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목 ; 각각의 주차정책이 ‘패키지화’의 구성요소
게재월 ; 2003년 5월

“주차문제의 본질은 차를 가지고 있으면서 주차장을 소유하지 않는데서 시작됩니다. 주차장 소유의 유무에 따라 차등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체제를 구축해야 합니다. 주차장 건설에만 급급해 하지 말고 납부자에 대한 적절한 투자 또한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지난 1976년부터 영등포구청, 중구청 기획예산과 및 총무과 등을 거쳐 96년부터 지금까지 서울특별시(시장 이명박, www.metro.seoul.kr) 교통관리실 주차계획과에 몸담고 있는 이홍범 주임의 말이다. 이 주임이 주안점을 두고 있는 부분은 이제는 단순히 차량을 박차하는 주차장 개념이 아닌 ‘공개념의 주차장(Shared Parking)’으로 나아가야 된다는 것. 올해부터 서울시에서 각 구별로 1개소 정도씩 시범적으로 모든 기존의 주차정책을 투입해 시행할 예정이다.
서울시 주차정책은 지난 95년 민선으로 시장이 당선된 이후 기존에는 일방적으로 시행되던 정책들이 시행 전에 기본추진안으로 주민여론조사를 거쳐 설명회 및 공청회를 가지는 등 시민들의 참여를 적극적으로 유도하면서 형성되기 시작했다. 따라서 95년부터 본격적으로 그 틀이 만들어진 주차정책은 거주자우선주차제 시범지구를 시작으로 ‘내집 주차장 갖기’ 운동, 이면도로 주차구획 설치 및 정비 등을 비롯해 주택가 공동주차장 민자 유치, 주거지 주차장 100% 확보정책으로 이어지고 있다.

민선 시장 이후, 주차정책 ‘본격화’
서울시 주차정책의 가장 큰 특징은 위에서 열거한 정책들이 각각 독립된 객체가 아니라 ‘주차정책의 패키지화’ 속에서 시행되고 있는 하나의 구성요소라는 점이다. 이 주임은 “어느 하나라도 빠지게 되면 주차정책이 흔들리게 될 것”이라면서 “향후 더 좋은 주차정책들을 발굴해 기반을 견고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주차계획과에서 8년째 근무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순간을 묻자, 지난 99년 서울 봉천동 화재 발생시 소방진입로 미확보로 인해 대형화재로 번졌을 때, 당시 고 건 시장의 ‘서울시 이면도로 전체 확보’ 지시를 받아 2000년 6월까지 서울시 전체를 4천개 블록으로 나눠 주차수요 및 공급조사의 일환으로 실시한 ‘서울시 주차진단’을 꼽았다.
그는 “이를 계기로 거주자우선주차제도가 정립될 수 있었으며, 현재 시행 중인 블록별 주차수요·공급조사가 2단계에 들어설 수 있었다”고 말하면서, “2단계 작업은 블록별 성격에 따라 세분화해 공급 확대 차원에서 시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블록별 주차수요 및 공급조사는 특히, 자동차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지방의 경우에도 포함된다”면서, “ 지형적 실정, 주민의식 수준, 지역여건, 자동차 증가대수 등을 감안해 시행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가장 안타까운 부분에 대해서는 망설임 없이 “기계식 주차장에 대한 거부감이 크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 90년 서울시 주차확충시범사업의 일환으로 각 25개구별로 1기당 5억씩 투자해 설치했지만 차가 뒤집어지는 등 말썽이 많아 그 인식이 지금까지 뿌리박혀 있는 것.
이 주임은 “99년도에 자치구 주차검사 담당자들과 함께 기계식 주차장 인식전환을 위해 시행됐던 현장탐방을 올 해에도 실시할 것”이라면서, “안전, 견고, 무사고의 기계식 주차장이 되기 위해서는 관련조합은 회원사 자격을 철저히 해야 할 것이며, 검사기관 또한 엄격한 기준으로 검사를 실시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계식 주차장 검사에 관한 서울시의 입장은 지난 3월 건설교통부가 내놓은 주차장법 개정안에 대해 보완사항으로 제시한 것 중 하나다. 현재 서울시에 설치된 약 4천 여 기의 유압잭 방식의 기계식 주차장치는 사용이 불가능하지만 현행 규정상 인정서 철회가 되지 않기 때문에, 정당한 절차에 따라 인정서를 받은 경우에도 사용상 문제점이 발생되면 사후에 인정을 철회할 수 있는 제도를 도입하자는 것. 이는 앞으로 준공용으로 사용하지 않는 기계식 주차기가 방치돼 있을 경우, 철거해 어느 정도 주차업계를 환기시켜 보겠다는 서울시의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주차장법 개정안, 추가·보완사항 많아
이 주임은 건설교통부가 발표한 주차장법 개정안에 대해 “대부분 서울시에서 건의한 주차장법령 개정요구가 대부분 반영된 것”이라면서, “주택가 주차장 100% 확보 10년 계획의 추진과 관련, 법령보완 및 추가개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보완사항으로는 주차수요 및 공급실태조사는 광역적 차원에서 기본방향 결정·추진계획 수립은 시에서, 기초조사·조사결과 분석은 자치구에서 시행해야 할 것과 부설주차장 설치권고제에 대해 현재 서울시에서 도입해 시행 중에 있으므로 유보기간을 1년 이내로 할 경우 주민과 민원발생 우려가 있기 때문에 6개월 이내로 기간을 단축할 것 등을 제안했다.
추가 개정사항으로는 주차장 설비기준에 관한 규정에서 노외주차장은 관할경찰서장의 협의대상에서 제외하고 노상주차장은 교통류 등을 고려해 기존대로 협의를 거치도록 하는 것과 공영노외주차장에서 부정주차하는 경우 단속규정이 없어 단속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주차관리인이 없는 주차장에서 불법주차가 성행하므로 관련규정을 신설하자는 내용이다.
이와함께 주차상한제 시행으로 그 혜택이 일부 건축주에 귀속되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다수의 시민들을 위해 사용되지 못하고 있는 점을 감안, 수익금의 일부를 회수해 지하철 환승주차장 건설과 주택가 주차난 해소에 투자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할 것 등을 건의했다(문의 ; 서울특별시 교통관리실 주차계획과 이홍범 주임 / 전화. 02-6321-4269 / 웹. www.metro.seoul.kr).▣
대담. 신영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