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목 ; 블록단위 설정으로 주차비용 절감 효과
게재월 ; 2003년 5월

서울시 주차난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면단위로 주차시설을 배정하는 현재의 거주자우선주차제나 교통수요관리정책의 일환으로 시행되고 있는 주차장설치상한제보다 블록별로 주차시설을 공동이용하는 ‘블록별 주차시설 공동이용제’가 더 효율성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사실 주차장 설치상한제는 주차요금정책과 함께 대표적 주차수요관리정책이지만 적용대상 건축물이 적고 일률적인 기준 때문에 지역별로 현실적 여건 반영이 어려웠으며, 거주자우선주차제 또한 형평성과 높지않은 시민들의 의식 등이 문제점으로 지적됐었다.
지난달 15일 서울시정개발연구원(원장 백용호, www.sdi.re.kr, 이하 시정연)의 김순관 연구원은 ‘블록별 주차수요관리방안 연구’ 에서 “블록별 공동이용제를 시행할 경우 기존 주차시설의 이용률을 높여 주차장 신규 공급수요를 감소시키면서 추가 주차장건설 비용 또한 절감할 수 있으며, 불법주차 차량으로 점유된 도로공간을 보행여건 향상 등으로 활용할 수 있어 쾌적한 도시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고 밝혔다.
블록별 주차시설 공동이용제란, 이용권역 내 각각의 용도건물이 현재 주차공간이나 개발예정인 대지를 공유하는 것으로, 궁극적 목적은 지역사회 이해와 시민들간 유대감 및 도시 공간감각을 높여주는 데 있다. 이는 하루 중 시간대별, 주중 요일별, 연중 계절별로 다른 첨두 주차 특성을 보일 때 더욱 효과적이며 별도로 주차장을 건설할 때보다 훨씬 적은 주차면수로 주차수요를 처리할 수 있다. 따라서 도시성장관리 측면에서 매우 효율적인 전략이라 할 수 있으며 주차 후 보행가능권역 규모의 블록단위로 적용될 때 그 효과는 배가된다.
주차공간을 줄여주기 때문에 토지이용 밀도를 높이고 오픈 스페이스, 보도 및 기타 휴식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으며, 대중교통 이용 촉진과 더불어 보행자, 자전거 이용자에게 편의를 제공함으로써 승용차 의존도를 낮추고 사업자들 간의 커뮤니케이션을 활성화시킬 수 있다.

전면 유료화, 불법주차율 감소할 듯
시정연은 블록별 주차시설 공동이용에 대한 연구를 위해 먼저 주차수요관리가 필요한 업무상업지를 대상으로 역삼1동과 명동을 사례지역으로 선정하고, 블록크기를 역삼1동은 200×200m 사이즈의 5개 블록, 명동은 300×360m 사이즈의 3개 블록으로 설정했다.
여기서 블록설정은 구배 등 지형적 여건, 간선도로·입체횡단시설 등 이용행태 단절 여부, 일방통행·차량 진입금지 등으로 운영되는 지구교통 단위구역 유무를 고려했다. 따라서 1단계로 행정동을 기준으로 대분류로 구분한 뒤 간선도로를 기준으로 중분류로 나누며, 2단계로 토지이용상 동질성, 교통체계상 독립성, 지형 및 지세에 의한 연결성을 고려해 3~4개동으로 묶되, 3단계로 각 지역별 특성이 고려된 보행거리 조사와 주차수급 분석을 통해 선정된 크기로 블록을 구분한다.
이를 기준으로 사례지역을 1단계 구분항목으로 적용하면 역삼1동은 테헤란로와 논현로의 간선도로, 특허청길, 역삼로의 보조간선도로로 구분된 지역이며, 명동은 을지로, 남대문로, 퇴계로, 삼일로의 간선도로로 구분된 지역이다. 2단계를 거쳐 3단계를 적용해 블록을 설정하면 역삼1동은 200~250m, 명동은 300~450m의 블록크기가 되며 실제로 이를 적용해 나눈 평균 블록크기가 앞서 언급한대로 각각 200×250m, 300×360m다.
시정연의 김순관 연구원은 “블록별 공동이용제는 블록 크기가 클수록 공동이용 대상시설이 증가하기 때문에 공동이용 효과가 이론적으로 높을 수 있지만, 시행 효과를 최대한으로 나타낼 수 있는 블록 크기는 현실적으로 가능한 주차자의 보행거리를 고려해 선정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사례지역 이외 지역에 적용할 수 있는 표준화된 블록크기는 주거와 비주거기능이 혼합된 지역은 200~250×200~250m, 순수 비주거 지역 중 상업기능이 강한 지역은 420×420m, 업무기능이 강한 지역은 300×300m로 선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분석했다.

