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재년월 ; 2004년 3월호
제목 ; 수동경사식을 승강식 교체, 검증필요
부제목 ; ‘5천만원의 가치창조’ 목표, 그린파킹 적용가능

■ 기고 : 경서엔지니어링(주) 민덕주 사장

차량 1천만 대 시대를 맞이한 지도, 서울의 평당 주택 가격이 1천만 원이 넘은 지도 몇 년이 지났다. 자동차 등록대수가 1천4백만 대를 넘어서 1가구 1차량 시대에 도래했고 주5일 근무제로 인한 휴가 차량 증가와 여성의 활동 증가로 ‘1가구 1.5차량 시대’에도 대비해야 하는 시점에 도달했다. 이에 주차난은 더욱 더 심각한 상태에 이르고 있으며 해결방안 또한 점점 더 비싼 대가를 치르고 있다.
정부는 주거지역의 주차장 설치기준을 강화하고 도심지 주차수요는 억제하기 위해 도심지역의 주차장 설치 제한 지역을 확대 시행하는 등의 강력한 주차장 관리정책을 펴고는 있지만 일반인들이 느끼는 주차질서의 체감온도는 아직 낮다.
이처럼 교통·주차 환경과 관련 정책이 거침없이 변하는 동안 10년 넘게 변하지 않는 것이 하나 있다. 주택가나 상가에 널려 있는 ‘수동경사식 2단 주차기’가 그것이다.
이는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한결같이 녹슬어 쓰지도 못하고 주차에 방해만 되는 ‘뒷길 주차장의 표상’인 양 버티고 있는 꼴불견인 것이다. 이제는 너무 오래 방치되어 있어 모두를 무감각하게 만들고 있으며 문제 제기조차 하지 않는 희한한 존재로 전락하고 있다. 정부는 물론 자치구 담당 공무원, 일반인들 조차 뇌리 속에서 사라진 지 오래다.
수동경사식 2단 주차기로 인한 사회적·물질적 피해를 추산해보면 대략 ‘1만 대×5천만 원 = 5천억 원’ 가량으로 이 가치를 10년이나 방치해 놓은 것도 결코 적지 않는 피해이지만, 더욱 더 심각한 문제는 ‘2단 주차기는 못쓰는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일반인들에게 고착화·정형화시켜 모든 주차정책에서 승강식 2단 주차기를 열외한 것이 더 큰 피해라 할 수 있겠다.

“승강식 2단 주차기 1대 인정은 단추를 잘못 꿰 찬 정부 당국의 오류”
승강식 2단 주차기 위주로 주택가 주차난 해결 방안을 강구한다면 주차난 해결은 그렇게 큰 부담이 아닐 것이다. 차량이 아무리 늘어난다고 해도 최대한 1가구 2차량 이상은 되기 어려우며, 현행 자주식 주차면적에 2단으로만 주차시키면 어느 정도의 주차난은 해결되리라 사료된다.
이와 같은 간단하고 초보적인 계산방법을 부정하는 주차정책이 지금껏 지속되고 있는 것은 잘못된 고정관념의 고착화 때문일 것이다.
굳이 또 다른 이유를 찾는다면 1톤이 넘는 승용차를 전동이 아닌 수동으로 작동해 원천적으로 사용이 불가능한 수동경사식 주차기 설치를 쉽게 허가해주는 제도상에도 문제가 있다. 문제가 이와 같다면 방치되어 있는 수동경사식 주차기를 타 기종으로 대체한다는 등의 대안이 존재해야 하는데, 전동식인 승강식 2단 주차기 조차도 2대 주차로 인정해주고 있지 않아 ‘애초에 단추를 잘못 꿰 찬 정부 당국의 오류’라는 비판을 면치 못하고 있다.
현재까지도 주차에 방해만 되는 수동경사식 2단 주차기는 2년마다 시행되고 있는 정기검사에서 검사비만 내면 합격되고 있으며, 공간 및 이용의 불편성으로 철거할 경우 벌금을 부과하기 때문에 이미 철거한 사람들은 검사를 받기 위해 비슷한 고철을 찾는 등의 ‘눈 가리고 아웅식’의 방법을 모색하곤 한다. 이를 자동차에 비유한다면 엔진도 없는 고철 차량을 정기검사에서 합격시키는 것과 같은 비합리적인 검사행정이라 할 것이다.
이와 같은 편법을 이용해 정기검사만 받으면 통계상으로는 2대 주차로 무조건 ‘이상 蕪!’를 외치는 관료사회처럼 아무 이상없는 주차장으로 기록되기 때문에 이제껏 문제점으로 노출되지 않고 베일에 쌓인 채 10년이 흘러 왔다. 이는 주차정책의 허구성과 탁상행정적인 부분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수동경사식 2단 주차기, 정기검사 ‘무조건 합격’ 처리로 방치율 커져
지난해 12월 31일자로 공포된 주차장법 개정안에서도 부설주차장을 주차장 외의 용도로 사용하거나 본래의 기능을 유지하지 않을 경우 벌금을 부과하는 ‘이행강제금 제도’나 주차공간 확보를 위해 주택 내 정원이나 화단 등을 보유하면서도 주차장을 설치하지 않는 기존 건축물에 대해서는 주차장 설치를 권고하는 ‘주차장 설치 권고제도’ 등을 신설해 정부 당국의 적극적인 태도를 보여줬으나, 수동경사식 주차기에 대한 대안이나 승강식 2단 주차기의 주차대수 2대 인정 등에 대한 언급은 전무했다.
이번에도 2단식 중 특히 수동경사식 2단 주차기가 예외로 취급되어 검사의 ‘무조건 합격’으로 주차장에 존속하게 된다면, 향후에는 10년이 아닌 ‘100년의 기록’이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세워질지도 모른다.
이와 함께 지난해 초 <월간 엘리베이터.주차설비> 誌 1월호에 소개된 ‘2003년도 주차정책, 수위 높힌다 ’ 기사에서 “부설주차장의 불법용도 변경 방지를 위한 대안으로 자동차 번호판 자동인식, 주차실 내 차량 자동입고를 비롯해 주차요금징수·관리 등 주차 전 과정을 자동으로 제어해 대량·고속으로 주차하는 ‘지능형 기계식 주차장치’ 개발을 추진하고, 또한 단독주택과 소규모 건물 등에 설치해 편리성을 높힐 수 있는 ‘2단 기계식 주차장치’ 에 대한 기술 개발도 추진하겠다”는 건설교통부의 발표 내용은 당시의 마스터 플랜으로만 제시되고 그 후속타가 전혀 없어 업계 혼란만 가중시켰다.

