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목 : 건전한 주차기시장 위한 검사에 주력할 터
게재월 : 2002년 5월

까다로울만큼 정확한 검사기준과 한치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 ‘날카로운 잣대’로, 침체되어 있는 주차설비 업계 살리기에 선봉장 역할을 자청하고 나선 사람들이 있다. 교통안전공단 서울지사 주차검사팀이 그 주역이다. 공익성을 가지고 안전에 주력하여 검사를 지속적으로 시행하다보면, 주차기 사용이 늘어나면서 주차설비 업계의 회생과 더불어 안정화, 건전한 방향으로 정립화될 수 있다는 것이 그들의 생각인 것.
실제로 1998년 이후 계속되는 경기침체로 주차설비업은 ‘날개없는 추락’을 해온 것이 사실이고, 이와함께 업계의 일부는 생존에 급급한 나머지 ‘눈가리고 아웅식’으로 지금까지 대부분 사용 불가능한 주차기를 설치해 왔다. 남의 설계도면을 무작위로 베낀다거나 사무공간 없이 휴대폰만으로 사업을 운영하는 회사가 많아진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일.
오는 6월 교통안전공단 본부가 안산으로 이전함에 따라 지난 3월 25일 서울지사로 새롭게 자리를 옮기고 업무를 시작한 주차검사팀은 건전한 주차기 시장의 형성을 위해 전력투구하고 있다. 주차검사팀과 정밀검사팀, 기기검사팀을 총괄하고 있는 류동희 사업부장(사진)은 주차검사팀에 대해 “30대로 구성된 그들에게서 뭔가 이루어내겠다는 의욕과 패기가 느껴진다”고 말하면서 “수익보다는 공익에 중점을 두고 일하는 팀”이라고 평가한다.

주차검사팀 총 16명, 현장검사 준비완료!
운전정밀검사, 삭도검사, 자동차검사 등 다양한 검사를 하고있는 교통안전공단은 지난 1993년 9월 5일부터 건설교통부 고시 ‘기계식주차장설치및인정에관한규정’에 의거하여 기계식 주차장의 설계서 안전도 심사를 시작했다. 그 이후 1997년 4월 28일에는 사용검사를, 1998년 3월 2일에는 정기검사를 시행하고 현재 한국승강기안전관리원, 한국주차설비협회와 함께 국내 기계식 주차기 검사기관의 한 축을 이루고 있다.
교통안전공단에서만 시행하고 있는 검사는 안전도 심사. 지난 1993년 이후 지난해 말까지 발급한 안전도 심사서는 총 5백88개 업체에 3천6백6건에 이른다. 이 중 서울지사에 해당되는 지역의 안전도 심사는 서울 1천2백94건, 경기 5백3건, 인천 4백77건, 강원 23건 총 2천2백97건으로 전체의 63.7%를 차지하고 있다. 안전도 심사 신청시에는 안전도 심사 신청서와 함께 ▶기계식 주차장치의 전체조립도(축척 1/100이상) ▶안전장치 도면 및 설명서 ▶기계식 주차장치 사양서 ▶주요구조부의 강도계산서 및 도면 ▶기계식 주차장치 출입구의 도면 및 설명서를 함께 제출하면 된다.
서울지사 주차검사팀은 안전도 심사, 사용검사, 정기검사를 담당하고 있는 직원 3명과 주차검사원 13명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사업부의 류동희 부장이 이끌어가고 있다. 현재 전국에 걸쳐 설치된 기계식 주차기는 2만4천15개소([표 3] 참조)로, 이 중 서울지사가 담당하는 지역은 서울 1만1천74개소, 경기지역 1천9백16개소, 인천 7백95개소, 강원지역 4백82개소 총 1만4천2백67개소로 전체의 60%에 이른다. 이 수치는 사용검사와 정기검사를 시행하고 있는 관리원, 협회까지 감안한다고 해도 그만큼 서울지사의 검사물량과 업무량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취약한 도면설계, ‘제작사 교육’으로 보완
담당한 검사물량이 비교적 많기는 하지만 매년마다 일정하게 정해져 있지 않기 때문에 인력수급의 어려움은 항상 존재한다. 그러나 서울지사는 현재인원으로 서울과 경기지역을 비롯해 인천과 강원지역까지 너끈히 소화해 내고 있다.
모든 직원들은 오전 8시 10분이면 출근해 전날 현장검사를 확인하고 당일 현장을 전화로 체크한다. 기종에 따라 어느정도 변동이 있지만 하루 평균 3건 정도 검사물량을 2인 1조로 처리하고 있다.
교통안전공단에서는 주차 검사원들의 능력제고와 자질향상을 위해 타 기관과는 다른 특화된 교육을 시행하고 있다. 우선 1년에 8∼9회 전국에 걸쳐 각 팀별로 ‘연구발표과제’를 정해 세미나를 개최, 연구발표안 등 자료를 공유함으로써 원활한 업무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또한 매년 4월부터 직원 개개인의 직무능력 향상을 위해 자체 프로그램으로 직무교육, 우편통신교육, 인터넷 교육 등을 실시하고 있다. 회계와 경리업무, 인터넷활용, 리더쉽과정, 업무혁신실무능력개발과정 등의 여러가지 교육과정이 준비되어 있으며 3∼5개월까지 다양한 기간도 있다. 2년에 한번씩은 제작사와 A/S사, 관계 공무원 등을 초빙해 직원교육도 실시하고 있다.
가장 주목되는 교육은 매년 시행하고 있는 ‘제작사 교육’이라 할 수 있다. 이는 기술지도 및 엔지니어링 교육으로, 도면설계·강도 해석방법 등 설계에 필요한 구체적인 사항들을 제작사에게 무상교육시키는 것. 특히 설계실이 없거나 약화되어 있는 국내 주차설비 업계의 현실에서 제작사 교육은 의미가 깊다고 할 수 있다. 올해는 오는 11월 중에 알컴엔지니어링을 비롯한 5여 개의 업체들을 대상으로 교육일정이 잡혀있다. 위와같은 특화된 교육과 제작사까지 배려한 교육은 교통안전공단의 안전도 심사와 사용검사, 정기검사를 더욱 공고히 할 수 있는 디딤돌이다.

