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재년월 ; 2004년 2월호
부제목 ; 교통수요관리의 필요성과 등장배경 및 추진방안

■기고 · 황상규 연구위원 / 교통개발연구원

'교통혼잡’이라 함은 교통시스템 운영상태가 차량 간섭으로 인해 더 이상 수용될 수 없는 수준으로, 수용 가능한 시스템 운영상태의 수준은 교통시설 형태, 지리적 위치, 시간대에 따라 달라진다. 일반적으로 통행거리는 인구와 통행횟수 및 일회 통행거리 증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증가하는데, 최근 여성의 사회활동이 증가함에 따라 남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크게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승용차 탑승인원이 줄어들고 대체교통 수단인 대중교통의 이용률도 저하됨에 따라 교통혼잡은 더욱 더 심화되고 있다.
교통혼잡 비용은 그림 2에서와 같이 도로에 차량 1대가 증가함에 따라 발생하는 전체비용(차량운행비용과 시간비용을 합한 일반화비용)의 증가분으로 정의되며, 도로를 주행하는 차량의 교통혼잡으로 인해 정상속도(교통혼잡비용 추정의 기준속도) 이하로 운행돼 발생하는 시간가치 손실, 차량운행비 증가와 같이 추가적으로 발생하는 총비용을 의미하고 있다.
도시부 교통혼잡 비용은 우선 도시별 차종별 차량대수와 차종별 차량당 일일 운행거리를 조사한 후 교통혼잡으로 인한 차량속도와 운행시간의 차이를 산출하는데, 여기서 혼잡기준 속도는 서비스 수준 D인 27km/h로 설정하고 각 도시의 평균속도를 이용해 산출하고 있으며, 교통혼잡 시간대는 오전·오후 피크와 비피크로 나눠 총 12시간 30분을 설정해 전체 교통량의 76.3%에 해당하는 차량이 혼잡시간대에 운행하는 것으로 가정했다. 이와같은 방법으로 교통혼잡 비용의 각 구성요소의 당해 년도 원단위 값을 계산하고 지역간 도로와 도시부 도로에서 교통혼잡으로 인해 발생되는 비용을 산출했다.

국내 도시교통정책의 추진방법과 향후 전망
국내 도시교통정책은 늘어나는 교통수요에 비례한 도로공급 위주의 정책으로 정부의 재정압박과 환경문제의 야기로 추진 과정상 난관에 부딪치고 있다. 향후에는 지역간 도로기능을 분리해 도시 내에서는 중앙버스전용도로와 같은 대중교통을 위한 도로정비와 도시외곽 등에서 자동차전용도로 정비 등으로 구분해 추진할 전망이다. 다음은 현재 추진되고 있는 도시교통정책에 대한 소개 및 평가를 나열한 것이다.
◆대중교통우선정책 = 자동차 증가에 비례한 도로건설이 불가능해지자, 도로이용의 효율성 증진을 위해  지난 1970년대부터 수송효율이 높은 지하철과 버스에 많은 투자를 추진했다. 그러나 대중교통망 확충과 재정지원에도 불구하고 대중교통 수송분담률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이는 버스수요가 지하철로 전환되었을 뿐 전체수요는 거의 증가하지 않았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앞으로는 버스와 지하철을 통합적으로 운영·관리하는 정책(환승시설 및 정보, 통합요금제 등)이 더욱 요구될 것으로 사료된다.
◆첨단화된 교통운영관리 = 새로운 교통시설 확충보다 기존시설의 유효용량을 증대시키는 첨단기법의 교통운영관리제도가 추진됐다(예 : ITS 등). 그러나 이 접근방법은 일정수준까지의 교통시설이 공급된 상태 하에서는 실효성을 거뒀지만, 개발도상국처럼 교통시설수준이 열악한 상태에서는 무의미한 정책이 될 수 있다.
◆혼잡통행료 부과 등 교통수요관리 도입 = 1980년대에 이르러 교통혼잡에 따른 외부비용을 교통혼잡 유발자에게 부과하는 가격정책이 제시되기 시작했다. 이는 특히 도심지 주차수요관리의 시행으로 투자재원 마련은 도심차량 유입을 억제하는 기능을 하고 있다. 이 밖에도 혼잡통행료 징수으로 인한 시행효과도 있었으나 지체발생과 소득계층 간의 형평성 문제가 제기되기도 했다. 향후에는 시장경제원리에 근거하는 정책은 징수기술 발전으로 더욱 활성화될 전망이다.
◆환경정책과의 연계 등 교통혼잡관리 = 자동차 배기가스로 인한 환경문제의 심각성으로 교통정책과 환경정책을 통합적으로 추진하려는 시도가 추진됐다. 이는 자동차 배기가스에 따른 환경오염 저감과 보행자의 통행권 보장을 위해서 토지이용제도를 활용해 주요 도심지에서 자동차의 통행을 원천적으로 제한하는 정책으로 추진됐다.

