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achieve zero energy self-sufficiency for Korean high-rise apartment building
■발표·한밭대학교 윤정호 교수

1. 서론
대표적 대체에너지원인 태양열 시스템을 건물에 적용하려는 노력은 70년대 후반 설비형 태양열 시스템(Active Solar System)의 도입부터 시작됐으나 이 당시 기반기술이 빈약한 상태에서 성급한 기술적용으로 많은 시행착오와 실패를 경험한 바 있다.
80년대 들어서는 보다 안정적인 자연형 태양열 시스템(Passive Solar System)을 중심으로 활발한 연구개발과 보급사업이 진행됐으나 80년대 후반의 원유가 하락, 정책 관련자와 일반 사용자, 건축가 등 관련자들의 인식부족, 초기투자비 부담 및 투자액 보상까지의 장시간 소요, 효과적인 인센티브 제도의 미비, 엔지니어링과 건축설계의 연계기술 부족 등으로 인해 개발된 기술을 적극적으로 적용해 보지도 못한 채 답보상태로 지금에 이르고 있다.
특히 각종 요소기술을 건축 설계과정부터 건물에 통합시켜야 하는 태양열 건축 기술의 특성상 설계 실무진과 엔지니어링 연구진과의 연계성 부재는 보급 활성화의 가장 큰 걸림돌이 되고 있으며, 각종 절약기술의 기반 하에 태양열 시스템과 같은 대체기술이 순차적으로 적용되어야 하는 기본적 접근방법상의 문제 또한 간과되고 있다.
이에 반해 국외 선진국의 태양열 건물 분야는 오랜 기간의 지속적 연구사업 및 투자활동을 통해 기술 분야는 물론 보급 측면에서도 이미 확고한 기반이 수립된 상황이다. 특히 OECD 중심의 선진 20개국이 참여해 지난 30년간 장기적으로 추진해온 IEA(International Energy Agency) 태양열 건물 냉난방 프로그램(SHC : Solar Heating & Cooling Program)의 26개 공동연구 사업을 통해 많은 기술적 진전과 보급 기반을 확립했다.
이 중에서도 태양열 주택 개발과 관련해 IEA SHC Task13을 통해 70% 에너지자립 태양열주택 기술개발과제가 1989~1994년까지 5년간 선진 16개국 공동으로 수행 완료됐으며, 현재도 각 국가별로 후속연구 및 개발 보급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특히 90년대 들어서는 기존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고 건물 자체 내에서 모든 에너지를 생산 소비할 수 있는 100% 에너지 자립형 태양열 건물(Self-Sufficient Solar Building)이 21세기 건물 에너지분야의 궁극적 목표가 될 것이라는 점에 초점을 맞추고 각종 신기술의 접목을 통한 요소기술 개발 및 실용화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독일의 프라운호퍼 태양열연구소 및 네덜란드, 스위스, 일본 등 일부국가는 90년도 초부터 완전 100% 에너지자립 제로에너지 솔라 주택을 실제 건립, 데모 운영 중에 있다. IEA SHC를 중심으로한 선진국의 최근 개발 방향은 상업용 건물의 제로 에너지화를 위해 공동연구를 착수 수행 중에 있다.
미국의 경우 97년 클린턴 대통령이 백만 태양열지붕 사업을 발표한 후 정부주도 하에 2010년까지 백만개의 태양열 및 태양광 건물 보급 수행 중에 있으며, 에너지성(DOE) 주도하에 주정부와 협력해 제로 에너지 건물 사업을 2000년부터 착수해 2010년까지 2600만불, 2020년까지 총 5600만불을 투입했다. 또 상업화 가능한 수준의 10만호 에너지자립 ZNE 주택, 2만호의 에너지자립 ZNE 학교 및 사무소 건물 건립 사업을 수행 중에 있다.