“안전도 심사 시행 이후, 사용가능한 주차기 늘어났다”
주차검사팀은 안전도만큼은 강화시켜 주차기 시장도 좁은데 제대로 만드는 기업이 인정받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전영민 과장은 “중소기업의 경우 설계도면에 대해서는 투자가 전무한 편이다보니 남의 도면을 베끼기 일쑤”여서, “사용자가 편리하고 안전한 주차기를 사용하여 주차기 산업을 활성화시키면 상호 이득이 아니냐고 제작사를 설득시킨다”고 말한다.
안전도 심사는 초기 시행시에는 많은 문제들이 빈번했지만 지금은 오히려 제작사측에서 긍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본다. 전 과장은 “안전도 심사 제도가 시행된 이후 초기보다는 사용할 수 있는 주차기가 늘어났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검사 전 주차구획이나 구동방법 등 문의가 들어오면 이에 대한 조언도 해주고 있다고.
전 과장은 검사원들과 직접 주차기 현장검사를 다니다보면 평상시에는 주차기를 사용하지 않고 분해해 놨다가 정기검사시에만 조립하는 경우, 또 어물쩡 검사를 넘긴다거나 납기에 쫓겨 불안전한 주차기를 설치하여 그대로 방치된 것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고 말한다. 또한 “사용하지도 않는데 왜 검사를 받아야 하느냐”는 항의를 받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모습이나 관행들은 용도변경을 하는 등 기계식 주차설비에 대한 인식 자체가 바뀌지 않는 것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강하게 꼬집는다. 전 과장은 “이런 문제점들은 관계기관에서 합동조사기간을 정해 단속하여 제도개선을 해야 하지만, 현재 시·도·구청에서는 잦은 순환보직 등으로 업무 인수인계도 제대로 안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검사제도, 안전 확인하는 절차 중 하나!
사용검사의 경우에는 설치완료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신청하여 합격을 요구할 때 난감하다고 주차검사팀은 말한다. 류동희 사업부장은 “이제 제작사들도 검사제도 자체를 합격과 불합격을 가리기 위한 제도가 아니고 소비자에게 안전한 기계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확인절차로 인식했으면” 하는 바람도 빼놓지 않았다.
정기검사는 안전이나 안전장치에 문제가 있어서라기 보다 사용하지 않고 방치하는 주차기가 많기 때문에 불합격이 높은 편이다. 그러나 이런 불합격률은 최근일수록 낮아짐을 알 수 있다.
교통안전공단의 자료에 따르면, 1998년의 불합격기수 3백17기에 비교해볼 때 2001년의 불합격기수는 93기에 불과하다. 이는 사용검사도 마찬가지의 비율을 보이고 있다. 1998년 83기에 비해 지난해는 6기에 불과했던 것. 이는 지난해 교통안전공단의 검사물량 사용검사 6백47기, 정기검사 2천20기와 비교한다면 불합격률은 4∼6% 정도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주차검사팀은 “검사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뀌어가고 있다는 증거일 수도 있지만, 공단을 포함해 국내 3개의 기계식 주차기 검사기관간의 보이지 않는 수주경쟁 때문일 것”이라고 추측한다. 아무래도 수익을 고려한다면 불합격보다 합격 판정을 하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

타 검사기관과 원활한 교류 가져야
그러나 검사제도가 수익사업으로 치중된다면 본래의 목적이 변질될 것이며, 주차설비 업계가 혼탁해질 것은 자명한 일. 이에 류 부장은 “주차기의 안전과 사후관리에 역점을 두고 3개의 검사기관간의 상호교류가 활발해야 할 것”이라고 말한다. 실제로 공단은 타 검사기관과 3개월에 한번씩 만나 정기적인 회의를 하고 있으며, 올해부터는 사용검사와 정기검사 안내문 발송시기를 매달 초로 맞추기로 하는 등 공정한 검사를 위한 단계를 밟아가고 있다.
현장에서 ‘안전’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주차검사팀은 “사용자가 사용하기 편리하고 안전한 것이 최적의 기계식 주차설비”라고 한 목소리로 단정한다. 여기에 법정 입출고시간이 지난해 5월 29일자로 2시간 30분에서 2시간으로 단축된 만큼 빠른 입출고까지 된다면 ‘금상첨화’라고 덧붙인다.
검사물량 수주에만 급급해 수익을 위한 독자생존 노선보다는 공정한 경쟁을 통해 제대로 된 검사를 하고 싶다는 공단의 주차검사팀. 정확한 안전도 심사와 사용검사, 정기검사로 사용가능한 주차기가 늘어나면서 건전한 주차설비 업계가 정립되도록 오늘도 노력할 것이다(문의 : 교통안전공단 서울지사 주차검사팀 / 전화 : 02-376-8402)■글·신영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