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목 ; 명함, 광고물 등에 설치업종 표시해도 처벌
게재월 ; 2003년 4월호

지난달 12일 건설교통부 최종찬 장관은 서울 아미가호텔에서 열린 건설단체장 초청 조찬간담회에서 “정직하게 일한 업체가 제대로 대우받는 정의사회 구현을 위해 최소한의 등록기준조차 지키지 않는 무자격 건설업체를 시장에서 조기 퇴출시키는 정화활동에 본격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건설교통부(www.moct.go.kr, 이하 건교부)는 이미 지난 2월 26일 시공능력이 없는 부실업체들의 난립을 방지하고 건설업체의 기술력과 건전성을 강화하기 위하여 기술인력 및 자본금 보유기준을 강화하는 한편, 일용 건설근로자의 복지향상 및 유능한 기능인력확보를 위하여 건설근로자 퇴직공제제도에 가입해야 하는 대상공사를 대폭 확대하는 것을 주요내용으로 하는 건설산업기본법(이하 건산법) 시행령 및 동법 시행규칙개정(안)을 입법예고한 바 있고, 최 장관의 발언 이후 건설업계와 전문가, 관계공무원 등으로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해 시장정상화를 위한 방안 마련에 나설 계획이다.
최 장관의 일련의 발언과 건설산업법 개정 등의 법 조항 마련으로 앞으로 일반 건설업은 물론 승강기설치공사업과 같은 전문건설업종에서도 설치공사업 등록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시공업을 영위하거나 영업정지 기간 중임에도 영업을 하는 등의 불법 및 부적격 시공업체들에 대한 조기퇴출이 가시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건설업계 역시 체계적인 건설업체 관리시스템을 구축, 등록당시의 기술인력과 자본금 요건을 지키지 않는 무자격·부적격 건설업체에 대한 사후관리를 철저히 하고 무자격·부적격업체의 부정시공, 건설업 등록증 대여 등 불법·탈법 행위에 대한 제재를 대폭 강화해줄 것을 요청하고 있는 만큼 전문건설업 중 하나인 승강기설치공사업 역시 올해부터 강도높은 대응책을 세워놓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관심이 집중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그간 승강기업계에서도 설치공사업 등록을 하지 않은 무자격 시공업체들이 공공연히 설치공사를 행하는 경우가 많았으며,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을 비롯한 승강기 검사기관조차도 이러한 사실을 뻔히 알면서도 무자격자가 시공한 승강기를 완성검사까지 버젓이 시행해왔던 것이 관행이었다”고 전하고, “이러한 관행을 알게 모르게 묵인함으로써 오히려 업체난립과 부실업체를 양산시킨 원인이 됐다”고 지적했다.

관련법 强化, 형사처벌 등 제재 强攻
사실 지금까지 설치공사업 등록을 하지 않은 채 시공을 해온 업체들 중에는 건산법 법조문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자신이 불법영업을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경우가 많았다. 건산법 시행령 제8조에 따르면 “공사예정금액이 1천만원 미만이 경미한 건설공사를 업으로 하는 자는 등록대상에서 제외된다”는 조항 때문이다.
하지만 승강기설치공사를 비롯한 6개 공사업의 경우에는 이에 해당되지 않는다. 따라서 1천만원 미만의 공사를 건설업자가 아니어도 시공이 가능하지만 승강기의 경우 건설업등록을 필한 자만이 시공을 할 수 있게끔 되어있다. 이를 어길 경우 건산법 제96조제1호에 의거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건설업 등록증 또는 등록수첩을 대여하는 행위 역시 마찬가지의 처벌을 받게 된다.

암묵적 관행이 부실업체 양산시킨 꼴
특히, 작년 11월 8일 한나라당 안상수 의원의 발의에 따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건산법 개정 법률안 중 표시제한 조항이 신설, 지난달 1일부터 시행되고 있다. 현재 시행되고 있는 신설조항 건산법 제11조에 따라 승강기설치공사를 포함해 총 7개 공사업의 경우 업종 건설업의 등록을 하지 않은 사업자가 간판, 사업장, 광고물, 차량, 명함 등에 해당업종의 건설업자임을 허위로 표시하거나 해당업종 건설업자로 오인될 소지가 있는 표시를 할 경우에도 광고물 등의 강제철거 및 비롯해 1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으로 매길 수 있다.
문제는 이러한 법조항이 있었음에도 위법시 처벌보다는 계도차원의 느슨한 대응이 관행화되다 보니 보수업 등록만으로도 너나 할 것 없이 설치공사에 뛰어들게 돼 업체난립을 부추김은 물론 부실시공으로 결국 일반 공중의 안전까지 심각한 위해를 초래하는 실정에 봉착한 것이다. 그러나 앞으로는 이러한 관행에 대해 검찰에 직접 고발 등 강력한 행정처벌과 제재가 가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해 대한전문건설협회 승강기설치공사업협의회(회장 박종호, www.kepwcc.or.kr, 이하 협의회)도 “그간 영업정지 기간 중에 영업행위를 하거나 등록증을 빌려주는 식의 관행에 대해 ‘계도’ 차원의 저자세 대응만 해왔지만 올해부터는 업계 정화와 회원사의 권익보호를 위해서라도 이제는 검찰에 직접 고발하는 등 조치를 취할 방침”이라고 강한 의지를 표명하고 나섰다.
협의회측 관계자는 “승강기 검사기관도 예외가 될 수 없다”고 말한다. 정부로부터 검사업무를 위탁받은 검사기관이 법망이 허술한 ‘승강기제조및관리에관한법(이하 승관법)’에만 근거해 완성검사 시 무자격자에 의한 시공인지 여부는 “나 몰라라” 혹은 “알 바 아니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완성검사를 해주게 된다면 ‘국민들의 안전한 승강기 이용’을 대명제로 표방하고 있는 입장에서 “모순된 논리가 아니냐”는 것이다. 향후 협의회는 완성검사 현장에서 해당 사례를 발굴해 국회, 산자부 등 정부 소관부처에 강력하게 문제제기를 할 방침이며, 이를 통해 승관법 정비를 유도해 나갈 계획이다. 이러한 내용을 올해 3월 중 정기총회에서 공시하고 연중사업으로 지속적으로 펼쳐나가겠다고 협의회는 밝혔다.
협의회는 현재 영업정지 기간중 영업행위 및 무등록 시공업자에 대한 고발을 1백80여 회원사 등을 통해 강력히 요청하고 있다. 4월 중 부실업체 실태조사를 펼침과 동시에 회원사들이 민간 및 정부공사 입찰시 입찰자나 낙찰자의 자격사항을 검토하고 무자격자 시공현장 적발시 우편이나 팩스, 전화, 방문, 인터넷 사이트 등 다양한 방법으로 협의회로 신고함으로써 불법·탈법 업체를 조기에 퇴출시킨다는 계획이다(문의 : 승강기설치공사업협의회 / 전화. 02-3284-1121 / 웹. www.kepwcc.or.kr).
▣글 : 박대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