교통수요관리의 등장배경과 유형
교통수요관리(TDM : Transport Demand Management)는 도로망, 도시철도망 등의 교통 인프라(Infra) 확충과 같은 경제활동을 지원하는 교통정책은 필요하지만, 교통시설 확충은 재정문제, 환경문제, 투자효과 등 추진상 어려움이 제기돼 이를 보완하는 교통정책의 하나로서 대두되기 시작했다.
교통수요관리란 통행자 통행행태 변화를 통해 교통수요를 조절함으로써 교통혼잡을 줄이는 제 관리 기법으로, 1인승 개인교통수단에서 다인승 차량, 대중교통수단으로 전환해 교통혼잡을 완화시키는 기법이다. 넓은 개념에서의 TDM은 성장관리적 성격을 띤 토지이용규제(건폐율 제한, 건물높이 제한, 교통영향 평가)과 통신기술을 이용한 방안 등 매우 다양하지만, 좁은 의미의 교통수요관리 방안은 자가운전자 규제, 직장 출근패턴 수정, 대중교통수단 이용을 장려하기 위한 이용자 보조 정책들로 대부분 단기간 내 적은 비용으로 효과를 나타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라 할 수 있다.
교통수요관리 유형은 가격기능을 활용하는 시장 중심의 관리방안과 제도적 규제를 활용하는 관리방안으로 구분이 가능하고, 개인에게 직접 영향을 주는가, 혹은 간접적으로 개인이 속한 기관이나 관련기관 등에 영향을 주는가에 따라 직접 방안과 간접 방안으로 세분화된다.
교통수요관리 방안의 추진기법은 다음과 같이 5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 첫째 통행시간대를 변경하는 방법인데 이는 첨두시간대의 교통을 비첨두 시간대로 분산시켜 교통수요를 시간적으로 분산시키는 기법으로 자율시간 출근제나 시차통근제 등이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둘째로는 통행경로의 변경이다. 이 기법은 혼잡도로내 교통수요를 공간적으로 분산시키는 것으로 신호시간 조절이나 진입도로 폐쇄 등을 들 수 있다.
다음은 통행수단의 변경인데 이는 대중교통수단의 편리성을 향상시켜 나홀로 차량의 수송분담율을 저하시키는 기법으로 버스전용차선의 설치 등이 있으며, 네번째로는 자동차의 효율적 이용으로 카풀과 같이 자동차의 탐승인원을 증가시킴으로서 목적통행량은 변함없이 자동차의 통행량을 감소하는 기법이다. 마지막으로 통행발생원의 조정으로 재택근무나 근무일수 단축, 토지이용정책 등이 있는데 재택근무를 실시할 경우 이를 실시하는 만큼 통행수요가 감소된다.