이러한 배경 하에 국내에서도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과 한밭대학교 공동으로 3단계의 연구과정을 통해 10년 뒤 모든 에너지를 완전 자립할 수 있는 100% 제로에너지 솔라하우스(ZeSH : Zero Energy Solar House) 개발을 목표로 하는 중장기 계획을 수립하고, 2001년부터 1단계 연구를 착수했다. 1단계 연구의 목표는 현재 국내 건물분야 에너지소비 비중이 가장 큰 주택의 난방 및 급탕 분야 자립을 우선 목표로 3년 뒤 열부하 70%를 자립할 수 있는 데모 수준의 에너지자립주택을 개발하는 것이다.
1단계 연구목표 달성을 위해 ZeSH에 대한 개념 정의 및 설계 접근방법, 자립율 달성을 위한 단계별 추진방법 등에 대한 이론적 근거를 확립하고 실제 건물을 통한 실증을 위해 수립한 접근방법에 따라 시범주택인 KIER ZeSH Ⅰ를 설계, 시공했다. 설계초기 단계부터 통합설계의 개념을 도입해 설계사무소, 대학, 연구소 등의 협업체계 하에 사업이 진행됐으며, 각 설계 단계별로 수많은 컴퓨터 시뮬레이션 등을 통해 최적 대안에 대한 의사결정이 이뤄졌다.
KIER ZeSH Ⅰ는 한국에너지기술원 태양동산 내에 2002년 8월에 착공해 약 5개월간의 시공과정을 거쳐 2002년 12월말에 준공됐으며, 주택 전체의 에너지성능 및 주요 설비시스템에 대한 냉난방 시범운전을 거쳐 2004년 동절기부터 본격적인 성능 모니터링을 수행하고 있다.
현재까지 총 2차례의 동절기 실험과정을 거쳤으며 2차에 걸친 난방기 실험에 대한 분석결과 및 에너지 자립률 검증 결과, 당초 수립한 1단계 열부하 자립목표 70%를 초과 달성함으로써 제로에너지 주택을 위한 개념전개 및 실질적 시나리오의 타당성을 정량적, 실험적으로 입증했다.
본 연구에서는 21세기를 맞이해 국내 태양열 주택의 새로운 가능성 및 방향성 제시를 목적으로 2001년부터 추진하고 있는 제로에너지 솔라하우스 프로젝트의 1단계 추진결과 및 현황을 소개하고, 그동안 단독주택을 주대상으로 했던 현재까지의 성공적 연구 경험을 토대로 개념을 확대해 고층 아파트 건물을 제로에너지화하기 위한 개념적 기초 및 접근방법을 고찰해 보는데 주목적이 있다.

2. ZeSH의 개념 및 접근방법
2.1 ZeSH의 개념
[그림 1]은 미래지향적 친환경 건축설계의 기본개념을 도식한 것이다. 건물은 기본적으로 인간이 필요로 하는 쾌적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으로 이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냉난방, 급탕, 취사 등의 기본적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며, 대부분 에너지가 필요하다. 현재는 기름, 가스, 전기 등 대부분 화석연료를 통해 해결하고 있으며, 부산물로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키고 있다. 현재 지구가 위협받고 있는 에너지 고갈 및 지구환경 문제는 결국 이러한 화석연료의 과다소비와 이에 따른 온실가스가 요인인 것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기본적 접근방법은 우선 각종 에너지 절약기술을 통해 건물부하를 최대한 최소화시킨 후 주변에서 흔히 구할 수 있는 각종 미활용 대체에너지원을 통해 잔여부하를 마저 처리하는 형태로 진행돼야 할 것이다.
제로에너지 솔라하우스는 주택 부하구성비에 맞는 절약 및 대체 에너지 핵심 요소기술을 선별, 체계적인 단계별 기술적용을 통해 화석연료나 외부 전원공급 없이 주택 자체에서 모든 에너지를 자급하는 미래 지향적 기술로 정의할 수 있다.
태양열 주택은 이미 1970년 초 에너지파동 이후 전세계적으로 많은 개발 및 보급이 이루어져온 친숙한 주택 개념이다. 지붕에 설치된 태양열 집열기를 통해 생산된 온수를 펌프를 통해 지하실의 축열탱크에 저장하고 이를 난방 및 급탕에 활용하는 설비형 태양열 시스템이 대표적이다.
