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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	기고칼럼
ㆍ년/월/일	2014-11

영유아의 에스컬레이터 사고 분석을 통한 예방대책에 관한 연구
영유아의 에스컬레이터 사고 분석을 통한 예방대책에 관한 연구
Through the Analysis of the Infant Escalator Accident
Study on Prevention Measures

기고 : 조성오·신기정·이은연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

1 . 서론
에스컬레이터는 비교적 짧은 구간인 건물의 층과 층 사이에 설치돼 많은 인원을 연속적으로 수송할 수 있기 때문에 지하철역사, 대형 판매시설, 공항 등 대규모 서비스가 필요한 장소에 주로 설치된다. 엘리베이터에 비해 수송능력이 약 7∼10배 정도 높아 엘리베이터보다 사고 및 사고인원이 많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이다.
2005년부터 2011년까지 승강기 안전사고 723건 중 에스컬레이터와 수평보행기 안전사고는 588건으로 전체 안전사고의 81.3%라는 상당히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또한 설치대수 대비 안전사고 발생률 자료에 따르면, 일반 승객용 0.07%에 비해 에스컬레이터 수평보행기의 안전사고 발생률은 2.2%로 약 31배에 달한다고 보고되고 있다(KESI, 2012).
사고원인이 대부분 이용자 과실로 판정되고 있으나 사고피해자는 심할 경우 장애를 갖고 사회로부터 평등하지 못한 대우를 받음으로써 삶의 질을 저하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특히 영유아, 어린이의 안전사고는 트라우마가 되어 성장과정에서 극심한 정서적 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 영유아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사회적 차원의 제도 개선과 안전장치 마련이 매우 시급하다 하겠다.

1.1 연구 목적
성인의 안전불감증은 객관적 위험은 높아도 그다지 위험하다고 느끼지 않는 경향이 있으며 안전조치를 하지 않은 채 모험적 행동을 방치한다. 그러나 아동의 사고는 그저 영유아의 호기심이나 충동에 의해 발생한 사고라고 단정짓거나 운이 없어서 발생한다던가, 다치면서 성장한다는 등 피할 수 없는 일로 받아들이면서 합리화시키려는 경향이 어른들의 생각 속에 만연해 있다(최경미, 2005).
아동의 바른 승강기 이용을 유도하기 위해 그들의 행동 특성에 따른 구조 개선과 환경, 홍보(교육)방법이 개선돼야 한다. 아동기의 신체적 특성과 인지능력, 사회정서적 발달특성을 문헌조사 연구와 사고통계자료를 토대로 사고의 상황을 단계적으로 분석해 좀 더 구체적인 예방방안을 모색하고자 하는 것이 본 연구의 목적이다.

2 . 본론

2.1 연구 범위 및 방법
본 연구에서 분석한 주요 자료는 2005년부터 2011년 까지 ‘사고판정조사위원회’의 ‘사고판정문’을 통해 총 448건의 에스컬레이터 사고를 13세 미만 아동이 최초사고의 유발자 또는 피해자가 되는 자료이다.
이를 날짜, 시간, 제조사, 주행방향, 사고유형, 원인, 성별, 연령, 지역, 건물명, 부상정도 등을 정리해 구분해 정리했고, 단순사고 및 보고되지 않거나 현장에서 자발적으로 처리한 비공식 사고자료는 포함하지 않았다. 또한 논문, 학술지, 각 기관의 통계자료 등 기존 연구 자료를 바탕으로 영유아의 신체적 발달, 인지발달, 사회정서발달의 기초자료와 에스컬레이터의 구조를 통해 아동의 에스컬레이터 사고실태를 분석했다.

2.2 에스컬레이터, 수평보행기
에스컬레이터는 철골구조의 트러스를 상하 이층에 걸쳐놓은 형태로 설치해 연속적으로 스텝체인에 일정간격을 가지고 스텝(Step)을 설치해 스텝체인을 구동시켜 발판을 순환하게 하는 승객운반 설비이다.

