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재년월 ; 2004년 3월호
제목 ; 고속 경량화 실현, 인력 자본은 부족
부제목 ; 승강기·주차기 혼합된 ‘신개념 기술’ 실현화

지속적인 경기불황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기계식 주차설비 시장은 약 1천7백억여 원(설치면수 기준)에 달해 최대 호황이였던 IMF 전인 1997년 수준으로 회복세를 보였다. 교통안전공단과 한국주차설비협회 자료에 따르면, IMF 전후를 기준으로 약 2~3배의 시장규모 변화가 있었으며 기종별 설치물량 또한 이 흐름과 비슷하나 평면왕복식, 다단식, 다층순환식은 꾸준한 성장을 보이고 있는 추세다. 1999년 이전에는 면당 4백20만 원, 2000년 이후에는 면당 4백만 원이라는 단가 하락을 감안한다면 2002년과 지난해 시장규모는 조금 더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타 사업분야와 마찬가지로 기계식 업계도 IMF를 계기로 수많은 건설업체의 부도 및 폐업으로 공사대금의 어음이 부도난 경우, 건설업체나 건축주로부터 받지 못한 미수금, 물량 감소 등의 경영난으로 많은 업체가 정리되는 아픔을 경험한 바 있다.
현재 기계식 업체의 특징은 다음과 같이 다섯 가지로 요약해 볼 수 있다. ▷모 기업이나 동종 그룹 회사의 직·간접적인 지원 및 지명도 등 유리한 조건으로 꾸준한 성장을 유지하고 있는 대기업 관련 업체 ▷자체 고유 기종을 중심으로 전문화해 IMF을 극복하고 자체 자생력을 확보하고 있는 전문업체 ▷양쪽 사업의 장·단점을 적절히 활용해 IMF을 극복하고 꾸준한 성장을 유지하고 있는 기계식 주차설비 및 승강기 사업의 혼합업체 ▷미니로터리 등 전문 기종을 특화한 후 시장에 진출해 성장을 유지하는 기계식 주차설비 기종 전문업체 ▷마지막으로 기타 중소 규모 업체들인데 이는 IMF 이전부터 꾸준한 영업을 펼치고 있는 업체와 신규 진출한 업체로 나눠볼 수 있다. 그러나 후자는 기존 회사의 퇴직자 등이 독립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실제적인 신규 인력이나 자본 유입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위에서 살펴본 기계식 주차설비 시장 규모와 현황의 변천 만큼 기술 분야도 그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다. 주차기 특성상 설치 현장 여건에 따라 변수가 많고 단일 기종의 시스템 구성 원가가 높음을 이유로 신규 기종은 물론 기존 기종에 대한 개선도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었지만, 초기 일본이나 유럽에서 기술 도입 단계를 거쳐 현재는 정착 및 개선 단계로 진행되고 있는 중이다. 다음은 각 기종별 특징과 기술 변화를 중심으로 살펴본 것이다.

◆단순식 = 단순식은 형식승인 도입 시까지는 많은 대수가 설치됐으나 사용의 불편함과 상부 1대만 인정하는 주차대수 등의 문제로 기술 및 품질 개선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국내 시장에서는 장점보다는 문제점이 많은 기종으로 인식되고 있다. 특히 기존에 설치된 유압경사식은 방치 현장이 더 많아 기계식 주차설비에 대한 인식 제고가 선행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초기 도입 단계 때 외국의 경우 단순 2단 체인식에 대한 수요가 있었고 국내에 도입된 4 Post식보다 2 Post나 유압식을 요구하는 경향이 있다. 4 Post의 경우 운전자가 차량에 승·하차할 때 전방 Post의 간섭으로 불편하지만, 2 Post는 Post를 차량 앞쪽에 위치시켜 4-Post의 사용상 불편함을 해결하고 있어 외국에서 특히 선호도가 높다. 일본의 경우도 대부분 2 Post나 유압식을 사용하고 있다.

◆다단식 = 다단식은 승강횡행식(Puzzle)과 승강기식으로 구분되나 국내의 경우 대부분 퍼즐식이고 기술적으로 시스템이 간단해 기술 변화는 그리 많지 않았지만, 2000년까지 전체 물량의 7~8%를 점하던 것이 이후 다소 증가해 9~11%를 차지하고 있음을 볼 때 이 기종의 주차 수요는 지속적임을 알 수 있다. 기술적인 변화는 하강 방지용 안전장치가 솔레노이드 훅(Solenoid Hook) 방식에서 안전 파이프(Pipe) 방식으로 변경된 점과 공작물 규정상 4단까지 적용하던 높이 규정을 5단까지 적용하고 있다는 것을 들 수 있다.