그렇다면 기존의 태양열 주택과 본 연구에서 추진하는 에너지자립형 태양주택, 즉 ZeSH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가장 큰 외형적 차이점은 전자의 경우 주택 에너지 소비원 중 난방 및 급탕 에너지인 열부하의 일부를 대체한다는 개념인 반면, 에너지자립형 태양주택은 열 및 전기 등의 모든 에너지소비원을 자연에너지로 대체한다는 개념이다. 특히 한동안 태양에너지가 충분히 공급되지 않는 조건까지도 고려한다는 점을 들 수 있다.
하지만 순수하게 열부하 측면만을 비교하더라도 고전적 태양열 주택 개념과 새로 제시한 제로에너지 솔라하우스 또는 에너지자립형 태양주택의 개념에는 큰 차이점이 있다. 고전적 태양열 주택에서는 마치 보일러를 기계실에 설치하는 것과 같이 태양열 집열기를 기존 지붕에 설치하고 축열탱크와 배관만 연결하는 것으로 시스템의 모든 설치가 끝났다는 점이다.
시스템 적용대상 건물의 보온상태, 즉 단열 및 기밀화가 잘되어 열손실이 별로 없는 주택인지, 아니면 열이 집안 도처에서 손실되고 있는 노후화된 주택인지는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비유를 하자면 금이간 항아리에 물을 붓 듯, 벽체를 통해 열이 줄줄 세고 있는 주택에 태양열 집열기를 통해 온수를 공급하는 격과 같은 것이다.
따라서 태양열 시스템을 통해 열공급을 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건물의 보온상태를 먼저 손보고 그 후에 시스템을 적용해야 한다는 단순한 원리가 간과됐던 것이다.
이에 반해 신개념인 에너지자립형 태양주택에서는 단계별 적용기술의 우선순위에 따라 시스템을 적용하는 통합적 설계접근방식에 근간을 두고 있다. 건물의 열손실을 줄일 수 있는 관련 기술을 우선적으로 적용해 최대한 단열 및 보온상태를 충족시킨 후에 자연에너지를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을 적용하자는 개념이다. 즉 에너지 절약기술을 우선적으로 적용하고 그 후 대체에너지 활용기술을 적용하자는 개념이다.
특히 열손실을 줄이는 절약관련 기술은 대지조건의 활용, 식재, 건물의 향, 건물형상의 최적화, 단열보강, 고기밀 창호, 기밀화 시공 등 대부분의 기술이 건축설계를 통해 구현할 수 있는 것들인 반면, 대체에너지 활용기술은 설비형 태양열 시스템과 같이 기계설비 관련 기술이 주를 이루고 있다.
어찌 보면 이는 비용이 적게 드는 건축설계 관련기술에 우선권을 주고, 설비시스템의 적용을 최소화함으로써 기술적 구현의 합리성 및 경제성 확보와 동시에 추구하는 개념이라 할 수 있다. 또 처음부터 끝까지 설비시스템에 전적으로 의존하던 최근의 냉난방 개념을 탈피하고, 지역기후를 우선적으로 활용하는 과거 선조들의 풍토주의 건축개념과 현대적 설비기술을 조화롭게 접목시켜 화석에너지의 사용을 최소화시키자는 개념이다.

2.2 ZeSH의 접근방법
[그림 2]는 건물 내 환경조절 및 에너지자립화를 하기 위한 체계적 기술적용의 필요성을 도식화한 그림이다. 인간에게 쾌적한 주거환경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외기변동으로부터 일정범위의 쾌적영역이 형성되도록 환경조절을 해줘야 한다. 과거에는 이러한 외기변화인 ①의 상태에서 쾌적영역인 ⑥의 상태로 만들기 위해 전적으로 보일러 또는 에어컨과 같은 기계설비만으로 냉난방을해 ①→⑥의 상태로 직접 만들어 줌에 따라 막대한 화석연료가 소비됐다. 하지만 건축설계 단계에서 다양한 기법을 이용해 효과적인 디자인을 할 경우 상당부분의 에너지를 순수하게 설계기법만을 통해 절감할 수 있다는 것이 새로운 태양건축 기술의 핵심내용인 것이다. 즉 건축설계의 진행과정 별로 적절한 기술을 체계적이고 단계적으로 순서에 입각해 적용함으로써 화석연료의 사용을 최소화시키자는 개념이다.
