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개발연구원 성낙문·오주택 책임연구원

1. 연구 개요
1.1 연구 배경 및 목적
경찰철 통계에 따르면 2003년 기준 교통사고건수는 약 24만7백건이 발생, 2002년에 비해 4.2% 증가했고 사망자수는 0.5% 감소, 부상자수는 37만6천명으로 8.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현상은 도로의 신규건설, 카파라치 제도 폐지 등 여러가지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판단되지만 기존 교통안전정책의 한계로도 볼 수 있다.
교통안전지표가 어느 시점에서 개선되지 않는 것은 우리뿐만 아니라 교통안전 선진국에서도 과거에 일반적으로 나타난 현상이었다. 캐나다의 경우 1990년대 들어 수년동안 교통안전지표가 더 이상의 개선 기미를 보이지 않자, ‘도로안전계획 2001’을 수립, 도로안전계획의 기본틀을 새롭게 형성하는 작업을 시도했다.
국내는 지난 20년동안 5차례에 걸쳐 교통안전기본계획을 수립, 집행해 왔으며 그 과정에서 선전국의 여러가지 교통안전정책을 적용해 왔으나 적용된 정책에 대해 종합적인 평가를 수행하지 못해 검증도 없었다. 중장기 기본계획을 벤치마킹할 때 정책 분석평가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기본계획의 수립 및 집행과 관련한 제반 여건 분석이다.
예를 들면 모니터링, 기관간의 역할, 재원과의 연계성 등이 여기에 해당되는 항목이다. 모니터링은 교통안전목표와 안전정책의 시행에서 발생한 결과치의 비교 분석, 안전정책에 대한 총괄적인 점검 과정으로서 대부분의 교통안전 선진국에서는 모니터링을 매우 중요한 과정으로 취급한다.
교통안전부문의 중장기 계획에는 중앙정부, 지방정부, 경찰청 등 많은 기관들이 참여하며 기관간 적합한 역할관계 설정은 기본계획의 효과적인 시행을 위해서 필수불가결한 사항이다.
이외에 심도있게 분석되어야 할 것은 시행계획이다. 일반적으로 중장기 계획에서는 시행계획을 별도로 수립해 구현하기 때문에 연차별 계획은 구체적이며 계획기간이 짧은 편이다. 본 연구에서는 중장기 계획과 더불어 시행계획에도 일정부분 할애했다.
지금까지 5차례에 걸친 교통안전계획의 수립 및 집행으로 각종 안전지표가 향상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최근에 와서 각종 지표가 정체현상을 보이는 것을 볼 때 2005년에 수립될 ‘제6차 교통안전 기본계획’ 등 교통안전계획은 기존계획보다는 좀 더 체계적이며 과학적인 접근이 필요할 것이다.
본 연구는 교통안전 선진국의 중장기 도로안전계획을 상세히 분석해 시사하는 바를 찾아내 ▲제5차 교통안전 기본계획의 세부 집행계획 수립 ▲제6차 교통안전 기본계획의 수립을 위한 지침서 작성 ▲제6차 교통안전 기본계획 수립 작성 등의 국내 안전계획 수립을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코자 한다.

1.2 연구 범위
본 연구는 안전과 관련한 현장조사는 데이터 분석을 통해 정책방안을 제시하기보다 외국의 도로교통 안전계획을 분석하고 시사점을 제시함으로써 국내 중장기 도로교통 안전정책의 수립 및 집행에 활용하는데 목적이 있다.
본 연구의 범위를 정리하면, 첫째, 국내는 교통안전 기본계획의 수립시 교통안전분야를 크게 도로안전, 철도안전, 항공안전, 해운안전으로 구분한다. 본 연구에서는 위에서 분류한 교통안전 분야 중 교통사고의 95% 이상을 차지하고, 가장 심각한 분야인 도로안전에 초점을 맞춰 연구를 수행했다.
둘째, 교통안전 선진국은 OECD 국가 중 도로교통 안전지표가 높은 미국, 영국, 일본,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 6개국과 세계 각국이 도로교통안전에 대해 간접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세계보건기구(WHO)를 대상으로 했다.
셋째, 위에서 제시한 국가의 모든 도로교통 안전계획을 분석하는 것은 연구의 기간상 가능하지 않으므로 중장기 계획을 중심으로 분석했다. 과거에 수행된 연구에서는 연구목적상 주로 단기적 계획이나 안전대책에 초점을 맞췄으나 본 연구에서는 계획에 내재되어 있는 철학과 계획의 기본틀과 추진전략 등과 같은 사안들을 포괄적으로 분석해 시사점을 도출하는데 역점을 뒀다.