◆다층순환식 = 다층순환식은 현재 기계식 주차설비 중 지하 공간을 이용하는 소규모 주차장에 가장 많이 적용되는 기종으로 꾸준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면수 기준 22~24%). 초기 도입 시기에는 ▷구동부 용량 부족으로 중·대형 차량 승강 시 문제 ▷인버터 용량 문제 ▷횡행구동부의 7NT 스프라켓 품질과 마모 문제 ▷파레트 연결 컨넥터 공차 등의 문제가 운행 에러를 발생시켰다. 현재 이러한 문제는 대부분 해결돼 품질 안전을 유지하고 있으나 저가 수주에 따른 성능 저하(구동부 용량 감소 - 속도 감소 등) 문제는 숙제로 남아 있다. 다양한 옵션 기종이 개발돼 설치 운행 중에 있는 이 기종은 TT 내장형, 진입층 위치에 따라 중간 리프터 부착형, 리프터 후 슬라이더형, 지하형인 아닌 파레트에 직접 입·출고하는 직접승입형, 특히 TT을 하부에 설치해 상부 공간을 타용도로 전용할 수 있다.

◆수직순환식 = 도입 초기의 수직순환식은 승강기식이 본격 설치되기 전에는 타워식이 주종이었으며 설치 공간의 최소화라는 강점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대수별 구동부 상이, 구동부 가격의 고가 및 수급 한계, 45대 이상 설치 및 구동부 문제, 메인 체인의 고가 및 수급 문제 등을 이유로, 정식 로터리 기종은 일부 대기업을 제외하고는 공급이 불가능하며 가격 문제 등으로 신규 수요 창출이 어려워 현재 사양기에 접어들고 있다.
그러나 공작물로 공급되고 있는 8대 이하의 미니로터리식이 빠르게 시장을 형성하고 호응도도 높아 수직순환식 시장을 대체하고 있는 실정이다. 미니로터리식은 설치 현장 여건에 관계없이 규격화가 가능해 대량 생산을 할 수 있는 기종으로, 원가 절감 및 품질 관리에 잇점이 있으며 몇몇의 전문업체에서 꾸준한 기술 개발에 힘써 향후 성장성이 높을 것으로 판단된다. 이 기종은 서울시가 추진하는 ‘그린파킹 2006(Green-Parking 2006)’ 프로젝트에 주택가 소규모 주차설비로 공급되는 하나의 대안이 되고 있으나, 가격 문제와 주택가 설치 시 비전문가나 어린이 안전을 담보할 수 있는 안전장치 및 펜스 등 추가적인 조치가 요구되고 있다.

◆승강기식 = 현재 시장 점유율이 가장 높은 기종으로 IMF 이후 증가율도 가장 높다. 이 기종은 종류가 다양하나 크게는 독립형과 건물 내장형으로 구분된다. 독립형은 건축물에 준해 시공하기 때문에 구조 설계나 외장 등 기계 자체 외 부대 공사도 병행하므로 많은 부분을 검토해야 하는 기종이다. 기본 원리는 일반적인 승강기 시스템을 도입한 것으로, 승·하강 속도는 일반 승강기 속도가 오피스 빌딩인 경우 120M/min 이상임을 감안해 승강기식에도 90M/min이 일반화되고 있고 105M/Min도 도입되는 실정으로, 이같은 속도 경쟁은 승강기 속도 경쟁과 더불어 계속될 것으로 사료된다.
여기서 아쉬운 점은 승강기 업계의 최대 관심사인 MRL(Machine Room less : 기계실 없는 구동부)에 정작 주차기 업계는 관심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승강기 분야에서 다양한 종류의 MRL이 도입되고 있음을 감안해 향후 기계식 주차설비에도 설계 반영은 물론 검사 관계도 다양한 검토가 필요할 것이다. 이와 함께 일본의 경우 입·출고층에서 운전자가 기계식 주차설비라는 느낌이 들지 않도록 일반 건물에 준하는 내장 공사를 하고 있음을 고려해 이 부분도 고객 감동 차원에서 짚고 넘어가야 할 내용으로 사료된다.

◆평면왕복식(Cart식) = 흔히 Cart식으로 칭하는 평면왕복식은 대규모 지하 주차장에 적용이 가능해 1990년도 중반 광주은행 본점에 대규모로 설치 사용된 이후, IMF 시점까지 꾸준히 성장하고 기술 향상을 이뤄왔으나 낮은 설치 공간 효율과 지하 공간에 대한 사전 설계 반영의 문제 등으로 2001년 이후 성장세가 점차 둔화되고 있다. 그러나 다층순환식과 비교해 고속도 운행, 다수 카트 설치 등의 고장에 대한 신뢰성 확보로 향후에는 상당한 물량이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이 기종은 리프팅과 카트의 동시 작동으로 운행되기 때문에 그 동안의 기술 개발은 이 두 가지 시스템에서 진행됐다.
리프팅의 경우 초기 대부분 유압식에서 기계식으로 변경하면서 고속화를 이룩했으며, 카트 부분의 파레트 견인 부분은 후킹 타입(Hooking type)에서 프릭션 타입(friction type)으로 변경하면서 고속화와 파레트 경량화를 실현했다. 일부 업체에서는 파레트를 사용하지 않는 무 파레트 카트를 개발·설치해 운행하고 있기도 하다.