교통수요관리의 추진방법 및 시행효과
우선 교통수요관리의 법적 근거를 살펴보면 도시교통정비촉진법 ▲제15조(교통수요관리의 시행) “시장은 도시교통의 원활한 소통과 대기오염의 개선 및 교통시설의 효율적인 이용을 위하여 관할지역안의 일정한 지역에서 다음 각호의 교통수요관리를 시행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되는 때에는 지방도시교통정책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이를 시행할 수 있다.” ▲제16조(자동차의 운행제한) “시장은 도시교통정비지역안의 일정한 지역에서의 자동차의 운행을 억제하여야 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되는 때에는 1회에 30일 이내의 기간을 정하여 자동차의 운행을 제한할 수 있다.” ▲제17조(혼잡통행료의 부과·징수 등) “시장은 통행속도 또는 교차로지체시간 등을 고려하여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혼잡통행료 부과지역을 지정하고, 일정시간대에 혼잡통행료 부과지역으로 들어가는 자동차에 대하여 혼잡통행료를 부과·수할 수 있다.” ▲제18조(교통유발부담금의 부과·징수) “시장은 도시교통정비지역안에서 교통유발의 원인이 되는 시설물의 소유자로부터 매년 교통유발부담금(이하 “부담금”이라 한다)을 부과 및 징수할 수 있다.” 등을 들 수 있으며, 이 밖에도 주차수요관리, 기업체수요관리 등 지자체에서 조례 제정으로도 추진이 가능한 교통수요관리방안이 다수 있다.
이와같은 법적은 근거를 바탕으로 교통수요관리를 추진할 경우 다음과 같은 고려사항이 필요하다.
◆효과성 = 효과성은 투자에 대한 목표달성과 그 정도를 나타내기 때문에 교통정책을 평가할 때 매우 중요한 평가지표이며 속도개선 및 통행감소 효과 등이 있다.
◆형평성 = 형평성은 정책시행에 따른 사회적 편익과 비용이 어떻게 재분배되며 어느 계층과 어느 집단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살펴보는 기준으로, 자동차통행 규제 또는 재정 부담을 주는 일련의 규제를 통해 자가용 승용차를 이용하는 일부 계층이 속도개선 효과를 봤다고 할 때,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하는 계층은 상대적으로 편안함, 안락함 그 외 부분에서 불이익을 보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정치적 수용성 = 정책 채택과정에서 정치인이나 일반대중이 반대를 할 가능성이 높고 반대는 정책 결정과정 뿐만 아니라 자치단체 의회, 중앙정부 관계기관, 국회, 대통령에 의해서도 영향을 받을 소지가 크다.
◆실행 가능성 = 교통정책은 현실적용을 전제로 하기에 실행 전 현실에 적용할 수 있으며 “실행 가능성이 있는가”라는 가능성 여부를 분석하는 것이 중요하다. 외국에서 성공한 제도라도 그 나라의 실정과 특수한 여건이 작용한 경우가 있으므로 제도의 성공을 성공자체의 결과보다는 성공요인을 검토해 우리 실정에 적용이 가능성을 분석해 봐야 한다.
◆비용과 수익의 고려 = 비용과 수익의 문제는 교통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각종 대안을 검토할 때 가장 큰 현실적 제약여건이 될 수 있는 문제로, 이상적인 대안이 있어도 투자비용이 재원조달 가능성이 희박하다면 검토대상이 될 수 없다.
현재 교통수요관리 시행사례를 살펴보면, 승용차부제 운행과 혼잡통행료 등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승용차부제 운행의 경우 자율부제운행은 현재 관공서를 중심으로 시행된 반면, 강제적 자율부제는 1988년 서울올림픽 개최 및 성수대교 붕괴에 따른 승용차 10부제 시행 등 국가적 행사 등에 적용됐다.
그러나 자가용 승용차를 생계수단으로 이용하는 시민의 반발이 많았고 고소득계층의 예비차량 구입으로 자동차가 증가해 10부제 시행효과가 상대적으로 줄어 당초 목표치에 미달하는 등 문제점도 지적된 바 있다. 혼잡통행료(Congestion Pricing)는 서울시에서 1996년 11월 11일부터 남산 1, 3호 터널에 실시중으로 부과시간대는 평일 7시~21시, 토요일은 7~15시이며, 공휴일 및 일요일은 제외하고 통행요금은 2천원이다.

교통혼잡특별관리구역제도의 추진방안
교통혼잡특별관리구역제도는 교통수요관리시책 추진시 종합적(comprehensive)이질 않고 개별적으로 추진되는 경향이 짙고, 또 단기 위주(near term) 정책이 주종을 이뤄 근원적 대책으로는 한계가 있었다. 아울러 교통혼잡이 발생되는 국지적인(at point)지역에 대한 교통대책 마련에 비중을 두는 등 기존 교통수요관리시책의 한계성에서 비롯했다.
따라서 이처럼 기존 교통수요관리시책의 한계로 특정한 교통혼잡지역에서 발생되는 교통정체에 대해서는 근원적인 대책이 되질 못했다. 이에 승용차의 운행을 획기적으로 줄이기 위해서는 승용차 운행억제와 대체교통수단의 육성방안 등 종합적이고 다각적인 접근대책이 필요하며 보다 장기적인 차원에서 정책대안의 마련과 예상되는 문제에 대한 대비책이 요청된다.
이런 배경에서 도시교통정비촉진법에 교통혼잡특별관리구역의 지정 및 관리에 관한 법적 근거가 마련돼 동대문상가 밀집지역에 대한 시행계획을 마련, 추진할 예정이였으나 청계천 공사로 보류된 상태다. 관련법 제27조에서는 구역을 지정하고, 교통관리의 실행(제25조), 교통관리의 목표관리(제28조), 교통혼잡특별관리구역 등의 지정기준(시행령 제30조), 교통수요관리조치 대상시설물(시행령 제31조), 통행여건 개선 및 대중교통이용촉진 시책(시행령 제32조), 특별관리구역 등의 해제기준(시행령 제35조) 등 관련조항을 지정, 추진 중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