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목 : 경제적 아이디어·조명 종합계획 도출해야
게재월 : 2003년 8월호

지난해 말 기계식 주차장 설치 규모는 전국적으로 2만5천3백86개소, 4만8천9백57기에 이르고 있으며, 차량 급증으로 공간활용도가 높은 기계식 주차장의 수요는 점차적으로 증가, 대형화되어 가고 있는 추세다. 이처럼 과거에 비해 실질적인 이용률이 높아짐에 따라 이제 포커스는 안전한 사용과 에너지 절감 등의 효율적 관리에 맞춰지고 있다.
그러나 이용만큼 관리는 제대로 안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특히 기계식 주차장 내 조명시설은 타 공간에 비해 획일적이고 별다른 계획없이 주먹구구식으로 설치되고 있어, 이용자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관리자·보수자의 원활한 유지관리도 어렵고 에너지 손실 또한 막대하다.
어떻게든 설치비용을 줄이려는 기계식 주차장 제작자와 경제적인 문제, 정기적으로 조명을 교체해줘야 하는 번거로움 등으로 조도를 낮추거나 조명시설을 폐쇄하고 있는 관리자의 행태도 이러한 문제를 부추기고 있다. 주차장에 설치되는 조명을 필수시설이 아닌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부가시설로만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전등설비 설계 도면도 거의 전무해 면적과 이용률, 위치에 따라 다르게 적용되는 조도기준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등설비 설계 도면은 거의 찾아 볼 수 없다. 두 곳의 지하 주차장은 그나마 조명계획을 세워 설계한 것이다.
관련법 조항에서의 수치나 구분도 구체적이지 않고 두리뭉실하다. 주차장법 시행령 제6조의5제8항에 의하면 “자주식 주차장으로서 지하식 또는 건축물식에 의한 노외 주차장에는 바닥으로부터 85cm 높이에 있는 지점이 평균 70룩스 이상의 조도를 유지할 수 있는 조명장치를 설치해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그러나 “70룩스 이상의 조도 유지”라고만 정해놓고 있어 제작자의 대다수가 이를 일괄적으로 적용, 거의 대부분 조도가 낮고 획일적인 조명시설로 기계장치 부분까지 조명이 미치지 못하고 있다.
특히 기계식 주차장 출입구의 조도가 낮을 경우, 운전자가 밝은 곳에 있다가 갑자기 어두운 주차기 안으로 들어가게 되면 순간 잘 보지 못하는 ‘암순응’ 상태가 발생해 주차의 어려움을 느낄 뿐만 아니라 안전사고가 발생할 위험도 있기 때문에, 향후에는 한국산업규격 조도기준에 따라 현재보다 2~4배 높은 150~300룩스로 시급히 상향 조정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주차장법 시행규칙에도 주차대수 30대를 초과하는 규모의 자주식 주차장의 경우 폐쇄회로나 녹화장치를 포함한 방범설비를 설치해야 하는 규정이 있어 주차장 적정 조도를 상향시키고는 있지만 이는 아직 일부에 불과하다.

조명설치 ‘주먹구구식’, 사고 위험 높아
그래도 사람이 오가는 자주식 주차장은 그나마 조명이 밝은 편이지만, 차량만 입출고되는 기계식 주차장의 경우에는 차량의 윤곽만 희미하게 보일 정도다. 따라서 주차장 안에서 작업을 진행해야 하는 유지보수자나 검사원들은 휴대용 조명기구가 없으면 출입하기조차 어렵고, 스프링쿨러에 다치거나 파레트에서 미끄러지는 등의 안전사고도 심심찮게 발생하고 있다. 여기에 사용하지 않는 기계식 주차장이라면 낮은 조도로 인한 안전사고 발생률은 더 높아진다.
교통안전공단 서울지사 주차사업팀의 장영수 검사원은 “검사를 다니다 보면 지하 기계식 주차장(다층순환식, 수평순환식 등)은 조명시설은 있어도 불량 상태로 방치해 둔 곳이 많으며, 일부 건물 외부의 2단식 주차기는 별도의 조명시설 없이 사용되고 있어 안전상의 허점이 눈에 자주 띈다”고 설명하면서,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조명계획을 시급히 수립해 이용자와 관리자, 검사원의 안전을 지켜야 할 것”을 강조했다.
자주식을 포함한 기계식 주차장 내 조명시설을 효율적으로 설계·관리하기 위해서 가장 선행돼야 할 부분은 주차장의 적정 조도를 유지하는 것이다. 초기 설치비용은 다소 증가하겠지만 한국산업규격 조도기준(KS A 3011)에 따라 설정, 이용자의 불편함을 덜어주고 안전사고 예방에도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다. 기계식 주차장 출입구(150~300)를 비롯해 실내·지하 주차장, 실외 주차장의 위치와 용도에 따라 다른 조도를 적용해야 한다. 예를 들면 차량출입이 잦은 주차위치는 60~150룩스, 대규모 유료 주차장이나 버스·트럭 터미널의 일반장소는 30~60룩스, 고속도로 주차지역은 15~30룩스를 적용하는 것이다.
승강리프트에 주차기의 가동 상태를 확인하는 모니터용 카메라를 설치, 주차타워 전체에 조명기구를 점등하지 않아도 모니터 감시가 가능하고 에너지도 절감되는 독특한 아이디어도 발상할 수 있다.
또한 대부분의 지하 기계식 주차장에 습기와 먼지 및 각종 유해 가스가 존재하기 때문에, 노출된 조명시설보다는 방습형 조명기구를 설치해 부작동으로 인한 보수의 빈도수를 낮추는 방법도 제시할 수 있다.

검사 시 주차장 적정조도 확인작업 필요
만약 주차장 사용이 빈번하다면 출입구 조명을 상시 점등해 놓는 것도 좋은 방안책이다. 사용이 빈번하지 않다면 문제가 달라지겠지만 주차기의 이용량이 많다면 오히려 조명기구의 점멸 횟수가 작아 수명을 연장시켜 에너지 절감에도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러나 어떤 조명을 사용하느냐에 따라 수명연한과 에너지 절감 정도가 달라지기 때문에 조명 선택에도 신중을 기해야 한다.
현재 대부분의 주차장에서 사용하고 있는 조명은 형광 램프. 초기 설치비용은 낮지만 효율이나 수명이 짧아 잦은 교체가 필요하기 때문에, 고효율의 메탈할라이트 램프나 무전극 형광 램프를 설치해 그 효과를 배가시킬 수 있다. 최근 기술개발로 상용화되고 있는 무전극 형광 램프의 경우 고장률이 적고 수명도 6만 시간 이상이므로 대형건물 및 주차장 이용 빈도가 높은 장소에 최적이다.
향후 주차장 조명시설은 위에서 제시한 몇 가지 방안을 바탕으로 종합적인 조명계획에 의해 체계적이고 합리적으로 설치돼야 할 것이다. 이에 대한 선작업으로 주차장의 적정 조도를 안전도 심사나 사용·정기검사 시 확인하는 방안도 신중하게 고려해봐야 할 것이다.■글·신영주 기자 / yjshin@liftas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