슈퍼단열, 슈퍼윈도우, 기밀화시공, 자연형 시스템([그림 1]의 ①→②→③→ 단계에 해당)을 통해 건물부하를 우선적으로 대폭 축소시킨 후에 자연부하에 대해 설비적 방식(④→⑤→ 단계에 해당)으로 해결하자는 개념이다.
이러한 배경에서 ‘에너지자립형 태양주택’의 용어적 의미는 기술적용의 우선순위에 따라 통합적 설계접근방식을 통해 구현된 신개념의 태양주택을 의미하는 것으로 설계방식에 있어 근본적으로 기존의 태양열 주택과는 차별되는 것이다.
한편 주택에서 소비되는 모든 열에너지 및 전기에너지를 순수하게 자연에너지로만 대체하는 ‘100% 완전 에너지자립형 태양주택’이 최종적 구현목표이지만 경제성을 고려한다면 이는 향후 10여 년 이후에나 일반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현재 조건의 예산수준 및 경제성에 따라 부분적으로 기술적용이 이뤄진다 해도 위에서 언급한 기술적 우선순위 및 통합적 설계접근방식의 개념만 유지된다면 충분한 부분적 목표치를 달성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림 3]은 ZeSH를 구현하기 위해 기존 일반주택의 연간 에너지소비 원단위를 부하별로 구분하고 이를 에너지 자립화하기 위한 접근방법 전략에 따라 체계화한 것이다. 우리나라 주택 원단위를 204kWh / ㎡.yr로 볼 때 난방 및 급탕의 열부하가 차지하는 비율이 연간 총에너지 소비량의 약 77%에 해당한다. 1단계 연구목표는 이 열부하의 최소 70% 이상을 자립하는 것으로 [그림 3]에서 수립한 계획에 따르면 설비형태양열 시스템의 적용 단계인 3단계까지 적용할 경우 이론적으로 최대 91%까지 열부하 자립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3. ZeSH의 설계 및 성능평가
3.1 KIER ZeSH Ⅰ의 개요
ZeSH의 1단계 목표인 70% 열부하 자립 데모주택의 건립을 위해 앞서 제시한 접근방법에 기준해 건축 기본설계 단계부터 설계사무소와 연구소, 대학 등 3개 기관의 협력 하에 KIER ZeSH Ⅰ에 대한 설계가 진행됐다.
최종 설계된 KIER ZeSH Ⅰ은 지하 1층, 지상 2층의 주택으로 지하실 98㎡, 1층 94㎡, 2층 70㎡이며, 난방면적은 138.6㎡(42평)이다. 지하층은 데모건물의 성격을 고려해 각종 설비장치의 실험공간 및 1층의 바닥과 지면사이에 발생하는 열손실 감소를 위해 지하실 면적으로 1층 면적과 거의 동일하게 계획했다.
1층은 침실, 주방, 거실, 화장실 그리고 집무공간인 홈오피스로 구성되어 있다. 주 출입구겸 지하층 및 2청의 계단실이 위치한 남측 우측공간의 온실은 일반주택과 유사한 건물 형상을 위해 계획된 것으로 건축계획적인 측면과 자연형 태양열 계획 측면에서 기능적으로 효과적이지 못한 측면도 있지만, 대형 남측면 집열면적을 확보해 온실 및 투명단열 집열기의 효과 등을 실험하기 위한 실험목적과 자연형 건물의 획일적인 남측 입면을 탈피한다는 점에 중점을 둬 이 계획안이 선택됐다.
