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대 몇 잡으려다 草家三間 태울라(4)­

지난 6월 초순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에서 승강기 관련사들을 대상으로 다음 의제로 회의가 있었단다. (1) 2007년도 표준보수료 산정 방향 (2) 보수 품질 우수업체 인증제도 (3) MRL 개정검사기준 세미나이다.
의제 (1)과 (2)는 산업자원부에서 주관했어야 마땅하거늘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에 위촉하여 시책 방향까지 맡긴 꼴이 되었으니 모양새치곤 꽤나 궁색해 보인다. 팍스 로마나(PAX ROMANA),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더니 한국의 승강기산업은 모두 승강기안전관리원으로 통하나보다. 모임에 참석한 사람들의 의견에 一理가 있어 몇가지 의문점이라고 할까? 그런 것이 있어 빈대 잡는 일이라 생각되어 적어본다.
(1) 2007년도 표준보수료 산정방향에 대하여...
낮은 보수료 경쟁을 걱정해주어 표준 보수료를 산출하는 시도 자체는 옳고 고마운 일이다. 그런데 그 산출 근거에 대한 모호함이 문제다. 모호함의 첫째는 점검소요 공수의 표준 산출 근거가 불확실하고 애매하다는 점이다.
예를 하나 들어보자. 한 보수 업체가 타입A=10대, 타입C=2대, 타입E=10대, 타입H=20대, 타입J=40대의 승강기 총 82대를 보수 점검하고 있다고 가정할 경우, (가) P17 도표상 타입A=1대-2.11HR, 타입C=1대-1.64HR, 타입E=1대-2.73HR, 타입H=1대-2.82HR, 타입J=1대-2.98HR이므로 한대씩 기준하여 합한 공수 : A+C+E+H+J=9.21HR, 평균 점검 소요 공수 = 한대씩 기준하여 합한 공수 / 5대=1.84HR란 계산이 도출되는 모양인데 1.84시간에 승강기 점검을 어떻게 할 수 있을지?
상식선에서 생각해도 이해가 안되는 것은 a)점검을 위한 기사의 왕복 교통시간 + 보수점검시간 + 식사시간 등을 합산하지 않은 과오가 있으며, b)층수가 높고 속도가 빠른 승강기나 에스컬레이터 등은 거의 2인 1조로 점검 보수를 해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점검인수가 2인일 때 당연히 공수는 그 산정대로 해도 1.84 X 2인으로 3.68HR이 되는 등 얼핏 생각해도 소위 표준 산정한 것의 모호함이 감지된다.
자동차나 선박, 비행기 등 다른 수송 기종은 톤수, 배기량 또는 배수량, 운행거리, 속도, 기종별로 산정하면 그만이지만 승강기만은 층별, 속도, 승강기 기계실 위치, 승강기 설치장소, 이동 교통 조건, 승강기 제작사의 부품 공급 시간(고장 났을 경우 몇 십층이나 100미터 이상을 걸어 올라 가야 하는 경우가 허다함을 상정해 보라.) 각 빌딩들의 승강기 운행 조건 등 많은 가변수를 너무 간과하고 있다. C)그렇듯 통계 방식에 문제가 많아 보인다. 혹시 전근대식 안이한 통계 방식으로 승강기 보수 점검 공수를 산출하지 아니했다면 그동안 여러 차례 산출 근거 자료 요구에 응하지 않은 이유를 용역 관련 인사는 밝혀야 한다.
더더욱 그 인사가 학자, 교수라면 마땅히 토론이나 근거자료 제시 요구에 당당히 응해야 하지 않겠는가? 아마도 승강기에 대하여 별로 아는 것이 없는 분이 용역을 맡았다면 이 산정의 피해자가 될 승강기 업계에 사과하고 어떻게 보상하겠는지 그 소견을 소상히 밝혀야 할 것이다.
둘째로 고장시의 고장수리 공수 시간 산출(P19) 근거는 황당함 마저 느낀다. 고장시의 표준시간 산출은 위에 열거한 표본사항을 전부 아우르는 전기종 표본 추출에 의하여 산출해야 마땅하다. 즉 구렁이 담 넘어 가듯 어설픈 산출 근거는 용역자의 자질을 의심케 할지도 모르겠다.
결국 다국적 대기업은 보수 품질 우수업체로 쉽게 선정 될 것이며 정확하지도 않은 보수료를 다 따먹으려 덤벼들테고, 우수업체로 선정 되려면 몹시도 힘들게 된 중소승강기업체는 가격 경쟁에서부터 한수 접혀 들어가야 하니 2007년도 표준보수료 산정 방향은 초가삼간을 태우는 그나마 가장 많은 수의 고용력을 갖고 있는 중소승강기업체를 죽이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하긴 수많은 산업 업종 중 승강기산업 하나쯤 식민산업이 된들 상관없다는 생각이 산업자원부의 생각이라면 할 수 없지만 고용창출에 힘쓰는 중소 승강기업계에 재를 뿌리지는 말아야 할 것이다.
산업자원부여! 중소승강기업계와 승강기산업 전반에 대하여 진솔하게 대화하며 대토론을 할 의향은 없는가? 만나서 한번 얘기해 보라...
☞ 위 기고문은 본지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