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효수명, 운행요건 따라 차등 적용
5년 사용 무조건적 교체 지양, 적정 교체시기 연구 시급

■기고·한국산업안전공단 안전기술지원국 손두익 국장

국내 승강기 설치대수는 지난 2000년 말 기준으로 약 18만5천대며 이 중 승객용이 전체의 85%를 차지하고 있으며, 매년 약 1만5천대씩 증가하고 있다.
엘리베이터는 대부분 사망으로 연결되는 중대사고가 많아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이용자의 불안을 증폭시키기도 한다. 특히 와이어로프는 엘리베이터의 안전운행을 위해 중요한 구성요소 중 하나이므로, 파단사고를 막기 위해 대다수의 관리주체에서는 손상 정도에 관계없이 일정기간마다 무조건 교체함으로써 자원 낭비와, 경제적·환경적 손실을 가져오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국산업안전공단에서는 와이어로프의 유효수명과 조기교체에 따른 경제성을 평가해 교체시기를 분석했다. 연구대상 엘리베이터의 규격범위는 [표 1]과 같다.

와이어로프 제조신장 및 손상 요인

■ 로프 지름 : 국내에서는 로프 지름을 12mm 이상 사용하도록 정하고 있다. 호칭지름 10mm 이상인 경우에는 최소 파단하중의 약 10%에 상당하는 장력이 작용할 때 로프의 실제 지름은 호칭지름의 -0%~3%이다. 품질검사를 위해 측정할 때는 실제 장력이 작용하지 않을 때 호칭지름의 +2%~+5% 안에 있도록 하고 있다.

■ 로프 제조신장 : 새 로프에 최초로 하중을 가하게 되면, 조합된 와이어가 호칭치수 감소에 상응하는 신장(stretch)이 발생해 아래로 처지게 된다. 이 지름감소가 와이어의 길이 초과를 야기시키며, 이들이 헬리컬 꼬임의 길이를 길어지게 함으로서 조화를 이루게 된다. 어떠한 로프의 부분적 신장도 계산에 의해 정밀하게 결정할 수 없고 탄성 특성도 없다. 제조상 신장은 부분적으로 발생하며 영구적 신장이 된다.

■ 로프 손상요인 : ① 단면적 감소(마멸) : 단면적 감소는 표면이 바닥에 접촉하거나 로프간 마찰, 시브 등 구동부분과의 접촉에 의해서 발생한다. 내부마모는 과도한 장력, 윤활불량 소선 표면의 흠결 등에 의해 발생되고 내·외부에서의 부식에 의한 단면적 감소는 환경불량이나 윤활불량에 의해 발생되고 있다. 로프와 도르래 사이에 각도나 마찰에 의한 요인, 가공상의 문제, 도르래 재질의 균질성, 설치상의 문제 등 복합적 요인에 의해 와이어로프의 마멸이 발생되고, 스트랜드나 가닥선끼리의 마찰에 의해서도 발생된다.

② 단선 : 축방향의 인장하중만이 아니라 도르래를 통과할 때 굽힘, 펴짐 또는 역굽힘에 의해 인장과 압축이 반복적으로 작용해 피로파단을 일으킨다. 도르래 지름과 로프 지름의 비율이 낮은 경우에 매우 빠르게 파괴가 진행돼 파단된다. 이는 [사진 2]를 보면 알 수 있다. 로프 단선은 피로, 노후, 기계적 손상 등에 의해 발생되는 동시에 꼬임이나 다른 여러 가지 손상요인에 의해 일어날 수 있다.
③ 로프와 도르래 사이의 압력 : 로프 사용 중에 부가적인 굽힘 응력이 발생하는데, 도르래 상에서 그들이 시브 홈과 접촉하는 곳에서 원주 압력을 받는다. 이 압력은 와이어 내에서의 응력으로 나눠지고 로프 구조를 찌그러지게 하며, 시브 홈의 마멸률을 증가시킨다.
④ 로프와 도르래(sheave)의 경도 : 와이어로프의 경도는 로프 등급에 따라 HB 400 - 500 범위로 API 9A 등에서 정하고 있으며, 로프 제조회사에서도 이 범위를 지키고 있다. 권장하는 도르래의 경도는 HB 250 - 300 범위 이내로 로프 마모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파단사고에서 보호하고 있다.

속도 및 운행횟수로 알아본 유효수명 평가

■속 도별 수명 : 유효 수명은 엘리베이터 정격속도별 와이어로프의 운행횟수를 추정해 수명시험 결과 및 실제 운행 횟수와 비교함으로서 알아볼 수 있다.
1회 왕복에 소요되는 시간을 산정함에 있어서 고층용은 대부분 직행으로 운행하기 때문에 최종 목적층에 정차하므로 최저층에서 최고층까지의 운행 소요 시간을 그대로 적용하고, 사무용 빌딩, 아파트 등 저층용과 중층용은 출발층은 일정하고 도착층은 분산되기 때문에 운행 층수가 줄고 횟수가 늘어나므로 이를 감안한 정격 속도별, 건물 층별 1일 12시간 가동을 기준으로 최대 운행 횟수와 1회 운행 소요 시간을 계산하면 [표 2]와 같다.