건물·주차장간 거리가 짧을수록 ‘유리’
이와같이 선정된 블록크기를 적용해 블록별 주차시설 공동이용제를 평가한 결과, 역삼1동 사례지역의 경우 3백70면이 부족했지만 블록별 주차장 공동 이용시에는 2백43면의 추가 확보효과가 있어 주차장 공급부족이 1백27면으로 감소했고, 명동은 84면이 부족했으나 공동이용으로 17면의 추가 확보효과가 있고 주차장 공급부족은 67면으로 감소되어 각각 4.34%, 0.44%의 공급 추가확보 효과와 65.7%, 20.2%의 불법주차 감소효과가 가능한 것으로 분석됐다. 공동이용제 시행효과를 사례지역별 블록수에 따라 공급부족 면수를 나타낸 것으로 블록수가 적을수록 효과가 있다.
특히 공동이용제는 도심지, 쇼핑센터, 역세권, 주요 가로 등 도심성장관리가 필요한 지역을 중심으로 강제적으로 적용해야 하며, 공동주차시설의 배치를 위해서는 운영시간, 주차수요의 계절별·일별 첨두수요, 접근도로의 위치, 대상시의 목적, 대중교통 서비스, 가용한 주차면수에 관한 공신력있는 자료와 기준이 먼저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가장 효과적인 적용조건은 건축물에서 주차장까지의 보행거리가 짧아야 한다는 것. 주거지인 경우에는 100m, 주거지를 제외한 공동주차장은 주요건물의 입구에서 150m 이내에 위치해야 하며 반드시 안전한 보행공간이 제공돼야 한다. 향후 주차시설 공동이용제가 도입될 경우 주차장까지 보행거리에 관한 구체적인 조건이 우선적으로 연구·검토돼야 할 것이다.

공급총량제로 주차장 공급 이용률 높혀
주차시설 공동이용제와 함께 도입해야 할 제도로 시정연은 블록단위로 주차시설 공급의 총량을 제한하는 ‘블록별 공급총량제한제’ 를 제시했다.
이는 승용차 교통 유발수요를 근본적으로 억제하고 적정수준의 교통소통 여건을 유지하기 위해 블록단위로 주차시설 공급의 총량을 제한하는 정책으로, 새로운 주차공간을 공급하기 전에 도로망이 새로운 교통수요를 처리할 수 있는지를 평가하고, 적정교통 여건을 유지하기 위해 기 설치된 주차장 공급의 이용을 최대화하기 위한 정책수단으로 샌프란시스코, 포틀랜드 등 선진외국 도시에서 적용하고 있는 주차정책이다.
블록별 주차시설 공급총량을 결정하기 위해서는 1단계로 향후 토지이용변화와 주차발생여건 변화를 고려한 주차수요인 통행발생, 토지이용, 차량이용 증가 등을 예측함으로써 이를 수용하기 위한 주차시설 공급총량을 결정한다. 2단계로 블록 주변의 도로소통 여건을 고려해 수용가능한 주차수요를 블록주차 유출입 첨두시와 오후 첨두시의 인접가로 LOS, 여유용량과 초과수요 등을 중심으로 산출한 뒤, 3단계에서 1단계와 2단계의 주차수요 중 낮은 값을 적용해 공급총량 수준을 결정한다. 일반적으로 비주거가 포함된 지역에서는 주간 주차수요가 야간 주차수요보다 크기 때문에 주간에 대한 분석으로 장래 주차수요를 도출하면 된다.
이를 기준으로 역삼1동과 명동의 여건변화를 고려한 장래 주차수요와 도로소통 여건을 고려한 수용가능 주차수요를 예측해 본 결과, 장래 주차수요가 수용가능 주차수요를 초과해 도로소통 여건을 고려한 수요가능 주차수요를 기준으로 블록별 주차시설 공급총량을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으로 분석됐다.
사례지역의 현재 교통소통 상황은 역삼1동 사례지역 인접가로 중 두 개축(논현로축, 역삼로축)과 명동 사례지역 인접가로 중 1개축(퇴계로축)이 기준서비스 수준(E)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나 이들 축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주차유발수요를 수용할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이 두 사례지역에 대해 적정한 주차시설공급 총량기준을 마련해 무분별한 주차공급으로 인해 교통여건 악화를 방지할 필요가 있고, 현실적 여건으로 제한적 주차시설 공급이 필요한 경우 축별 분석에서 여유용량이 남아있는 것으로 분석된 역삼1동의 테헤란로축, 명동의 을지로축, 삼일로축, 남대문로축의 인접블럭에서 주차차량 유출입이 이뤄지는 블록에 한해 주차장 추가공급을 허용해야 될 것으로 분석됐다.

