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재년월 : 2004년 5월호
부제목 : ‘운전자 지원’에서 ‘모바일 오피스’로 진화

80년대 방영된 TV 프로그램 중 ‘전격 Z 작전’이란 외화가 있었다. 이 프로그램에 등장했던 주인공과 대화가 가능하고 네비게이션 시스템을 통해 도로 사정을 판독하며 스스로 작동하던 슈퍼카 ‘키트’를 기억하는가? 당시 많은 이들은 이 외화를 보며 슈퍼카 ‘키트’를 꿈꾸곤 했었다. 그러나 20년이 지난 지금 이 꿈은 텔레매틱스 서비스를 통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지난달 8일 정보통신부는 2007년까지 한국이 세계 5위의 텔레매틱스 선도국가로 자리매김하고 국민소득 2만불 시대를 견인하는 것을 목표로 ‘텔레매틱스 서비스 활성화 기본계획’을 확정·발표했다.
2007년까지 정부예산 1천9백45억원을 투입해 국내시장 규모를 지난해 1천억원 규모에서 3조2천억원 규모로 확대하고 단말기 보급률을 2003년 기준 0.7%(보급차량 15만대)에서 2007년 기준 27%(보급차량 5백만대)로 높일 방침이다. 정통부는 이를 위해 산·학·연 전문가들의 토론을 거쳐 도출된 9대 핵심사업을 지자체, 연구소, 민간업체 등의 역할분담을 통해 체계적으로 시행할 예정이다.
‘텔레매틱스(Telematics)’는 통신(Tlelcommunication)과 정보과학(Infomatics)의 합성어로, 위치정보와 무선통신망을 이용해 자동차 운전자에게 교통안내·긴급구난 정보를 제공하고 동승자에게 인터넷·영화·게임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차량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말한다. 이미 90년대 후반부터 자동차와 이동통신의 보급률이 높은 선진국에서는 텔레매틱스 서비스 개발에 착수해 보급을 추진하고 있는 상태다.
미국의 경우 영토가 넓은 특성으로 인해 ‘안전보안 서비스’를 중심으로 개발했으며, 일본은 공공기관의 교통정보수집 통합제공을 기반으로 한 ‘실시간 교통안내’, 유럽 국가들은 차량 운전자의 수요가 높은 ‘경로안내 서비스’를 중심으로 개발해왔다.
한국 역시 세계적 동향에 부흥하기 위해 2001년부터 탤레매틱스 기술 및 서비스 개발을 적극 진행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역량을 확보했으며, 현재 이동통신과 자동차를 중심으로 경로안내, 교통정보 위주의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교통정보 유통체계의 부재, 원천기술과 전문인력의 부족, 차량 운전자의 낮은 인식 등으로 서비스 활성화가 어려운 실정이다.

