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재년월 ; 2003년 12월호
부제목 ; 1개 승강로에 2대의 카가 독립운행, 운송능력 '월등'

지난 10월 1일 독일의 티센크루프 엘리베이터(ThyssenKrupp Elevator AG, 이하 티센크루프)와 국내 동양중공업이 75:25로 지분합작해 새롭게 출범한 티센크루프동양엘리베이터(주)(사장 헬무트 뮐러, 이하 티센크루프동양)를 통해 국내 승강기 업계에는 다소 생소한 개념의 엘리베이터 시스템이 선보일 것이란 내용이 보도됐다.
단지 ‘싱글 샤프트, 투 카(Two Lift Car in the space of Single Shaft)’의 개념으로만 언론에 간접 소개된 이 시스템은 바로 ‘Lift2’로 명명된 트윈 시스템(TWIN System)이다. 말 그대로 1개의 승강로 공간 내에 2대의 카를 운행시킴으로써 엘리베이터 수용능력 및 공간 활용도를 높일 수 있는 차세대 기종 중 하나다. 트윈 시스템은 기존 ‘더블 데크(Double Deck)’ 엘리베이터와는 달리 2대의 카가 같은 레일을 사용하면서도 독립적으로 운행되는 것이 특징. 사실 이러한 개념은 1931년 미국의 J.N.Anderson이란 사람에 의해 이미 제시된 적은 있었지만 최근 비약적인 제어기술 발전과 다양한 안전장치가 확보됨으로써 비로소 실용화될 수 있었다.
■중층적 안전시스템 = 트윈 시스템은 2대의 카가 하나의 승강로 내에 독립적인 운행을 함에 따라 만에 하나 상하부 카가 서로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해서는 안된다. 이를 위해 ① DSC에 의한 제어 ② 바코드 시스템에 의한 최소 간격 모니터링으로 간격 조절 ③ 브레이크 작동에 의한 비상정지 ④ 과속방지 조속기 로프에서 설치된 ‘돌기’에 의한 작동 정지, 이 4단계의 안전조치를 중층적으로 적용하고 있어 충분한 안전성을 확보하고 있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이 카의 호출지시(Call)를 예약한다는 점이다. 이는 승강장에서 목적층을 사전에 선택할 수 있는 조절장치 ‘DSC(Destination Select Controller)’의 알고리즘에 따라 통합제어됨으로써 탑승객들에게 더욱 효과적인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다. 일종의 예약호출 시스템으로 승강장에 비치된 LCD 터치 스크린 패널에서 사용자가 사전에 목적층을 선택하면, DSC는 가장 적합한 승강기를 선정, 지정해줌으로써 빠르고 안전하게 목적층까지 서비스하게 된다. 알고리즘은 카들이 서로 방해하는 것을 사전에 막아준다. 트윈 시스템에 안전개념은 이미 독일 TUV에 의해 입증된 바 있다.
■개발 및 설치성능 = 티센크루프는 성능개발 1단계로 지난 1월 31일 독일 스투트가르트(Stuttgart) 대학에 첫 설치를 마친 때부터 올 8월까지 2단계까지 거친 상태다. 기계적 비상정지 기능과 기계적 안전장치만으로 개발된 첫 단계는 하나의 승강로 공간 내에 상하부 2대의 카(1,350kg, 20인승, 행정거리 100m, 2:1 로핑)가 각각 초속 2.5m(=150m/min)의 동일한 속도를 낼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기계적 비상정지 기능을 전자식 감응 비상정지 기능으로 대체함으로써 동일한 24인승 1,600kg 중량에 행정거리가 200m로 상부 카(1:1 로핑)와 하부 카(2:1 로핑)는 각각 초속 6.0m(=360m/min)와 3.5m(=210m/min)로 달리 구현할 수 있게 됐다.
■ 시스템적 특성 = 2대의 카가 하나의 승강로 내에서 독립적으로 운행할 수 있는 트윈 시스템의 독보적인 특성은 각각의 카가 동일한 방향 또는 서로 반대방향으로의 운행 모두 가능해 사용자의 편리성 증대 및 운행 융통성을 크게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이며, 층간 거리에 의존하지만 한 개 층의 거리까지 서로 접근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 경우 이중 연결층 구조로 된 더블 데크에 비해 운송능력이 월등하게 우수하다.
특히, 기계적 결함이나 유지보수 서비스를 할 경우 전체 시스템의 전원을 차단하지 않아도 된다. 보수 중인 한 대의 카를 제외한 나머지 카만으로도 전층 서비스를 할 수 있다. 하나의 승강로와 같은 레일을 사용하는 만큼 각 카는 별도로 제어되며, 각각 별도의 권상기와 조속기, 카운트웨이트, 버퍼 등을 갖춰야 한다. 이 경우 각 카별 주변장치 혼돈을 없애기 위해 권상기, 조속기, 카운트웨이트 등을 사진과 같이 적색, 청색 등 색깔로 구분하면 된다. 로핑 방법도 속도와 행정거리에 따라 1:1 또는 2:1로 적절히 설계해 설치하면 된다.
■ 설치실적 및 현장 = 티센크루프의 트윈 시스템이 설치돼 운행 중인 대표적 현장이 바로 앞서 언급한 스투트가르트 대학이다. 도시 중심가에 위치한 11층의 이 대학 건물은 이미 1960년대에 8백 명의 학생이 이용하는 것으로 계획, 6대의 엘리베이터를 설치했지만 현재 빌딩이 현대화되어 이용 학생 수가 2천 명으로 부쩍 늘어나 버린 것. 결국 티센크루프는 기존에 쓰던 승강로들 중 하나에 이미 사용 중인 카에 더해 설치한 것이다. 현재 6개 승강로에 총 7대의 엘리베이터가 운행되고 있는 셈이다.
이렇듯 트윈 시스템은 △건축설계상 적어도 4대 엘리베이터의 운행용량을 넘어야 하는데 3개의 승강로만 설치할 수 있을 경우 △건물면적은 작고 층은 높은데 설치해야 하는 설비는 많을 경우(건물 평면적 부족시) △건물 내 엘리베이터의 운행용량을 40%까지 증가시켜야 할 경우 △도심(Down Town) 지역에 건물을 좀 더 경제적으로 활용하고 싶을 경우 등에 고려해볼 수 있는 최상의 솔루션으로 제시되고 있다.
이 시스템의 설치를 권장해볼 수 있는 주 사용처를 살펴본다면 지하 주차장이나 지하철 로비 및 리셉션 등 두 개 이상의 주 접근층이 있을 경우, 또 사옥이나 임대 오피스텔 빌딩과 같이 중간층 간 운행이 잦은 건물을 들 수 있다. 어느 경우나 이상적인 시스템으로 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단 트윈 시스템은 항상 최하층에서 최상층까지 운행이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하나 이상의 기존 방식의 엘리베이터와 혼합해서 운용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이 시스템은 적은 수의 승강로로 더 큰 운송능력을 확보할 수 있으며, 승강로 감소로 인해 건물공간을 경제적으로 활용할 수 있어 향후 티센크루프동양을 통해 국내에 소개되면 적지 않은 반향을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문의 : 티센크루프동양 / 전화. 02-2610-77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