공동이용제 등 해외 선진사례 비교
해외 주차선진국에서도 이와같은 주차시설 공동이용제와 주차대수 총량규제, 블록별 주차수요관리를 시행하고 있다. 해외선진국에서도 마찬가지로 주차관리정책 핵심은 주차수요 유발을 최대한 억제하고 기존 주차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주차시설을 공동이용하는 등의 수요관리 정책을 시행하고 있으며, 세부적 법령이나 기준은 주변 토지이용을 고려해 정립하고 있다.
대부분 중앙정부보다는 지자체 주도 하에 주차정책이 시행되고 있으며, 단순히 제도도입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주차특성이 동질적인 몇 개의 블록이나 문제지역을 중점적으로 관리하는 보다 적극적인 방법을 취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몇몇 도시에서는 대중교통과 연계하거나 혹은 TDM(Transportation Demand Management) 측면에서 주차수요를 관리하는 방안도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점차 확대·시행 중에 있다.

■ 미국 포틀랜드 : 미국 포틀랜드는 대도시권 전역에 걸쳐 여러 가지 형태로 공동주차제를 시행하고 있다. 응답자들은 교회, 사무실 등 중요 용도시설에서 공동주차제를 시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대답했으며 더 많은 공동주차 참여가 주차갈등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답했다. 용도시설들의 다양한 결합을 통해 공동주차제를 시행한 결과, 각 용도시설들의 필요한 주차면수를 충족시키면서 실제적인 주차면수는 획기적으로 줄이는 결과를 가져왔다.
포틀랜드 동북쪽에 위치하고 있는 로이드 구역(Lloyd District)은 중심업무지역으로 대규모 쇼핑센터를 포함하고 있다. 주변 업무시설의 단기 주차수요는 쇼핑센터의 주차시설로 처리가능하며 전체적으로 본 구역의 주차면수는 10년 전보다 적은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순임차가능(Gross leasable) 면적이 9만2천9백3㎡ 만큼 늘어났다.
남동부 포틀랜드 연중 행사인 호손 거리축제가 열리는 지역에서는 대부분 노상주차가 가능하지만 초기에 노면전차 노선을 따라 도시가 형성됐기 때문에 노외주차장을 갖고있는 건물은 거의 없다. 따라서 노상주차가 불가능한 경우 주위 교회와 공동주차 계약을 맺고 교회 주차장을 완전 개방한다. 축제기간 내내 무료 순환버스가 축제 장소와 공동주차장 사이를 운행한다.
위와같은 특색있는 공동주차제 시행 외에 비공식적이거나 소규모의 공동주차 활용일 경우에는 지방정부의 개입 없이 체결되며 최근에는 공동주차를 원활하게 추진키 위해 시 차원에서 규제를 실시하고 있다.

