을 비롯한 4개 검사기관과 관련단체 등의 관계인사들이 모여 부품검사의 원활한 운용을 위해 시행요령세칙(안)을 확정·마련했다(관련기사 68페이지 참조).
이날 참석한 인사들은 관리원의 엄용기 기술부장, 한국승강기안전센타 전해진 이사, 산업기술시험원의 강인구 승강설비팀장, 한국기계연구원 김정우 박사, 한국엘리베이터협회 전경섭 국장, 한국승강기공업협동조합 박정우 차장, 한국기기유화시험연구원의 이봉수 연구원, 한국전기전자시험연구원의 마 일 계장, LG 오티스 엘리베이터의 박재환 부장, 동양에레베이터 전인서 차장, 중앙엘리베이터 탁치민 부장, 현대엘리베이터의 박성호 과장 등 총 19명으로 주로 부품검사제도 시행에 부쳐 “과거 형식승인품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를 놓고 의견을 조율했다.
한국승강기공업협동조합을 비롯해 LG 오티스, 동양, 현대, 중앙 등 업계쪽 참가자들은 “부품검사기준이 과거 형식승인기준과 거의 동일한 만큼 종전 형식승인품을 인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대체적으로 피력했고, 시험기관에서는 형식승인과 부품검사의 차별성을 부각시키는 데 역점을 뒀다.
이와 관련 LG 오티스의 박재환 부장은 “현재의 부품검사기준은 구 형식승인기준과 거의 동일하게 제정된 만큼 1993년의 기술수준을 기본으로 하고 있으므로, 현재의 부품검사기준과 실제적용하고 있는 부품은 상당부분 현 실정에 적합하지 않다”면서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이어 관리원의 엄용기 기술부장은 “부품검사기준은 구 형식승인기준과 거의 동일하다”며, “형식승인기준이 현 실정과 안맞는 사항이 다수 있으나 현 실정을 반영하여 부품검사기준을 대폭 수정할 경우, 구 형식승인품은 인정할 수 없게 되므로 이를 인정토록 하기 위해 부득이 동일한 기준을 제정했다”며, “부품검사 적용에 있어서 비현실적인 부분은 현실에 맞게 인정하고 반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산업기술시험원 강인구 승강설비팀장은 “형식승인과 부품검사는 성격 자체가 다르다”며, “형식승인의 경우 형식(Type)이 적합한지 여부만 검토하기 때문에 품질, 성능은 보장되지 않음에 비해, 부품검사는 업체와 시험기관간 합의점을 도출해야 하고 문제 발생시 원인별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즉, 제조공정 문제인지, 시험상의 문제인지에 따라 그 책임소재를 달리 해야한다는 것.
이와 함께 한국기기유화시험연구원 이봉수 연구원은 “부품인증을 할 경우 인증기관 입장에서는 인증부품의 성능, 강도 등 안전성을 저하시킬 수 있는 사양변경은 인정할 수 없다”며, “형식승인 부품의 사양변경에 대해서 반드시 인증기관으로부터 승인을 받아야 할 것”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부품검사를 면제받는 경우
이날 회의의 최종 결론을 살펴보면 첫째, 업계의 요구대로 형식승인품은 모두 인정하기로 했다. 다만, PL법 시행 이후에도 책임은 제조자 귀책사유가 있을 때 제조업체에 있으며, 사후관리에 대한 사항도 별도로 요구하지 않기로 했다. 또, 해당부품에는 ‘승’자 표시해야 한다.
이번에 마련된 시행세칙(안) 부칙에도 2002년 2월 1일부터 완성 및 수시검사 신청 승강기 중 종전의 형식승인을 받은 부품으로서 변경된 사항이 없는 부품에 대해서는 종전의 형식승인을 받은 공인기관의 확인서를 제출하는 경우 승강기 주요안전부품 검사에서 면제키로 했다.
또한, 사양변경된 형식승인품이나 형식승인을 받지 않은 신규 부품은 오는 5월 31일까지 공인기관에 인증 또는 시험의뢰 접수증을 제출하는 경우 승강기 주요안전부품 검사를 면제한다. 이는 현재로서 인증 및 시험을 신청해도 최소 2, 3개월은 소요되는 관계로 시간상 여건을 감안한 내용이다.
둘째, 과거 형식승인의 분류(구분)를 벗어나는 부품은 부품검사를 받지만, 분류를 벗어나는 부품에 대한 해당 부품검사기준 안은 검사기관에 제출하면 검사기관협의회 내의 기술위원회를 거쳐, 기술표준원의 승인을 얻은 후 그에 따라 시험할 수 있도록 했다. 업체에서는 형식승인기준의 분류에 벗어나는 부품을 분류할 필요가 있겠다.
셋째, 시험기관에서 시험만 받은 부품은 시험성적서를 매 건마다 원본을 제출해야 한다.
이에 대해 산업기술시험원 강인구 팀장은 “시험기관에서 개별 부품의 시험성적서를 받는 것은 인정이 가능하나 매번 시험성적서 원본을 제출해야 검사를 면제받을 수 있으므로 딱 한 번만 설치하는 부품이 아닌 경우라면 처음부터 인증을 받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말한다.