향후 주문형 멀티미디어 서비스로 발전
텔레매틱스 서비스 초기에는 긴급구조, 교통정보 및 주행안내 등 ‘운전자 지원 정보서비스’에 국한된 양상을 보여왔으나, 이제 원격진단 등 차량관리 서비스와 더불어 제3의 인터넷 공간으로서 이동차량 환경에서도 사무실 및 가정에서 이용하던 서비스를 단절없이 이용할 수 있는 차량의 모바일 오피스화로 발전하고 있음과 동시에 다양한 주문형 멀티미디어 서비스로 진화할 전망이다.
또한 다양한 통신·방송 서비스와 접목돼 궁극적으로 모든 이동공간에서 모바일 디지털 라이프(Mobile Digital Life) 구현을 지향하기 때문에 BCN, DMB, SOC, 임베디드 S/W 등 타 성장동력의 발전을 수용하는 종합 서비스 산업으로 진화하는 한편, 광대역 무선망과 차량과 운전자의 정보를 처리하는 정보센터를 기반으로 보험, 정비 등 다양한 ‘비히클 커먼스(Vehicle Commerce)’를 창출할 것으로 보인다.
향후 텔레매틱스 서비스의 기술발전 로드맵을 살펴보면, △차량관리 서비스 △안전관리 서비스 △정보 컨텐츠 서비스로 세분화돼 발전된다.
우선 차량관리 서비스는 원격고객관리, 센서 네트워크 DB 등 차량관리 기술을 바탕으로 보험연계 서비스와 차량 이동정보 서비스 등으로, 주행안전정보 DB와 블랙박스 시스템 등의 기술을 토대로 한 안전보안 서비스는 응급구난 서비스, 자동운전지원 서비스 등으로 발전되며, 정보컨텐츠 서비스는 교통정보, 경로안내, 모바일 인터넷 서비스를 비롯해 비디오 폰과 화상회의 등 다양한 ‘주문형 멀티미디어 서비스’로 진행될 전망이다.
특히 정보컨텐츠 서비스 관련 텔레매틱스 기술은 LBS 및 단말 S/W 플랫폼, 이동 멀티미디어 스트리밍, HMI 등을 중심으로 발전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현재 해외의 경우 GM, Nissan 등 자동차 업계가 텔레매틱스 서비스 제공을 주도하고 있다. 향후 안전·보안 서비스 구현이 법규화돼 서비스 시장이 조기 창출될 경우, 세계 텔레매틱스 시장은 2007년까지 2백52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국내 시장은 자동차 업계 중심의 시장구도와 이동통신 사업자 중심의 시장구도로 양분돼 있어 시장 형성을 위해 전략적 제휴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향후 휴대 인터넷과 위성·지상파 디지털 방송이 보급되고 레저활동이 증가해 텔레매틱스가 새로운 자동차 문화로 자리잡을 경우, 국내 시장은 연평균 86.2%의 성장률을 보여 2007년에는 29억7천만 달러 규모의 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세계 5위 목표, ‘9대 핵심사업’ 추진
정통부는 ‘텔레매틱스 서비스 활성화 기본계획’에서 ‘세계 5위 국가 진입’을 목표로 오는 2007년까지 3조2천억원 규모의 시장으로 성장시키고 단말기 보급률 또한 27%까지 확대키로 했다. 텔레매틱스 사업의 핵심인 교통·지도·관광 등 정보 수집에 우선 순위를 두고 단말기 공급의 체계화, 단말기 및 이용요금의 저렴화 등을 적극 추진할 것임을 밝혔다.
또한 시장 수요 및 공급 기반 조성을 위해 9대 핵심사업을 도출하고 이를 지자체, 연구소, 민간업체 등 관계기관의 역할분담을 통해 시행키로 했다. 9대 핵심사업의 주요골자는 △수요창출 기반조성 사업 △시장공급 기반조성 사업 △기술개발 및 지원사업으로 요약된다.
수요창출 기반조성을 위한 사업으로는 현재 제주도와 공동투자형태로 텔레매틱스 시범도시 구축이 진행 중이다. 시범도시 구축을 통해 이용자에게 다양한 체험의 기회를 부여하고 서비스 홍보 및 수요기반 확대를 이룬다는 계획인 것. 이 외에 단말기 가격 및 이용료 인하 등 요금 지원 정책을 추진해 이용자 부담 경감을 통한 서비스 확산을 꾀할 방침이다. 경찰·우편 등 공공부문 차량과 고급 승용차에도 텔레매틱스 단말기 보급을 확대할 계획이다.
시장공급 기반조성 사업으로는 우선 ‘텔레매틱스 정보센터(TELIC)’를 구축해 서비스 고비용구조를 개선하고 중복투자를 방지할 방침이다. 구축이 완료되면 교통정보 표준화, 항법맵, 관심지역, 기상정보 등이 제공된다. 민간포럼과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를 통해 표준화 과제를 도출해 국내 및 국제 표준화를 추진함과 아울러 개발된 기술 시험·검증·인증을 위해 자동차 시험 주행장에 ‘테스트베드’도 구축된다.

내년 텔레매틱스 국제 표준화 작업 추진
기술개발 및 지원사업 분야로는 무선통신 통합기술, 고정밀 측위기술, 개방형 단말 플랫폼 및 차량용 서버기술 등 텔레매틱스 기반 기술 및 응용 기술 개발에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국내외 통신사, 자동차사, 단말장비업체 등이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 외에도 정보통신교육원 산하 전문교육센터 설립, 대학 내 전문대학원 설립 등을 통해 고급 전문인력을 양성할 계획이며, 자동차·소프트웨어·컨텐츠 등의 전문 연구단지와 시범도시의 연구소 등을 지역 클러스터로 지정, 광대역망을 통해 공동연구를 진행하는 ‘텔레매틱스 클러스터’를 구축할 예정이다.
정통부는 발표한 텔레매틱스 로드맵으로 자동차, 이동통신, GPS, 콘텐츠, 방송 등 다양한 산업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해 기존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신규 수익을 창출하는 등 국가 경제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텔레매틱스 직접투자에 따른 경제적 파급효과로는 생산유발효과 7조3천5백30억원, 부가가치 유발효과 1조1천30억원, 신규 고용창출 효과는 약 3만명으로 2007년까지 5억 달러 규모의 수출 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가교통체계 첨단화의 기본 인프라 확충을 통해 사회·경제적 비용도 절감된다. 차량 지체시간 감소 및 통행속도 증가를 통한 편익 창출로 연간 약 8백20억원이 절감되며, 이동시간, 이동수단, 이동경로에 최적의 선택권을 부여하는 대국민 서비스 개선효과로는 연간 약 3백12억원이 절감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통부는 지난 4월부터 ‘9대 핵심 사업별 시행계획’을 수립·시행 중이며, 9월부터 ‘텔레매틱스 정보센터’ 구축을 추진하고 11월에는 텔레매틱스 시범도시 서비스를 개시할 계획이다. 내년에는 텔레매틱스 국제 표준화가 추진되며 2006년부터는 텔레매틱스 테스트베드가 운영될 방침이다(문의 : 정통부 정보통신진흥국 / 전화. 750-1351 / 웹. www.mic.go.kr). ▣
■글·정리 : 김형민 기자 / hmkim@liftas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