묶여있는 2단식 통제라인, 정부는 방어벽보다 권장책 제시해야
승강식 2단 주차기는 지난 1994년 12월 12일 건설교통부가 각 시·도로 통보한 ‘기계식주차장 정부인정제도 운영지침’에 따라 현재까지 주차대수를 2대에서 1대로 인정해오고 있다. 그러나 당시 평가 절차가 자체 내부에서 어떤 기준으로 판별됐는지도 투명하지 않으며, 이 기종에 대한 설치 제한이냐 권장이냐 하는 건설교통부의 기본적인 정책 마저도 확실한 입장 표명이 없는 형편이다.
2단 주차기는 주차면 1면에 5천만 원의 가치가 있다. 따라서 향후 승강식 2단 주차기를 2대로 인정하는 관련 법령이 개정된다면 5천만 원의 가치가 추가 증대됨과 아울러 전국적으로도 ‘5천만 원의 가치창조’가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건설교통부에서는 이에 대해 방어벽을 치기 보다는 적극 권장하는 정책을 제시해야 한다.
재언하면 승강식 2단 주차기를 제외하고 주차난 해결을 모색한다는 것은 본질 자체를 외면하는 것으로 해결방안이 나오기 힘들다는 것이다. 이는 현재 서울시에서 추진하고 있는 그린파킹 프로젝트에도 적극 적용해 능률적인 시행 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다. 비근한 예로 비교적 성공적인 정책으로 해석되고 있는 ‘내 집 주차장 갖기 운동’에도 승강식 2단 주차기를 설치해 주차 능률을 2배로 증가시킬 수 있는데 이는 물론 주차기의 확실한 성능을 전제조건으로 제시할 경우에만 가능하다.
그러나 문제의 관건은 어떤 방식으로 성능이 확실한 승강식 2단 주차기를 선정해 주차정책에 반영하느냐다. 이에 대한 필자의 사견은 어차피 사용을 못하고 있는 수동경사식 2단 주차기 몇 대를 선정해 시험적으로 승강식 2단 주차기로 교체, 실제 작동 및 사용해 보면서 주차효율성을 검증한다면 얼마 지나지 않아 그 개정 여부를 판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교체 사용하는 과정에서 현재 승강식 2단 주차기를 2대로 인정해 사용하고 있는 일본 제품과의 비교 검증도 필요할 것이며, 향후에는 이와 같은 방법의 검증 결과를 바탕으로 서울시의 그린파킹 프로젝트를 비롯한 각 지방 자치구의 주차정책에도 적극적인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된다(문의 ; 경서 엔지니어링(주) / 전화. 032-562-5161, 웹. www.parki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