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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게재년월	2016-03

내아이 손가락이 절단? 어린이 엘리베이터 손끼임 사고 증가

국민안전처·한국소비자원
내아이 손가락이 절단? 어린이 엘리베이터 손끼임 사고 증가
사고취약층 ‘만6세 이하 어린이’, 문틈 5mm 넘어가면 손 끼여
정부, 틈새기준 강화 및 보호자의 각별한 주의 필요 당부

최근 4년간(2012~2015년) 한국소비자원(원장 한견표, www.kca.go.kr, 이하 소비자원)의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CISS)에 접수된 엘리베이터 관련 위해사례 총 648건 중 절반이 넘는 380건(58.6%)가 엘리베이터 손끼임 사고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도별로는 2012년 106건으로 가장 많았고, 2013년 79건, 2014년 103건, 2015년 92건의 손끼임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위해 연령으로는 ‘만 6세 이하 영유아’가 351건(92.4%)으로 대부분을 차지했으며, 위해 내용으로는 ‘타박상’이 265건(69.8%)으로 가장 많았고 열상 50건(13.2%), 찰과상 30건(7.8%), 염좌 18건(4.7%) 순으로 나타났다. 골절(16건, 4.2%) 및 절단(1건, 0.3%) 등 부상도가 높은 사고도 17건으로 전체의 4.5%를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소비자원은 서울지역 만 0세~6세 어린이가 주로 이용하는 상가(키즈카페, 소아과, 어린이 치과 등) 및 아파트 엘리베이터 60곳을 대상으로 엘리베이터 문틈 실태조사를 실시했다. 조사는 바닥으로부터 높이 1m 지점의 엘리베이터 내부 문틈을 디지털캘리퍼스를 이용해 측정했다.
그 결과 60곳 중 문틈이 허용기준을 벗어난 경우는 단 2곳으로 대부분 기준을 충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용품 안전기준 및 운용요령에 의거한 현행 국내 엘리베이터 문틈 허용기준은 설치시 6mm 이하, 설치후(마모시) 10mm까지 허용된다.