2층은 2개의 침실과 거실, 욕실로 구성된다. 지붕은 박공 구조로 돼있으며, 태양열 집열기의 효율을 고려해 45° 경사를 이루도록 계획됐다. 건물구조는 철근콘크리트 벽식구조로 남측은 200mm, 나머지 외벽은 150mm의 콘크리트 옹벽 구조이다. 실내간 벽의 콘크리트 두께도 150mm이지만 1층, 2층 연결 계단실인 온실측 내벽은 200mm이다. 단열은 외단열 구조로 외벽의 경우 250mm EPS가 적용됐으며, 지붕은 400mm 단열을 적용했다.
[그림 4]는 본 설계안에 적용된 대표적 핵심 요소기술을 도식한 것이다. 건물 외벽의 경우 앞서 기술한 바와 같이 기존주택보다 단열을 대폭 개선한 슈퍼단열시스템을 도입했으며, 특히 단열두께가 증가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열교 부위에 각종 열교방지 디테일과 침기손실을 줄이기 위한 기밀화 시공기술 및 방습기술도 개발·적용했다.
창호 시스템은 국내에서 가장 좋은 성능의 창호를 제작했으며, 저방사 로이(low-e) 코팅 복층유리에 알곤가스를 주입한 투과체에 기밀성능이 우수한 시스템 창틀을 결합해 창호를 구성했다. 특히 창호부위를 통한 야간 열손실 억제를 위해 전동모터로 구동되는 야간단열셔터를 부착했다.
1층 침실은 자연형 태양열 시스템 중 트롬월 축열벽 시스템을, 거실부는 바닥축열 직접획득방식을 적용했다. 또 남측면 진입부는 일종의 온실개념을 도입했으며, 천창을 통한 자연채광 기술도 도입됐다.
한편 주택외피의 고기밀화에 따른 신선공기 도입을 위해 강제환기 시스템과 배열 회수 시스템을 설치했다. 본 연구에서는 경제성을 고려한 최적의 전열교환기 선정을 위해 판형 전열교환기 2개 모델 및 회전형 전열교환기 2개 모델을 순차적으로 적용했다.

3.2 설비시스템의 개요
KIER ZeSH Ⅰ에서는 슈퍼단열 및 각종 부하 저감 기술을 통해 건물의 기본부하를 크게 줄였다. 나머지 잔여 부하에 대해서는 설비형 태양열 시스템 및 보조열원시스템을 통해 해결하도록 구성했다.
[그림 5]는 KIER ZeSH Ⅰ의 냉난방 및 온수급탕을 위해 설계된 설비시스템의 구성도를 나타내며, [표 1]은 주요 장치의 시스템 제원을 요약한 것이다. 시스템의 기본 구성은 태양열 집열기, 열교환기, 태양열 축열조, 온수축열조, 히트펌프, 고온축열조로 구성되어 있다. 보조열원으로는 지중열교환기와 연계된 히트펌프 시스템이 설치되어 있으며, 하절기에는 냉방용으로 사용된다.
ZeSH의 경우 일반 주택에 비해 난방부하가 70% 이상 적게 설계됐다. 따라서 시스템의 태양의존율(Solar Saving Fraction, SSF) 설계값을 80%로 목표해 태양열 집열면적을 24㎡로 크게 설계되어진 것이다. 또 태양열 축열조의 유효 축열온도를 가능한 낮춰 태양열 시스템 효율을 높게 유지하기 위함이다.
태양열 이용효과를 극대화시키기 위해 가능한 한 저온으로 난방을 할 수 있는 바닥 복사난방 시스템을 적용했으며, 이를 위해 다음과 같은 사항을 반영했다. ▲면적이 넓은 실과 홈오피스의 바닥재 마감은 열전도가 좋은 세라믹 타일로 마감 ▲방열배관의 간격을 조밀하게 해 방열면적을 최대한 넓힘 ▲주택 바닥의 방열성능을 좋게 하기 위해서 난방 배관을 낮게 설치했다.

