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자원공사가 추진 중인 한탄강댐 건설 계획은 ‘초호화판’ 환경관련 대책을 담고 있다. 댐 아래위를 연결하는 어도(魚道) 확보를 위해 설치비 2백50억원이 드는 계단식 통로가 검토되는가 하면 토양 복원비로 국내 최대인 1백40억원을 책정, 오염된 토양을 깨끗이 한다는 안 등이 포함돼 있다. ‘개발’이 반대급부로 지급해야 하는 환경비용이 그만큼 커지는 선진화의 한 단면으로도 해석된다.
한탄강댐은 오는 2008년까지 1조원을 들여 경기도 연천군 연천읍 고문리~포천군 창수면 신흥리 사이 강에 길이 7백5m, 높이 85m의 저수량 3억1천만톤 규모로 건설되는 홍수조절용 댐이다.
홍수기(6월 20일~9월 20일)에 물을 60m 높이까지만 유지해 약 3억5백만톤의 물을 담을 수 있는 공간을 비워 놓게 된다. 먼저 댐으로 막힌 물길을 물고기들에게 틔워주기 위해 케이블 크레인식, 엘리베이터식, 계단식 등 3가지 어도(魚道) 건설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댐을 타고 올라가는 케이블 크레인식은 케이블카 방식으로, 댐 본체 내에 건설되는 엘리베이터식은 승강기 형식으로, 물고기를 모아 댐 바깥 아래쪽에서 30m 들어올려 댐 안쪽 물로 옮겨주게 된다. 계단식은 댐 내부에 ‘갈지(之)자’형 계단을 만들어 물고기 스스로 타고 올라가도록 한다. 공사비는 케이블 크레인식과 엘리베이터식의 경우 30억원 수준이지만 계단식은 복잡한 구조와 기계 설치 등으로 2백50억원 가량 될 것이란 예상이다. 엘리베이터식은 유럽에서, 계단식은 일본에서 많이 사용된다.
댐 위 포천군 관인면 중리 건지천 3km 구간을 30억원을 들여 현재 직선에서 사행천으로 개조해 어류 이동을 원활하게 하며, 건지천 건너편에는 자연 생태공원, 산란장, 대습지도 만들 계획이다.
이와 같은 환경대책을 합친 총비용은 5백50억원 안팎. 댐 건설비 3천억원의 20%에 육박한다. 물론 인근 주민 이주비, 물건 보상비 등 사람에게 투자되는 7천여 억원보다는 훨씬 적다. 현재 90%의 공사 진척률을 보이고 있는 전남 장흥군 탐진댐(저수량 1억8천만톤)의 경우 총사업비(6천억원)의 5%가 환경비용이었다.
이같은 조치들은 “댐 건설로 인한 환경 피해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 국내에서 처음 시도되는 대책”이라고 수자원공사 반양진 환경계획과장은 말했다. 하지만 댐 건설을 반대하는 시민단체들은 “환경 대책을 세워도 댐은 댐”이라며 평가절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