소비자원, 만6세 이하 어린이 손끼임 사고 92.4%
이는 EN81-20/50과는 동일 기준이며, ASME A17.1 또한 문틈을 0.375인치(9.5mm)까지 허용하는 등 유사범위를 적용하고 있다.
또 문이 유리인 엘리베이터의 경우에는 어린이의 손이 끌려 들어가는 위험 방지를 위해 ▲손과 유리 사이의 마찰계수를 감소시키는 수단 ▲1.1m 높이까지 유리를 불투명하게 처리 ▲손가락 감지장치 ▲기타 동등 이상의 수단 중 하나 이상 강구해야 한다. 그러나 유리문 엘리베이터 4곳 중 3곳은 1.1m 기준보다 낮은 위치까지만 불투명 처리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손을 감지해 문 열림을 중단시키는 안전장치를 설치한 곳은 단 한 곳도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소비자원이 5세 어린이의 모형 손을 이용한 엘리베이터 문틈 손끼임 모의시험을 실시한 결과, 문틈이 4mm인 경우에는 손이 끼이지 않았으나 5mm가 넘어가면서부터 새끼손가락 끝단부터 끼이기 시작했고, 문틈이 9mm 이상이면 손가락 전체가 완전히 끼이는 것으로 나타나, 기준 범위 내에서도 손끼임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소비자원 소비자안전국 최난주 생활안전팀장은 “모의시험 결과, 문틈이 9mm 이상되면 손가락 엄지를 포함해 5개 손가락 전부가 완전히 끼일 뿐만 아니라 문틈과 수평으로 있던 손이 수직방향으로 꺽이는 현상이 발생했다”면서 “특히 어린이들은 엘리베이터 문에 손을 대거나 문틈에 손가락을 넣는 경우가 많은데, 문 열림 도중 닫힘 버튼을 눌러도 바로 닫히거나 동작이 정지되지 않아 손이 끼인 채 더욱 깊숙이 빨려 들어가는 사고를 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모의시험서 현행 문틈 기준(10mm)에서도 손 끼여
소비자원은 엘리베이터 손끼임 사고에 대해, 엘리베이터 문에 손을 대면 문과 손 사이의 마찰계수가 높아 문이 열릴 때 손도 같이 문틀과 엘리베이터 문 사이로 빨려 들어가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만 2세 유아의 새끼손가락 첫번째 마디 평균 폭이 7~8mm 정도로 6~10mm에 달하는 엘리베이터 문틈에 끼기 쉽고, 생후 7개월 이상의 어린이는 주변 사물에 대한 호기심이 높아 틈새나 구멍에 손가락을 넣어보는 경향이 있어 손끼임 사고에 항상 노출돼 있다.
더구나 어린이는 반사동작이 느리고 근력이 약해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면서 손가락이 끼이는 순간 바로 빼내지 못하고 사고를 당하게 될 확률이 높다.
소비자원은 이같은 엘리베이터 손끼임 사고의 예방을 위해 어린이가 주로 이용하는 다중이용시설의 엘리베이터에 어린이 손끼임 주의표시 스티커 부착과 손끼임 감지장치 설치를 권고했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어린이 손가락 등을 감지하고 엘리베이터 문 열림을 정지시킬 수 있는 손가락 감지장치를 설치한 현장이 없었다”며 “앞서 언급한 조사대상 엘리베이터 60곳 모두 ‘손대지 마세요’ 등의 주의표시 스티커도 170cm 이상 높이에 부착돼 있을 뿐, 어린이 눈높이에서 손끼임 위험을 직접적으로 경고하는 주의표시는 단 한 곳도 없어 이에 대한 조치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2013년도 교육부 표본조사에 따르면 6세 어린이 평균 키는 남자 113. 6cm, 여자 112.5cm로 주의표시 스티커를 보고 손 끼임의 위험성을 인식하기는 어렵다.
현재 주의표시 부착에 대해 우리나라는 의무규정을 마련해 두고 있지 않다. 지난 2007년 3월 기술표준원이 ‘승강기 제대로 타기’ 안전캠페인을 벌이면서 디자인과 크기, 부착위치 등을 지정한 바 있는데, 현재 엘리베이터 문에 부착된 스티커는 이 기준에 따르고 있다. 부착 위치는 바닥에서부터 170~180cm 높이이며, ‘손대지 마세요’, ‘기대면 추락 위험’ 스티커를 서로 마주보게 각 1장씩 부착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대만, 일본의 경우에는 어린이 손끼임 주의표시가 의무사항은 아니지만, 어린이 눈높이에 해당하는 위치에 ‘우는 아이’, ‘상처난 손’ 등의 도안을 이용해 어린이들도 쉽게 인식할 수 있는 주의표시 스티커 부착을 자율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소비자원은 어린이의 엘리베이터 손끼임 사고 예방을 위해 어린이들이 많이 이용하는 다중이용시설 엘리베이터에 어린이 손끼임 주의표시 부착이나 손가락 감지장치 설치 권고 등의 대책 마련을 관계기관에 건의할 예정이다. 또 어린이들이 엘리베이터 문에 손을 대는 일이 없도록 보호자들의 각별한 주의 또한 반드시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국민안전처(장관 박인용, 이하 안전처)도 지난달 19일 최근 10년간(2006~2015년) 발생한 엘리베이터 사고분석 결과를 토대로, 승강기 문틈새 등 안전기준 강화와 제도개선 방안을 검토해 추진할 것임을 밝혔다.
지난 10년간 발생한 엘리베이터(에스컬레이터 제외) 사고는 총 319건으로 365명의 사상자가 발생했으며 이중 사망자는 91명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3년간 평균 사고건수는 26건으로, 10년 전 47건에 비해 약 4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고원인별로는 안전수칙 미준수가 38%(120건)으로 가장 많았으나, 총 319건 중 손끼임 사고는 10건으로 전체의 3%를 차지한 것으로 집계했다. 특히 3주 이상 치료가 필요한 중대사고는 매년 1건 정도가 발생했으며, 소비자원에 신고된 경미한 사고도 2013년 79건, 2014년 103건, 2015년 92건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안전처는 손끼임 사고 예방을 위해 현행 10mm의 승강기문 틈새기준을 강화하고, 엘리베이터 문에 ‘손끼임 주의’표시를 부착하도록 하는 대국민 안전홍보 계획을 마련 중에 있다. 또 손끼임 사고 뿐만 아니라 안전수칙 미준수, 관리부실 또는 오동작, 승강장문 이탈, 불법운행, 개문출발 등을 원인으로 발생하는 엘리베이터 사고 예방을 위해 홍보 동영상을 제작하고 공익광고를 더욱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안전처 박종복 승강기안전과장은 “안전한 승강기 이용을 위해서는 철저한 유지관리와 이용자 안전수칙 준수가 중요하다”면서 “정부는 물론 제조, 설치, 유지관리업체, 관리주체, 그리고 이용자 모두가 승강기 안전을 위해 협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