3.3 에너지 성능평가를 통한 자립율 예측
KIER ZeSH Ⅰ설계를 진행하면서 에너지 성능을 최적화하기 위해서는 대지분석을 포함해 장단변비, 지하실유무, 방위영향, 일조권, 음영효과 등 건축설계 전과정에 걸쳐 각종 에너지 성능평가가 수행돼야 한다.
KIER ZeSH Ⅰ에는 난방 및 급탕부하 처리를 위해 총 24㎡ 규모의 설비형 태양열 집열시스템이 설치됐다. 50°C 온수를 250litter / day 사용하는 것으로 가정하고, 하절기는 50% 사용조건을 가정해 수행한 난방 및 급탕 시뮬레이션 결과 난방의 경우 잔여부하의 81%를 태양열에 의해 처리할 수 있으며, 급탕부하는 93%의 태양 절감률을 기대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4. KIER ZeSH Ⅰ의 시공 및 성능 모니터링 결과
KIER ZeSH Ⅰ은 한국에너지기술원 태양동산 내에 지난 2002년 8월에 착공해 약 5개월간의 시공과정을 거쳐 2002년 12월말에 준공됐다. [그림 6]은 KIER ZeSH Ⅰ의 최종 완공된 전경에 주요 핵심기술을 설명한 것이다.
KIER ZeSH Ⅰ에는 건물부하 관련 정보 및 설비시스템 관련 정보 수집을 위해 부위별로 각종 센서 및 계측시스템을 설치했다. 건물관련 계측시스템은 각실별 온도변화를 포함해 자연형 태양열 트롬월 시스템의 구체 온도변화, 주요 열교부위의 온도변화 및 배열회수 시스템의 온도변화를 모니터링한다. 설비시스템 계측의 경우 태양열 난방시스템 및 지중열 히트펌프 냉난방 시스템의 가동을 모니터링 한다. 모든 데이터는 1분 간격으로 저장된다.
2002년말 완공 후부터 약 1년여에 걸쳐 주요 설비시스템에 대한 시범운전을 수행하고 있으며, 2003년말부터 본격적인 성능 모니터링 작업을 수행 중에 있다. [그림 8]은 2004.11.22~2005.04.07까지 6개월간에 걸친 난방기 실험결과를 일별 평균치로 환산해 도식한 측정결과 그래프이다.
결과에 도식된 바에 같이 전 난방기 동안 대부분 설비형 태양열 시스템에 의해 열공급이 이뤄졌으며, 일부 일사조건이 불량하거나 외기온이 매우 낮은 조건에서만 지중열 연계 히트펌프 시스템에서 열공급이 이뤄졌다. 6개월 난방기 동안의 평균 태양의존율은 85%로 결국 이 주택의 열부하 자립률을 의미하는 것이다.
실험결과를 통해 당초 수립한 70% 자립목표를 훨씬 초과해 건물의 열성능이 우수하게 발휘되고 있음이 입증됐다. 이를 근거로 ZeSH에 대한 개념적 전개 및 100% 자립화에 대한 가능성을 충분히 확인할 수 있었다.

5. ZeSH의 중장기 목표 및 추진방법
[그림 9]는 2002년 과학기술처의 주관 하에 수행된 국가기술지도(NTRM)의 태양 에너지 분야에 제안된 제로에너지 솔라하우스의 중장기 성능목표 및 단계별 추진방법과 세부 기술의 우선순위를 도식한 것이다.
100% 완전 에너지 자립의 실용화를 위해서는 태양전지나 연료전지와 같은 잔여부하 처리 기술분야의 상용화 및 경제성이 확립돼야 하기 때문에 초반 단계에는 기본의 고전적 에너지 절약기술 및 자연형, 설비형 태양열 시스템 기술을 중심으로 열부하 자립 쪽에 우선권을 부여했다.
