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술표준원에 큰 바램(願)과 맺음(結)을 원합니다 (3)
­승강기인들끼리 해결 합시다­

우리나라 법령(法令) 中 아마도 승강기 관련 법안이 가장 많이 개정 되었을 법하다. 이 법령이 공포된 지 불과 10여 년 밖에 안 됐는데 벌써 근 스무번이나 개정 됐으니 말이다.
그 결과 살찌는 곳은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 등 검사 기관과 세계 승강기 거대 기업들이다. 그 중에서도 관리원(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은 검사인원만 6백여 명을 거느린 세계 최대의 검사기관이 됐다. 그렇다고 그렇게 법 강화를 외치며 검사를 했음에도 사고가 없었느냐? 그것도 아니다.
말인즉슨 중소제조업체 제조에, 설치공사에, 보수관리에.... 어떻고 하며, 안전 어떻고 하는데 다 교묘히 꾀어 맞추어 다시 승강기 회사들의 감독권까지 있어야겠다는 규제 일변도의 법개정을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10여 년간 검사에, 검사자 양성 교육권까지 독점하며 신용카드도 못쓰게 하고 꼭 현금으로 사전 입금까지 해야 검사나 교육을 받게 하는 횡포도 부리면서 말이다. 사실 ‘승강기 안전’의 요체는 첫째도 좋은 제품 제조요, 둘째도 안전한 현장 설치 조립작업이고, 셋째도 올바른 점검 보수작업이다. 이 3박자가 안전을 지켜주고 보장해 주는 것이고 ‘안전 검사’는 승강기 소유주와 이용자에게 운행해도 좋다는 보증을 해주는 하나의 보증 역할일 뿐인데 법령이 안전만을 강조하다보니 안전의 근본인 승강기 산업 육성책보다 검사강화책만을 위한 일이 됐으니 주객(主客)이 전도(顚倒)된 셈이다.
지난 11월 23일 국회 본관 2층 회의실에서 모의원 주최로 승강기 관련 법령제정을 위한 간담회에 필자도 말석을 억지로 차지한 바 있다. 참석하면서 平生을 승강기로 살아온 내 人生의 수치스러움, 안쓰러움, 나아가서 모멸감까지 느껴졌다. 꼭 이런 자리가 있어야 되겠는가 싶어.... 국회의원 한 분 앞에 승강기 업계의 내로라하는 단체장들이 주욱 둘러 배석하여 승강기 관계 사항들을 가지고 甲은 이렇고, 乙은 그렇고, 丙은 저렇고, 또 누구는 이게 이런거고, 그게 아니라 그런거고 하는 모양새를 보면서 그렇게 승강기를 위한 일이라면 먼저 스스로 관련 단체들 간에 목 붙잡는 격론을 벌이더라도 얼마든지 해결될 수 있는 일들을 이렇게 국회의원 한 분 앞에 무얼.... 그리 안타까운 호소의 대상일까 싶어 열을 올려야 하는지 참으로 자괴감이 든다.
승강기 전문가들이 승강기 아마추어들에게 승강기 문제를 가지고 논의하니... 이게 뭡니까?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 한국승강기안전기술원, 한국기계시험연구원, 한국엘리베이터협회, 한국승강기공업협동조합, 한국승강기보수업협동조합, 한국승강기설치공사협의회 단체장님들 정신 차리십시오.
승강기인들끼리 협의하면 다 해결될 것을 국회의원이다, 전문의원이다, 산자부다, 기술표준원이다, 노동부다, 과학기술부다, 소비자보호원이다, 아파트 대표자 연합회다, 말 잘 바꾸는 용역 교수들 앞에 주욱 둘러앉아서 소위 승강기 전문가인 우리들이 지금 무엇하는 꼴을 보이는 것인지....
그동안 승강기인들끼리 터놓고 머리 싸매고 의논 했으면 이 지경까지 왔겠는가? 몹시 머리도, 마음도 아팠다. ‘나만의 감정일까?’
이 지경이 되기까지엔 검사기관의 잘못이 더 크다. 검사기관도 승강기로 먹고 사는 기관 아닌가? 그렇다면 승강기의 문제이니까 승강기인들과의 대화를 통해서 해결하겠다는 노력을 얼마나 했는가?
그러한 노력이 있었다면 그 날의 승강기인들 간의 대면에 적어도 낯짝 뜨거운 서먹함과 어색함의 만남, 그 모습만은 없었을 것 아닌가?
물론 상부 감독기관인 산자부나 기표원의 무책임성도 지적받아야 마땅하겠지만.... 승강기인들끼리 잘 해결하는 모습을 보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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