2.3 영유아의 행동특성에 관한 고찰
인간의 발달과정에서 영유아기의 발달은 생물학적 과정, 인지적 과정, 사회정서적 과정으로 이루어진다(정옥분, 2004). 심리학, 의학 분야에서 인간발달의 과정 중 아동기를 영아기, 유아기, 아동기로 구분하고 있다. 본 연구에서 살펴볼 과정은 에스컬레이터의 실제적 사고피해자가 되는 영아기, 유아기, 아동기이다. 영아기는 성격형성이 보호자의 영향을 많이 받으며, 유아기에 접어들면 놀이를 통해 사회적 관계를 형성한다. 6~12세의 아동기는 사려성의 발달로 자기통제능력이 높아지고 논리적 사고와 자신에 대한 개념 등이 형성되는 시기이다.

2.4 사고분석 결과
사고발생장소가 판매시설에 집중된 것은 영유아 행동과 이동이 보호자 동행 또는 어린이집 및 유치원 차량운행 등으로 인해 활동범위가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또 보호자의 소비행동과도 직결된다. 영유아와 동행하는 보호자는 집에서 판매시설까지 이동하는 동선이 대중교통이나 도보, 자가 등 다양한 형태의 이동 동선으로 이루어지고, 이동시간 동안 영유아 안전에 신경쓴다. 그러나 대형마트나 백화점 내 본인 및 영유아 소비에 관심이 쏠리기 때문에 이동하는 동안 보호자의 안전의식은 취약해지고 아이를 방치하는 경향이 심하다. 따라서 유아기 이용자 과실은 유아 과실보다 보호자 과실로 판단하는 것이 정확하다.
넘어짐과 같은 1차 사고 이후 2차 사고에 의해 피해가 발생한 사고 11건은 모두 5세 이하에서 발생했는데, 이는 유연한 유아의 신체적 특성과 연관된다. [그림 1] a)와 같이 콤 사이 간격은 6.62mm이고, b)와 같이 4세 여아의 제 5수지 끝마디의 지름은 6.17mm이다. 피부의 신축성과 골격의 유연함으로 볼 때 손가락은 콤 사이에 충분히 끼일 가능성이 많다.
유아의 손, 손목, 발, 발목의 뼈가 성인에 비해 수가 작고 유연해 디딤판과 스커트 가드 사이에 끼이더라도 끼임을 감지하는 스위치가 작동해 운행을 멈추기 어렵다. 따라서 손발이 깊게 말려 끼인 상태로 콤까지 도달해 골절 또는 신체 일부가 절단되는 심각한 피해를 발생한다. 성인이나 노인의 에스컬레이터 사고에서 피해자가 굴러 떨어지거나 엉덩이 부위로 넘어짐, 또는 옆으로 넘어지며 손을 짚는 등의 사고형태에서 나타나는 요골, 흉추, 쇄골, 복사뼈 골절 등의 피해와는 다르게 영유아 사고는 손발, 발목, 종아리 부위의 피해가 높은 특징이 있다.
유아기 말과 아동기 초기의 경우 노란안전선 밖을 벗어나 스커트 가드와 디딤판, 스커트 가드와 라이저 틈새로 신발이 끼이는 사고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 특히 여름철 사고가 전체 사고의 67.2%를 차지하고 있으며 영유아동의 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크록스’ 브랜드 등의 고무제품의 신발은 편안한 착용감으로 영유아를 비롯한 성인도 선호하는 신발이지만 디딤판과 스커트가드 틈새에 신발이 끼이는 사고는 더 발생할 우려가 많다.
아동기에 스커트 가드와 디딤판 틈새에 끼이는 사고가 많은 또다른 원인은 색상과도 관련이 있다. 6∼11세 남녀 아동이 가장 선호하는 색상은 노랑, 분홍 순이며 특히, 여아의 경우 학년이 높아져도 노란색의 선호는 변하지 않았다(강승균, 1990). 반면 비선호 색상은 고동색과 검은색 순이다. 다시 말해 디딤판의 검은색은 기피하는 색상이고 노란 안전선은 안전을 위한 경고라인이 아동들에게는 만져보고 싶은 관심의 대상으로 여겨지는 것이다.
영유아에게 수평보행기는 관심이나 놀이의 대상이 된다. 이곳에서의 역주행 방향 진입 등의 행동으로 예상치 못한 움직임에 금방 넘어지거나 주저앉고 만다. 디딤판에 손을 짚고 일어나는 시간에 이미 몸이 콤에 도달하기 때문에 콤에 손이 끼이는 사고가 발생하기 쉽다.
보호자가 이러한 유아를 보호하지 않은 원인 또한 뚜렷하다. 우리나라 많은 부모들이 영유아 행동이 부모가 원하지 않은 행동이라면, 충분히 오랜 시간 외면해 눈길주지 않을 때 그 행동이 없어질 것이라고 이론적으로 믿는 경향이 있다(아동간호학, 홍경자 외, 성문사 1993). 부모는 유아기부터 매우 유해한 상황이 아니라면 대부분 아이의 잘못된 행동을 무시함으로써 행동 통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에스컬레이터에서의 장난, 역방향으로의 진입 등 위험행동에도 직접 통제보다 무시함으로써 통제하는 것이다.