2. 선진국의 도로교통 안전계획
2.1 미국
2.1.1 개요
미국의 도로교통 안전정책은 1990년에 수립된 ‘Strategic Highway Safety Plan’에 바탕을 두고 구현된다.
이는 지난해까지 연간 5000~7000명의 사망자(10~15%)를 감소시킬 수 있는 안전정책의 기본틀을 설정하기 위해 수립됐으며, 계획에 의한 안전 프로그램은 연방정부와 지방정부의 공동책임 아래 수행된다.
이 계획의 수립에는 USDOT(US Department Of Transportation)의 지원 아래, AASHTO(American Association of State Highway and Tradsportation Officials)가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했으며 주정부, 시정부, 보험회사, NTSB(National Transportation Safety Board), IIHS(Insurance Institute for Highway Safety) 등 22개의 민간부문과 공공부문이 참여했다.

2.1.2 ‘Strategic Highway Safety Plan’의 전략
(1) 중점분야의 설정
이 계획에서는 중점분야에 초점을 맞춰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안전전략은 이미 효과가 검증된 전략과 효과에 대한 검증이 이루어지지 않아 모델개발 및 시범사업을 통해 효과에 대한 검증이 필요한 전략으로 구분한다. 이미 효과가 검증된 전략은 언제든지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Shoulder Rumble Strip 프로그램, 음주단속 프로그램, 지구안전계획 및 안전진단 등이 그 사례다.
효과에 대한 검증이 이루어지지 않은 전략에 대해서는 모델개발 및 시범사업을 통해 효과에 대한 검증이 필요한 전략으로서 국가 전체에 적용되기 전에 연방정부 차원에서 안내서와 지침서를 작성해야 하며 투자우선순위 및 시행상 문제점, 교육 훈련과정 등도 제시되어야 한다. 이와같은 전략은 젊은 운전자 대책이나 차량 안전성 향상, 노인 운전자 및 난폭 운전자 대책, 이탈방지 사고 대책 등이다.
새로운 중점야에 대해서는 모델개발과 시범사업을 통해 효과를 검증하며 검증된 전략은 적용범위를 국가 차원으로 확대한다. 효과가 미미하거나 없는 경우에는 전략을 수정하거나 폐기한다. 기존의 중점분야에 대해서도 성과측정을 수행해 기존의 전략들이 유지, 수정 혹은 종료되어져야 하는지를 결정해야 한다.
이외에 비용효과는 전략의 성공에 필수적인 요소이므로 시범시행단계에서 명확하게 분석되어야 한다.
다만 ITS는 도로안전 향상에 많은 기여를 할 수 있는 새로운 수단이지만 차량과 관련된 ITS 기술 등 대부분의 효과는 목표연도 이후에 발생할 것이므로 교통사고 사망자의 감소목표에서 제외됐다.

(2) 안전전략의 분류
이 계획에 기술된 도로안전전략은 운전자, 특정 이용자, 차량, 도로, 응급체계, 관리 등 6개 분야에 걸쳐 22개의 전략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는 ▲운전자(Drivers) : 젊은 운전자를 위한 단계별 운전면허제(GLS) 등 8개 전략 ▲특정 운전자(Special users) : 보행자 안전증진 등 2개 전략 ▲차량(Vehicles) : 이륜 자동차 안전증진 등 3개 전략 ▲도로(Highways) : 자동차 철도사고 예방 등 6개 전략 ▲응급체계(Emergency Medical Service) : 응급구조체계 개선 ▲관리(Manage-ment) : 정보 및 의사결정 시스템 강화 등 2개 전략 등이다.