넷째, 인증을 받은 부품은 사후관리만 계속 이루어지면 계속 인정되며, 국제적으로 공인된 인증도 사후관리가 이루어지고 있음이 증명되면 인정한다. CE 인증제도에 의해 형식시험만 받은 부품은 매번 시험성적서를 제출해야 하는데 현재로서 인정가능한 인증은 CE 마크, TUV, BSI. 이에 추가로 인정이 필요한 인증은 검사기관과 협의해 나가기로 결론을 내렸다.
여섯째, 에스컬레이터(시스템)에 대해 CE 인증을 받은 경우에는 전자브레이크, 스텝 등 부품검사 대상 부품도 인정한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5가지의 경우, 즉 국내 인증기관의 인증서를 제출하거나 국내 시험기관의 시험성적서를 제출하는 경우, 국제 인증기관의 인증서를 제출하거나 국제 시험기관의 시험성적서를 제출하는 경우, 그리고 기 승인된 형식승인서를 제출하는 경우는 부품검사를 면제받을 수 있다.

부품검사제도의 내용과 인증신청

부품검사제도, 어떤 제도인가?
승강기 부품검사제도는 이미 작년 6월 18일부로 개정 고시된 검사기준(기술표준원 고시 제2001-333호)을 통해 신설, 예고된 것이다.
그러나 검사기준 개정안 부칙에서 이 조항을 “고시한 날로부터 6개월이 경과한 날로부터 적용한다”고 경과조치시킴으로 인해 원래는 지난해 12월 19일부터 시행되었어야 했던 제도다. 다만 그간의 준비 미흡 등으로 그 시행이 유보되어 오다 지난달인 2월 1일 검사 접수분부터 적용되고 있다.
◆검사대상 품목 및 제외 기종 : 부품검사 대상품목은 본문 [표 1]에 명시된 10개 주요안전부품으로 권상기, 와이어로프, 와이어로프소켓, 도어개폐장치, 비상정지장치, 조속기, 완충기, 안전국한스위치, 전자브레이크, 스텝이 이에 해당된다. 다만, 승관법 시행규칙 제2조제1항의 별표 1에 규정된 승강기의 종류 중 휠체어리프트의 경우는 승강행정이 4m 초과 12m 이하인 수직형 리프트에 대해서만 부품검사를 받아야 하며, 경사형 리프트와 승강행정이 4m 이하인 수직형 리프트는 제외된다.
◆부품검사방법 : 부품검사는 제품시험과 현장확인으로 크게 나눌 수 있다. 또 제품시험은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이 부품검사를 면제받는 5가지 경우가 아니라면 승강기 검사기관이 직접 검사하게 된다.
이 때 검사기관 자체보유설비로 직접 시험하거나 제조업체 입회하에 시험, 혹은 시험기관에 시험을 의뢰할 수 있다.
또 제품시험 또는 서류확인이 완료된 후에는 현장에 설치된 부품이 검사신청시 제출된 인증서 또는 시험성적서 상의 부품과 동일한지 인증번호, 시험성적번호 등을 확인하기 위한 현장확인이 이루어진다.
◆부품검사(인증시험) 지원절차 : 부품검사(인증시험) 지원절차는 산업기술시험원과 한국기기유화시험연구원의 K 마크, ESQ 마크 인증제도 지원절차(그림 2. 참조)를 따르며, 제품시험에 대한 적용기준은 기술표준원장이 제정·고시한 승강기 주요안전부품 검사기준 및 인증기관에서 제정한 공장심사기준을 적용하게 된다.
각 공인기관의 별첨 신청서를 작성하고 구조도 및 도면 등 신청대상 부품에 대한 기술적 자료와 기능을 설명할 수 있는 작동원리 설명서, 신청업체 카탈로그 및 소개자료 등을 구비하고 신청대상 부품의 반입시험 또는 입회시험에 관한 시험절차를 담당자와 협의해 결정한 뒤 접수하면 된다. 초기공장심사와 시험 및 검사를 통과하면 제품인증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적합할 시 사후관리협약을 체결하면 K 마크 내지 ESQ 마크 인증서를 발급받게 된다.
이후 3년 주기로 사후관리 공장심사를, 1년 주기로 부품의 확인검사를 실시함으로써 인증된 부품의 품질수준을 지속적이고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게 되고, 업체가 희망하면 공인기관의 기술지도도 가능하다.
공장심사 및 부품 확인시험에 기준미달인 부품은 기준미달 정도에 따라 부품제조자에 대한 시정 및 인증기관에 대한 부품인증 취소를 요청할 수 있다.
인증시험 신청에 따른 수수료는 검사기준 항목에 충실하면 그 비용이 만만치 않지만 산업기술시험원 및 한국기기유화시험연구원 공히 업체의 비용부담을 최대한 줄여 수익성보다는 공익성에 더 치중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글·박대성 기자 / dspark@liftasi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