이들 기술은 그동안 충분히 검증되고 실용화에 근접한 기술들로 엔지니어링 기술에 중점을 둔 시스템 통합화 기술만 효과적으로 개발 제시된다면 기술의 성공가능성이 매우 높으며 특히 보급을 위한 경제성 확보 측면에서도 매우 유리할 것으로 판단된다.
현재 추진하고 있는 보급형 ZeSH 개발사업은 과거에 일반적으로 추진되던 바와 같이 표준화 도면을 작성 제시해 획일화된 형태의 주택을 보급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주택 에너지 자립을 위해서는 현재 제안한 기술 이외에 매우 다양한 종류의 에너지 요소기술을 조합해 달성할 수 있으며 사실 이 자체가 창조적 설계 활동인 것이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 궁극적으로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는 1~2개 유형의 ZeSH 표준 주택모델 개발 제시가 아니라 주택 에너지 자립화를 위한 접근방법론의 수립과 산학연의 협업체계를 위한 제반 문제의 해결, 통합화를 위한 엔지니어링 자료의 수립 등 자립화를 위한 방향성을 제시함으로써 다양한 형태의 독창적인 ZeSH 건물이 도출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1단계 목표를 열부하 70% 자립수준으로 설정한 배경도 경제성 여부에 따라 낮은 수준의 자립률부터 보급하면서 궁극적으로 완전 자립화 기술을 구현하자는 의도인 것이다.

6. 고층아파트의 제로에너지화를 위한 접근방법
앞서 기술한 바와 같이 건물의 에너지소비를 제로에너지화 하기 위해서는 그 건물의 부하 및 에너지 소비패턴이 가장 중요한 요인이다. 주거건물이라는 측면에서 단독주택, 연립주택, 공동주택 등이 모두 같은 부류로 취급되고 있지만, 예를 들어 20층 내외의 일반적 고층 아파트의 경우 대부분의 세대가 전후면 2개 외피만 존재하며, 구조 또한 단독주택과 상이하기 때문에 부하 측면에서는 큰 차이가 있을 수 있다.
특히 최근에 유행하고 있는 초고층 아파트의 경우 세대당 1개 외피만 존재하는 경우도 다수 있으며, 고층 경량화에 따른 외피 및 설비 시스템의 변화로 인해 부하 패턴에 있어 오히려 상업건물에 가까운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ZeSH의 경우와 같이 단독주택을 대상으로 추진됐던 접근개념을 그대로 공동주택으로 적용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
한편 공동주택의 경우 단지개념이 도입됨으로 인해 기존 단독주택에서는 고려하지 않았던 공용시설 및 커뮤니티 시설에 대한 배려도 추가돼야 한다. [그림 11]은 공동주택 단지를 공용시설, 커뮤니티 시설, 동 및 단위세대로 구분하고 각각에 대해 주도적 부하성분 및 이를 해결하기 위한 기술분야와 건물 내 기술의 적용부위로 구분해 도식해본 개념도이다. 공동주택 단지의 경우 단독주택과 달리 공용시설의 개념이 도입되기 때문에 자연에너지 활용에 있어서도 접근방법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
특히 신재생에너지의 경우 자원의 유효 시간대가 서로 상이하기 때문에 다수의 세대가 존재하는 공동주택 단지의 경우 유효 이용률 측면에서 단독주택보다 유리한 점이 있다. 반면 세대당 유효 외피면적이 작기 때문에 공용시설 및 각 단위세대를 위한 자연에너지 활용시스템을 위한 면적배분에도 많은 배려가 필요할 것이다. 한편 커뮤니티 시설의 경우 부하패턴이 상업건물과 유사하기 때문에 전혀 다른 차원의 접근이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
각동 및 단위세대의 자립화 과정은 부하패턴 분석이 선행될 경우 기존 ZeSH에서 수립한 설계진행과정과 매우 유사하게 진행될 것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적용되는 기술의 종류 및 방법과 우선순위에 있어서는 단독주택인 ZeSH와는 큰 차이를 가질 것이다. [그림 2, 3]에서 수립한 각 설계 단계별로 기존 ZeSH와 차별되는 부분을 정립해보면 다음과 같다.