2.5 발달 및 행동특성을 고려한 에스컬레이터 안전사고 예방 대책

2.5.1 예방 대책의 한계
사고 예방을 위해 영유아 행동을 통제하기는 어렵다. 보호자는 승강기나 에스컬레이터 위험을 인지하고 있지만 전형적인 안전불감증이 만연해 있다. 무의식적이고 습관적으로 바쁘거나 급하기 때문에 안전수칙을 무시하는 안전의식 부족이 개선되지 않는 한 영유아의 심각한 사고 피해는 반복될 것이다.

2.5.2 유형분석에 따른 사고예방 대책
상황분석을 통해 다음으로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넘어지는 행동(24.4%)이며 역방향으로 진입하는 행동이 19.5% 순으로 높았다. 넘어짐으로 인해 직접적인 상해를 입기도 하지만 손발이 에스컬레이터 디딤판이나 콤 사이에 끼이는 2차 사고를 유발한다. 지난 7월 1일 개정된 검사기준에 따르면, 스커트 가드에 접근을 방지하는 스커트 가드 디플렉터, 일명 안전솔 가드를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개정했다. 또한 수평보행기 디딤판을 스커트 가드 아래로 설치하는 등 구조개선이 권장되고 사고 예방에도 효과적이다.
역방향으로 진입해 넘어지는 행동을 보인 연령의 대부분은 2 ~3세이다. 이 시기는 영유아 인지발달 단계에서 3차 순환반응기로 시행착오적으로 탐색하는 특성을 지니고 새로운 대상이 제시되면 그 대상을 다각도로 탐색해본다. 역방향 진입에 의해 넘어져 손이 콤에 끼이는 사고와 핸드레일 및 승강장 주변에서 발생하는 사고는 움직이는 물체를 선호하고 새로운 감각습득에 의한 호기심 뿐만 아니라 에스컬레이터 내 반복적인 기계의 작동소리는 유아의 관심을 유발하기 때문에 발생한다.
따라서 영유아의 역방향 진입 방지를 위해 대기운전 및 준비운전을 위한 센서 위치를 콤에 가까운 스커트 가드 부분에 추가 설치해 센서가 감지될 때 경보를 울려 영유아의 역방향 진입을 방지하거나 보호자가 인지하고 대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2.6 어린이 승강기 안전교육 및 홍보 개선
안전교육 방법은 집단의 대상에게 강의하는 형태의 교육을 벗어나 학습의 동기나 흥미를 유발하는 웹타입의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해 학습자가 필요할 경우 원하는 학습내용으로 쉽게 이동할 수 있게 해야 한다. 또 체계적인 학습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최종단계 퀴즈를 게임방식으로 진행하는 등 부담없고 다양한 접근 방법을 통해 주입식 교육이 아닌 흥미를 유발하고 피교육자가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교육이 필요하다.