■ 운행 층고 및 사용기간별 운행 횟수 : 운행 횟수는 정격 속도에 비례해 증가하고 운행 층고에 반비례한다. 속도가 2배로 늘어나면 운행시간이 그 절반으로 단축되며, 동일 정격 속도의 경우 층고가 2배로 늘어나면 운행시간도 함께 늘어나기 때문에 운행 횟수가 반으로 줄어들게 된다. 엘리베이터의 운행횟수 1백만회를 기준으로 정격 속도별, 사용 기간을 그래프로 나타내면 [표 3]과 같다.

로프 교체건수, 전체의 75%가 3~5년

■ 사용 기간별 로프 교체건수 : 총 유효표본 3백28개에 대한 사용 기간별 로프 교체건수를 분석한 결과는 [표 4]와 같으며, 4년마다 교체하는 곳이 98회로서 전체의 30%, 5년마다 교체하는 곳이 84회로 전체의 약 26%를 차지하고 있으며, 전체의 75% 이상이 3~5년마다 교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7년 이상 사용한 후 교체하는 경우도 5% 이상을 점하고 있다.

■ 엘리베이터 속도별 분석 : 정격 속도와 로프 유효 수명은 반비례하는 것이 이론 수명 추정에서 증명됐다([표 3] 참조). 그러나 속도별 로프 교체기간 분석 결과는 [그림 3]에서와 같이 일정한 경향을 보이지 않았다.

■ 운행 층고별 분석 : 운행 층고에 따른 로프 수명도 속도와 마찬가지로 층고가 증가하면 유효 수명이 길어지는 경향이 나타나는 것이 이론적으로 타당하지만 아무런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분석됐다. 운행 층고별 분석 결과 동일속도인 경우에는 운행 층고 증가에 따라 로프 수명이 늘어나는 것이 원칙이나 뚜렷한 변화를 찾기 어려웠고 이를 다시 각 층별, 운행 속도별로 구분해 분석한 결과에서도 일정한 경향을 찾을 수 없었다.

로프의 이론·실제 사용기간 10년 차, 소비자 비용부담만 높아져

■ 유효 수명 : 모든 엘리베이터의 와이어로프 교체가 운행 속도, 운행 층고, 운행 시간 등 상이한 운전 조건에 따른 과학적 교체 기준이나 유효 수명의 정확한 판단이 없이 일정한 기간이 경과하면 무조건 교체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그러나 와이어로프 유효 수명은 가동 효율, 속도, 층고 등 운행 조건에 따라 반드시 차등 적용되어야 할 것이다. 즉 속도 90m/min을 기준으로 했을 때 운행 층고 10층 빌딩에서 10년을 사용한 후 교체한다면 5층 건물은 5년마다, 20층 건물은 20년마다 교체하는 것이 정상이며, 60층 빌딩에 설치된 속도 420m/min 직행 엘리베이터의로프교체 주기가 5년이라면, 완행으로 전 층을 운행하는 속도 105m/min 엘리베이터는 20년동안 사용할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 경제성 : 가장 많이 보급된 운행속도 90m/min, 건물 층고 20층인 경우 이론 수명은 14년이나 실제 사용기간은 4.6년으로 실 수명의 1/3밖에 사용하지 않음으로서 로프교체로 인한 소비자의 비용 부담이 늘어나게 된다. 엘리베이터 1대 당 로프 교체 비용을 평균 4백만원(20층 기준)으로 계산하면 6천억 원(연간 1천2백억 원)에 해당하는 추가 부담이 발생된다. 또한 폐기된 로프의 용해 과정에서의 연료 소모와 환경 오염 부담 비용등을 감안하면 보다 과학적으로 적정 교체시기를 예측, 판단하는 연구가 필요하다.

20층건물, 운행속도 90m/min, 1일 12시간 운행할 경우, 유효수명 14년
엘리베이터 와이어로프는 운행 조건의 고려없이 평균 약 5년 사용 후 교체되고 있는 현실이다. 또 가동 효율에 따른 유효 수명의 차이인 운전 부하는 거의 없었으며, 운행 층고와 운행 속도에 따른 교체 주기의 차등 관리도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제까지 설치된 엘리베이터 와이어로프 중 가장 오래 사용한 것은 속도 420m/min, 운행 층고 60층에서 8년(96개월)으로 조사됐으며 이를 기준으로 환산한 유효 운행 횟수는 약 60만 회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보편적인 20층 건물, 운행속도 90m/min, 일일 12시간 운행의 경우를 기준으로 했을 때 와이어로프의 유효 수명은 14년으로, 여기에 효과적인 정비만 꾸준히 한다면 현재보다 약 3배나 더 사용할 수 있다. 엘리베이터는 운행 층고, 운행 속도 등 그 사용조건에 따라 유효 수명을 등급별로 분류해 관리하고 이를 감안한 로프 교체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한국산업안전공단 안전기술지원국 / 전화. 032-510-05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