◆승강기슬라이드식 = 현재 설치되는 기계식 주차설비 기종 중 가장 난해하고 복잡한 기술로 인식되고 있는 승강기슬라이드식은 타 기종과 많은 차별을 보이고 있다. 이론적으로 파레트 이용이 가능하나 국내에 설치된 현장의 대부분은 일반적으로 무 파레트 기종으로 인식되고 있다.
현재 원천기술은 유럽에서 도입된 기술로 국내 실정에 맞게 개선한 것에 불과하다. 초기에는 수주의 고단가로 일부 기업에서 국산화 개발을 시도, 제작해 설치·운행했으나 어느 업체도 성공을 거두지 못해 이 기종을 어려움을 단적으로 증명하기도 했다. 원천 기술을 도입한 업체도 국내 현장에 맞게 일정 부분만 개선했을 뿐 기본적인 부분은 개선하지 못한 기술적 한계를 기지고 있다.
일부 업체에서 자체 개발, 기술 도입 설치, 현장 문제점 발생 등의 과정을 집약해 새로운 설계로 일부 현장에 적용하고 있으나, 경쟁업체 관계자들의 대부분은 “기존 업체의 시스템 개념 범주을 벗어나지 못하는 수준”이라는 평이다. 향후 경우에 따른 지적재산권 분쟁 문제가 일어날 소지도 있다. 이 기종은 대부분 지하 공간에 설치되므로 사전 설계 시 충분히 반영돼야 하는 문제점과 이 기종 반영 현장은 평면왕복식으로 대체가 가능한 점 등의 이유로, 한때 기술력과 신개념 주차에 대한 수요자의 관심으로 IMF 직전 전체 물량의 10% 수준까지도 성장했다. 그러나 2000년 이후 감소세를 보이고 있으며 IMF 이후 최대 호황기였던 지난해에도 물량이 감소했다.
현재 무 파레트, 신개념 주차설비 등의 장점을 살리기 위해 새로운 개념의 기술 개발이 요구되고 있는데, 이는 키 락(Key Lock) 문제 해결, 로봇 부분의 개선, 메인 구조물 경량화를 위한 MRL 도입 등을 위주로 개선해 나가야 할 것이다. 또한 지하에 설치되는 관계로 사전 설계 반영의 문제 해결을 위해 현재 일부 업체에서 기 설립 운영 중인 독립 타워형 설치도 적극 고려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기타 기종 = 지하 공간의 최대 효율성을 가지는 수평순환식의 경우 종행구동 시스템 부분이나 파레트 컨넥터 부분 등 자체 시스템의 신뢰성 문제로 성장에 한계를 보이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는 운전자가 주차설비에 탑승한 후 주차설비가 주차 위치까지 이동한 후 운전자가 차량을 운전해 주차 위치에 주차 후에 계단이나 기타 수단으로 주차장을 벗어나는 방식의 탑승식 주차설비가 법적으로 인정되고 있지 않지만, 일본은 이 기종이 다량 설치·운영되고 있음을 감안해 국내에 적용 여부를 고려할 시점이 왔다고 판단된다.
철골 자주식에 카 리프트 부착으로 공간 효율을 높일 수 있으나 카 리프트 규정상 공작물형인 경우 8m 이하인 높이 문제와 승강로, 승강로 지붕 문제 등으로 실제 적용이 곤란한 문제를 앞서 말한 탑승식으로 대체할 경우, 많은 현장에 대체 수요를 유발할 것으로 사료되며 일본은 이 기종을 개선해 자동화 단계까지 개발 완료된 상태다.

◆주차기 업계의 향후 전망 = [표 2]에서와 같이 지난해는 IMF 이후 최대 호황의 해로 기록됐지만, 올해와 그 이후에 대해서는 불명확한 전망만 나오고 있음을 업계는 주목해야 할 것이다. 이미 일부 업체에서는 물량 감소의 어려움과 원자재 파동에 대한 우려가 경영상의 어려움으로 직결되고 있다. 향후 차별화의 심화를 감안해 기술적으로도 끊임없는 새로운 개념 시도와 함께 개선 설계가 요구되고 있으며, 이와 같은 시류에 얼마나 적절하고 명확하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기업의 성패가 결정될 것으로 판단된다.
기계식 주차설비 시장은 약 1조5천억 원에 달하는 승강기 시장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구조 및 구동방법, 법령의 개정 추이 등에서 상이한 부분을 공유하고 있으며, 기계식 시장은 기술 및 관련법령 등에서 앞서나가고 있는 승강기 시장의 전철을 거의 그대로 밟아나가고 있다.
또한 향후에는 주차기와 엘리베이터 기술과의 만남도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신개념 엘리베이터라 일컬어지고 있는 닛본 오티스 엘리베이터의 오디세이 시스템(Odyssey System)은 수직 및 수평 운행 시스템을 결합한 통합 빌딩 시스템으로, 현재 적용 가능한 기술을 집대성한 최신 시스템이며 동일한 승강로 면적에 여러 대의 카를 운행함으로써 초고층 빌딩의 수요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수직교통 시스템이다. 머지 않은 미래에 이와 같은 개념의 주차기가 현실화될 것으로 사료되며, 이와 아울러 기술 세미나를 비롯해 정책 토론, 관계사의 현황 토의 등 상호간 교류의 장도 원활히 가져 업계 발전과 새로운 기술 개발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