집체교육에 있어서도 일방적 주입이 아닌 상호간 역할 분담을 통한 간접체험의 교육방법도 효과적이다. 예를 들면 대형마트의 에스컬레이터 앞에서 근무하는 안전요원이 되어 장난하는 친구를 바로잡아주는 역할을 바꿔 위험을 인지하고 행동을 수정하는 간접체험을 통한 교육이 적절하다. 그 밖에 영유아가 선호하는 캐릭터를 개발해 홍보하는 방법도 효과적이다. 이러한 교육과 홍보방법을 통해 영유아와 보호자의 안전지각 뿐 아니라 안전지식, 안전태도, 나아가 안전기술까지 익혀 스스로 안전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3. 결론
에스컬레이터, 수평보행기에서 발생한 영유아 사고를 유형별, 원인별 등으로 분류해 살펴보고 그에 따른 예방대책에 대해 연구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영유아 사고에서 탑승 중, 탑승 전후, 에스컬레이터 주변 등 다양한 조건에서 발생했으나 사고유형으로는 끼임에 의한 원인이 가장 많았고 끼임사고의 57.1%는 2∼5세 유아에게서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끼임사고는 디딤판과 디딤판, 디딤판과 스커트 가드, 디딤판과 콤, 핸드레일 등 작은 틈 사이로 끼이는 형태로 발생했다. 유아의 뼈는 성인에 비해 개수와 크기가 작고 유연해 손, 발, 종아리 등 신체 일부가 끼인 채로 운행이 유지돼 피해가 더 큰 편이다.
사고유형을 분석한 결과 신체가 황색 안전선을 이탈해 디딤판과 스커트 가드 사이에 끼이는 사고가 40.3%로 가장 많았는데, 3세 미만의 영유아가 안전수칙대로 핸드레일을 잡으려면 몸이 에스컬레이터의 난간 방향으로 더 쏠리게 되고, 불편한 자세의 다리는 황색 안전선을 이탈해 스커트 가드에 접촉되기 쉽게 되므로 종아리의 끼임 사고가 많이 발생한다. 또한 고무제품의 신발이 끼이는 사고가 14건 발생했는데 여름철에 집중되던 끼임 사고가 계절의 변화와 무관하게 되는 것은 여름 뿐만 아니라 폭넓은 형태로 고무제품의 신발이 판매되고 소비자가 선호하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사고와 연결되는 사고 이전행동을 살펴본 결과, 황색 안전선을 벗어나 끼이는 사고, 넘어짐 행동, 역방향 진입 순의 빈도였는데 황색 안전선을 벗어나는 원인은 핸드레일을 잡기 위해 불편한 자세를 취하는 것과 아동이 가장 선호하는 색상이 노란 색상으로 선택된 것 등과 연관이 있다. 역방향 진입은 2∼3세 사이 유아가 많이 보인 행동으로 보아 유아의 행동특성 중 걷기 시작할 시기의 실험적 사고와 자신의 운동기능을 과대평가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영유아의 행동 특성을 고려하고 보호자의 관심을 유도할 수 있는 에스컬레이터의 구조개선, 시설주변의 환경개선, 영유아의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교육방법의 개선이 필요하다. 본 연구는 영유아의 에스컬레이터 사고원인을 해결할 수 있는 자료로 이용하고, 에스컬레이터 주변환경을 개선해 안전성 확보와 교육방법 개선 등 에스컬레이터 사고예방의 자료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