(3) 추진내역
1) 전략구현을 위한 지침서 작성
‘Strategic Highway Safety Plan’의 효과적 시행을 위해 3~4백만 달러를 투입, 미교통학회(TRB) 등 전문기관을 활용해 시행지침서인 ‘guidance for Implementation of the AASHTO Strategic Highway Safety Plan’를 작성해왔다.
시행지침서는 3단계로 나눠 작성되고 있으며 현재까지 1단계(비신호 교차로 대책 등 5개 대책에 대한 지침서 작성)가 완료됐고 2단계(신호 교차로 대책 등 7개 대책에 대한 지침서 작성)는 최종 완료상태에 있으며 3단계(방심 및 운전자 피로 대책 등 5개 지침서 작성)는 현재 진행중이다.
지침서에는 설계기준 및 대책, 관련기관 간 협조방법과 재원확보방안, 법적 조치, 발생 가능한 문제점 등이 광범위하게 기술되어 있다.
17가지 지침서 중에서 1단계 사업인 ‘비신호 교차로(Unsignalized Intersection) 대책’ 지침서에는 비신호 교차로 주변의 진출입 관리 개선, 교차로 구조 개선, 비신호 교차로 주변의 가시거리 증대, 비신호 교차로에서의 차간 간격 조정, 교차로에 진입하는 운전자의 인식력 제고, 최적의 교통제어 시스템 도입, 교차로에서의 속도 감소 등이 명시돼 있다.
지침서에서 제시된 많은 대책은 효과가 검증된 전략(Proven)과 적용하고 있지만 효과가 아직 검증되지 않은 전략(tried), 사용된 적이 드물지만 적용해 볼 가치가 있는 전략(Experimental)으로 구분하고 있다.
비신호 교차로 대책과 관련, 47가지 시행전략이 제시됐는데 각 시행전략에 대해 사업지점 인식, 적용상 문제점, 예상비용 등 여러가지 사항들이 구체적으로 논의된 바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목표지점과 예상효과 ▲성공의 선결조건 및 전략시행상 문제점 ▲사업지점 개수 및 시행조직간 협력관계 ▲시행기술자에 대한 훈련 및 교육, 법적 조치, 다른 전략과의 관계 설정 등이다.

2) 시범사업 실시
미국의 교통안전 정책의 특징은 어떤 지역을 선정, 시범사업을 실시해 효과를 측정한 후 정책의 일반화를 도모하고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젊은 운전자에 대한 단계별 운전면허제의 경우, 많은 주에서 시범적으로 운영되고 있는데 몇 개의 사례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알래스카 주 : 신규 면허자는 1년동안 조건부 면허를 발급하고 1년동안 6점 이상의 법규 위반 벌점을 받으면 국가가 인정한 기관에서 방어운전 교육과정을 이수토록 규정하고 있으며 교육을 받지 않는 경우에는 운전면허가 정지된다.
루지애나 주 : 16세에 예비면허가 발부되지만 16세까지는 부모나 21세 이상의 성인을 동반해야 저녁 11시~아침 5시 시간대에 운전이 가능하며 예비면허가 발부된 후 1년동안 교통법규 위반이 없어야 운전면허가 유지된다.
이외에도 많은 시범사업들이 연방정부의 지원 아래, 주정부의 교통부, 여러 교통관련기관을 통해 이루어지며 시범사업의 결과 중 모범사례를 발굴해 국가 전체에 전파된다. 시범사업에 필요한 재원은 TEA-21의 교통안전재원, 주정부 교통안전재원을 활용해 수행된다.

3) 전략별 우선순위 결정
미연방 교통부는 ‘Strategic Highway Safety Plan’의 효과적인 수행을 위해 22개 전략에 대한 우선순위를 설정했다. 우선순위는 비용측면을 고려하지 않고 교통사고 자료 중에 나타난 운전자 정보, 도로환경 정보, 자동차 정보, 사고형태 등을 고려해 설정됐다.

2.1.3 관련기관별 역할
‘Strategic Highway Safety Plan’의 수립 및 집행에 있어서 연방정부 및 지방정부의 역할은 연방정부는 도로교통안전정책의 기본방향 및 추진전략 개발, 새로운 프로그램의 개발, 시범사례 발굴 등 기본적인 틀과 관련된 부분을 담당하고 지방정부는 도로교통 안전기본계획을 토대로 지방정부의 특성에 맞는 세부전략의 개발 및 추진실행계획의 수립 및 집행을 담당한다.