첫번째 단계인 기후디자인의 경우 가장 큰 설계요소는 각동의 배치형태일 것이다. 일사 및 일조와 자연환기 및 자연배기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배치구조의 최적화 과정이 ZeSH와 차별되는 설계요소일 것이다.
두번째 부하저감 기술과 관련해서는 ZeSH와 동일하게 불투명 외피의 슈퍼단열 보강을 통한 연손실의 최대한 억제와 고기밀 고단열의 창호적용, 기밀시공을 통한 침기손실의 최소화가 주 목표일 것이다. 하지만 공동주택의 경우 세대별 외피형태가 단독주택과는 크게 다르며 특히 전후면 발코니 형태의 구조를 가지기 때문에 적용기술에 있어서도 많은 차이점이 있다.
발코니 공간의 경우 열손실 측면에서 열적 완충공간의 역할을 자연에너지 활용 측면에서 자연형 태양열 온실의 역할을, 환기 측면에서는 외기부하를 줄일 수 있는 예열부하용 장치로서의 복합적 역할을 하기 때문에 에너지 자립의 실험을 위한 가장 큰 설계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그림 10, 11]은 상기의 복합적 기능을 발휘하는 공동주택 발코니를 대상으로 성능 최적화가 필요한 환경변수의 도출 및 이들간의 상호관계를 예시한 것이다. 이들 환경변수의 최적화 여부가 건물 전체의 에너지 성능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이는 발코니의 성능이 부하저감 및 강제환기, 자연에너지 활용 등의 3계 설계 단계에 모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세번째 강제환기 설계단계와 관련해서는 역시 발코니 공간을 활용한 배열회수, 예열환기와 연계시켜 설계할 필요성이 있으며,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실내공기질(IAQ) 문제와도 같이 고민해야 할 것이다. 예열환기와 관련해 건물외피 공용부분을 활용한 공기식 태양열 집열시스템을 통한 예열환기의 개념도 도입 가능할 것이다.
네번째 자연에너지 활용단계에서는 난방 / 급탕을 위한 자연형, 설비형 태양열 시스템의 도입 여부, 전기부하 처리를 위한 태양광발전 모듈의 도입여부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며, 특히 적용부위가 남 측 발코니 공간으로 제한되기 때문에 환기 및 조망과 함께 적절한 면적배분에 대한 설계도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
마지막 단계인 백업시스템의 경우 ZeSH와 같이 가까운 미래에 연료전지 시스템의 적용이 가능할 것이며, 동단위의 소형 열병합 발전도 이미 선진국에서는 실용화되어 있는 기술이다.

7. 결론
본 논문에서는 ZeSH 중장기 개발목표의 1단계 사업인 70% 열부하자립 데모주택의 설계, 시공 및 성능평가 결과에 대한 결과를 요약 제시했으며, 이들 경험을 토대로 제로에너지 개념을 공동주택으로 확대하기 위한 가능성을 타진해 봤다.
공동주택은 여러 측면에서 단독주택과 상이한 점을 가지고 있으며, 특히 최근에 지어지는 초고층 주상복합 건물의 경우는 더욱 그러할 것이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 고찰한 바와 같이 기존에 단독주택을 대상으로 수립한 ZeSH 각종 접근방법 및 핵심적용기술은 공동주택으로 그대로 확대 적용하기 곤란하며, 철저한 부하분석에 대한 선행연구의 기반 하에 새로운 핵심기술의 도출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통합적 접근방법과 적용기술의 우선순위에 입각해 절약기술의 기반 하에 대체 에너지 기술로 확대해가는 기본 개념은 단독주택인 ZeSH와 동일하게 공동주택 및 초고층 주상복합에서도 지켜져야 할 것이다.
향후 공동주택의 부하분석 및 정량적 예측평가를 통해 보다 체계적이고 합리적인 형태의 자립화 방법 및 프로토타입 개발을 위한 연구를 수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