■ 미국 보스톤 : 미국 보스톤에서 주차대수 총량규제의 취지는 통근자들을 위한 주차공급 증가를 줄이기 위해 구역단위의 지침과 기준을 수립하기 위함이다.
보스톤의 주차총량제는 State Implementation Plan(SIP)에 명시돼 있으며 1973년 이후 보스톤 상가지역에서 대기오염을 줄이기 위해 Commonwealth U.S. EPA가 정한 상업주차시설을 대상으로 주차총량제를 실시했다. [표 5]에서처럼 대중교통 접근도에 따라 차등화를 둔 주차설치기준(안)을 마련했으며 지역을 주거지, 상업지, 산업시설, 교육기관 등으로 구분했다.
특기할만한 사항은 공공주차면수는 1975년 수준인 3만5천5백면수로 제한한 반면 건물과 관련된 사람들에게만 개방하는 건물 부설주차장에는 조세감면 혜택을 줬다는 것. 리츠칼튼(Ritz Calton)과 링컨센터(One Lincoln Center project)는 공공 주차시설로 새 건물의 주차수요를 처리하는 좋은 예로서, 건물 이용자들은 별도의 건물 부설주차장이 없으므로 선착순으로 공공주차장을 이용해야 한다. 신축건물의 추가 주차수요는 공공주차시설 사용에 대한 경쟁을 높여 결국 주차요금이 인상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으며, 이는 출퇴근 수단으로써 대중교통에 비해 승용차의 편의성을 감소시킨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다.
BTD(Boston Transportation Department)는 98년 12월 Fenway-Kenmore Neighborhood Transportation Association을 발족했다. NTA는 매달 지역개발과 교통이슈에 관한 포럼을 개최해 ▲주차조사 업데이트 ▲신축건물에 대한 주차율 제안 ▲노상주차 규제 ▲지역사회의 자동차 교통량과 주차를 줄이기 위해 MBTA에 풀타임 통근자 전철과 3량 전철을 위한 Yawkey역(그림 6 참조) 활용을 제안했다.

■ 캐나다 애드먼톤 : 캐나다 애드먼톤에서는 대중교통 접근성과 주차정책을 연계하는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이는 대중교통의 접근성에 따라 주차장 설치기준을 정하게 된다. 예를 들어 기본적으로 92,403㎡ 당 1면의 주차공간을 공급하도록 했는데, 이 때 주차장 위치는 건물 내부 또는 건물 입구에서 37.16㎡ 이내의 공간에 설치할 수 있다. 그러나 건물의 입구가 보도(Pedway)에 접해 있으면 주차장 설치기준은 185.8㎡ 당 1면이 되고, 건축물의 경전철 시스템과 직접 연결되면 232.26㎡ 당 1면으로 보다 강화된다.

공동이용제, 기존 법제도 개선이 ‘우선’
이제까지 블록별 주차수요 관리방안으로 시정연이 제시한 주차시설 공동이용제, 주차시설 공급총량제와 이를 현재 시행해 효과를 보고있는 해외선진국의 사례를 살펴보았다.
서울보다 교통여건이 양호하고 승용차 중심적인 선진외국의 도시들도 주차수요관리를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따라서 외국 도시들에 비해 인구밀도가 높고 교통도 혼잡한 국내 주요 대도시에서는 주차시설 공동이용제나 주차공급 총량제와 같은 주차수요관리 정책이 하루빨리 도입되어야 할 것으로 사료된다. 특히 연구조사에도 나타나듯이 주차공간의 공동이용은 불법 주차 감소 및 기존 주차공간의 효율적인 활용에 기여할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에, 주차 수요·공급의 불균형 문제를 해소하고 궁극적으로 혼잡한 도시교통여건을 개선하기 위한 주차수요관리정책으로 실행되어야 할 것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 선행되어야 할 문제는 기존 관련 법제도를 개선하는 것이다. 먼저 기존 주차시설의 신규설치 및 폐지 관련조항과 설치제한 및 강화시 공급총량제를 고려한 블록별 주차수요 예측을 통해 결정하는 조항과 함께 주차시설별 블록 안의 인근주차장 수와 묶어서 공동이용이 가능한 주차장을 설치할 수 있는 조항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공동이용제를 적용해 블록별 주차수요관리를 할 수 있어야 하고 교통혼잡지역 안의 블록별 주차수요관리지구를 신설하는 것도 방법의 하나라 할 수 있다.
또한 서울시 전역에 이 제도를 실시하기 전에 효과가 있다고 판단되는 지역을 블록별 주차수요관리 시범지구로 선정, 우선적으로 추진해 미비한 점들을 보완하고 블록별 공동이용 가능면수 산출 및 공급총량 기준 산출 등을 위한 공신력있는 자료를 구축, 방법론을 개발해야 한다.
이와함께 주차시설 공동이용제를 활성화하기 위해서 개인 소유의 주차시설을 개방하는 소유주에게 계량적인 인센티브 기준안이 법적 근거와 함께 마련되어야 할 것이며, ITS를 활용해 주차정보를 제공하는 등의 첨단주차정보 제공 시스템 구축과 함께 불법주차 단속을 상시적으로 실시해 강화시켜야 할 것이다(문의 ; 서울시정개발연구원 김순관 연구원 / 전화. 02-2149-1095 / 웹. www.sdi.re.kr).▣
글. 정리. 신영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