2.1.4 재원과의 연계성
미국의 교통안전정책을 수립 및 집행하기 위한 전략개발, 시범사업, 계획의 집행에 필요한 사항은 연방법(Federal Law)으로 규정돼 있다. 교통안전정책의 수립 및 집행과 관련한 연방법은 TEA-21(Transportation Equity Act for 21 Century)과 NEXTEA(National Economic Crossroads Transportation Efficiency Act of 1997)를 들 수 있다.
이 두 개의 법은 교통체계 전반의 효율성을 증대하기 위해 제정된 법으로서 교통체계를 책임지는 기관의 의무사항, 위반자 처벌, 사고자료의 신뢰성 향상, 재원 배분 등 다양한 분야를 포괄적으로 기술하고 있지만 가장 명확하게 기술하고 있는 것은 각종 도로교통 안전사업을 수행하기 위한 재원 배분에 관한 사항이다.
실제적으로 Strategic Highway Safety Plan에서 논의된 시법사업을 위해 책정된 총 1.9억 달러의 재원은 효과가 입증된 전략 수행을 위해 책정된 연간 9.25억 달러의 TEA-21과 NEXTEA에 배정된 예산 중 일부다.

(1) TEA-21(1998-2003)
TEA-21에서 교통사고를 예방하고 도로 안전성을 제고시키기 위한 규정은 여러가지 안전 프로그램의 수행에 필요한 재원배분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데 다음은 주요한 내용이다.

1) 운전자와 자동차 안전사업
운전자와 자동차(트럭 제외) 안전 프로그램을 위해 총 27억 달러의 재원을 투입하기로 결정했으며 주요항목은 ▲음주운전 방지와 관련, 법 개정 및 연구사업 등을 수행하는 주정부에 5억 달러 지원 ▲음주운전 감소 프로그램 개발 및 초보 운전자를 위한 GLS 사업에 2.2억 달러 지원 ▲상습적인 교통사고 위반자 및 오픈 컨테이너 대책이 미흡한 주에 대해 연방정부가 지원하는 도로건설 재원을 강제 전환 ▲안전벨트 및 어린이 보호장구의 착용률을 높이기 위해 5.8억 달러 지원 ▲주정부의 교통사고 데이터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주정부에 3천2백만 달러 지원 등이다.

2) 도로시설물 및 사업용 트럭과 관련한 안전사업
도로시설물 및 트럭과 관련한 안전사업을 수행하기 위해 많은 재원이 지원됐는데, 도로와 철도건널목, 도로상의 위험물 제거 프로그램, 자전거 보행자 도로 등 도로시설물에 대한 안전도를 개선하기 위해 6년간 총 30억 달러를 배정키로 규정했으며 사업용 트럭에 대한 단속 강화, 위험물 수송안전 강화, 이와 관련한 법 제도의 정비를 위해 5.8억 달러의 재원을 투입키로 했다. 또 사업용 자동차와 관련된 데이터베이스 구축, 각종 프로그램의 개발을 위해 6천5백만 달러의 재원을 투입키로 했다.

(2) NEXTEA(1998-2003)
1) 주요내용
NEXTEA의 Section 2001~Section 2004는 도로안전법(Highway Safety Act)으로 명명돼 도로안전정책의 수립 및 집행을 보조한다. 도로안전법은 NHTSA와 관련된 조직 및 연속사업의 근거를 제시해 주는데 NHTSA 조직 및 예산, 교통사고 자료의 신뢰성 향상, 약물 및 음주운전 관련자의 처벌 및 강제검사 등의 규정, GLS 관련조항 등을 주요내용으로 담고 있다.

2) 예산배정
도로안전사업과 관련해 배정된 재원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주정비, 카운티, 시정부 등이 주체가 되는 도로안전 프로그램 연속사업(Consolidated Highway Safety Program)의 수행예산 : 연간 16.7억 달러 ▲음주 및 불량 운전자(Alcohol-impaired driving Countermeasure) 대책 : 연간 3천9백만~5천만 달러 ▲운전자 및 승객보호대책(Driver, Occupant Program) 대책 : 연간 2천만 달러 ▲교통사고 데이터 향상 프로그램(State Highway Safety Data Improvement Program) : 연간 1천2백만 달러 ▲약물복용 운전자 대책(Drug Driving Countermeasure) : 연간 5백만 달러 ▲NHTSA의 운영 및 연구재원 : 연간 14.7억~15.1억 달러 ▲운전자 등록사업(National Driving Register) : 연간 230만 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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