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목 : ‘우주 호텔’과 ‘도크’ 이어주는 가교역할 담당
게재월 : 2002년 5월

공상과학(SF)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일들이 이제 눈앞에 실현될 날도 머지 않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엘리베이터 하면 생각하는 것이 일단은 건축물과 같은 일정 공간 내에서 수직 상승 및 하강만을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지구상이 아닌 우주공간에 엘리베이터가 설치돼 운행되는 모습은 어떨까? 비록 영화처럼 화려하지는 않아도 지금의 과학기술로 실현해 낼 수 있을 듯 하다.
그렇다면 ‘우주 엘리베이터(Space Elevator)’시대는 과연 언제쯤 가능하며, 현재 실현 가능한 구조는 어떤 모습인 지 궁금해진다. 한번쯤 상상해봄직한 그림이고 어떻게 보면 황당한 얘기처럼 들릴 지도 모른다.

황당무계한 空想에서 現實로!
우주 엘리베이터에 대한 상상은 사실 1960년 러시아의 기술자가 처음 내놓았으나, 1979년 과학소설의 대가 아서 C. 클라크(Arthur C. Clarke)의 소설 ‘낙원의 샘’에서 묘사됨으로써 주목을 받았다. 클라크는 1997년에 펴낸 ‘3001년 ; 최후의 오디세이’에서 31세기에는 대부분의 인류가 로켓이나 스페이스 셔틀이 아닌 ‘우주 엘리베이터’를 타고 하늘에 건설된 도시로 이주하게 될 것이라고 상상했다.
클라크는 사실 소설가 이전에 1945년 영국 공군 레이더 장교로 복무하면서 인공위성 개념을 처음으로 제안, 최초의 인공위성인 구소련의 스푸트니크호(1957)보다 12년이나 앞서 인공위성을 생각해낸 사람으로 알려져 있으며, 그의 과학적 상상력은 과학자들 사이에서 ‘인공위성의 아버지’라고 일컬을 정도.
클라크의 상상력이 결코 무시될 수 없는 이유. 그것은 바로 최근들어 미항공우주국 나사(NASA ; The National Aeronautics Space Administration)의 움직임이다. 2000년 8월에 미항공우주국 나사가 지구 적도위에서부터 3만5천8백km 높이의 지구 정지궤도상의 정지위성까지 다이아몬드 소재의 튜브를 이용한 우주 엘리베이터(Space Elevator)를 개발하겠다는 내용을 발표했고, 이에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자부하는 미국의 오티스사가 나사의 계획에 참여할 뜻을 타진하기도 했다(본지 2000년 12월호 47쪽 참조). 당시 오티스는 “현 기술 성장속도라면 약 10년 이내에 나사가 추진하는 우주 엘리베이터를 실현시킬 수 있다”고 장담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적도 상공 3만5천8백km의 지구 궤도를 도는 인공위성은 지구에서 보면 하늘에 정지돼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 궤도의 인공위성은 지구의 자전 각속도와 같은 속도로 지구를 돌기 때문이다. 클라크는 이 인공위성에서 지구까지 거대한 타워을 세우고, 그 안에 엘리베이터를 설치하면 지구와 우주를 마음대로 왕복할 수 있다고 묘사한 것이다. 실로 놀라운 상상력이랄 수밖에 없다.
우주 엘리베이터의 실현을 위해 넘어야 할 최대의 난관이라면 우선 3만5천8백km 높이의 거대한 타워의 재료를 찾아내는 일이다. 나사의 연구진들은 이 재료는 62.5 기가파스칼의 인장력이 요구된다고 한다.
강철의 30배, 케블라의 17배에 해당하는 엄청난 인장력을 가진 재료가 없었기 때문에 우주 엘리베이터 건설은 애당초 불가능한 것으로 치부됐다. 그런데 1985년 버키볼, 1991년 버키볼을 대롱 모양으로 변형시킨 탄소 나노튜브(Nanotube)가 발견되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탄소 나노튜브의 인장력이 130 기가파스칼로 평가됐기 때문이다.

우주관광객의 등장, 우주호텔의 필요성
학계의 이러한 반향 탓인지 미국의 엘리베이터월드(Elevator World)誌 2002년 4월호에 따르면 황당한 듯한 이 나사의 계획이 “실현 가능하다”는 쪽으로 설득력을 얻고 있는 것으로 전했다. 단지 지상에서 인공위성까지 3만5천8백km 높이에 이르는 타워 대신 정지궤도상에 우주 호텔을 건설하고 정지궤도 상에서 인원과 화물을 옮겨 실을 수 있는 방법으로 우주 엘리베이터를 거론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미국의 백만장자 데니스 티토(Dennis Tito, 60)가 “죽기 전에 우주를 한번 여행해보고 싶다”는자신의 꿈을 실현, 세계최초의 우주 관광객으로 기록된 이야기는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상상의 나래와 의구심을 펼치기에 충분했다. “어떻게 일반인들이 우주여행이 가능할까?”라는 궁금증에 대한 답은 비록 나사가 구리와 우라늄을 연료로 하는 사이클로트론엔진을 대안으로 찾고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우주 엘리베이터의 실현 자체가 거짓말처럼 느껴진다.
데니스 티토는 작년 우주 비행을 위해 2천만달러(약 2백60억원)를 러시아 우주기업인 마르코프 와 RSC 에네르기아에 지불해 화제가 된 인물이다. 티토는 당초 우주정거장 ‘미르’호에 갈 예정이었으나 러시아가 작년 3월 초 미르를 폐기됨에 따라 관광지를 미국과 러시아 등 16개국이 건설에 참여하고 있는 국제우주정거장 ISS(International Space Station)로 바꿨고, 2001년 4월 28일 러시아 우주선 ‘소유즈 TM32’를 타고 마침내 세계 최초의 우주 관광객으로 8박9일간의 짧은 우주여행을 마친 장본인이다. 티토에 이어 남아프리카공화국 백만장자 마크 셔틀워스(26)도 지난달 25일 10일간의 우주여행을 떠났다. 티토나 셔틀워스와 같이 우주여행 희망자를 모집한 결과 1백명이 넘었다는 보도도 있었다.
이제 돈만 있다면 누구나 우주여행이 가능한 시대가 된 것. 우주 관광을 희망하는 관광객이 늘면 한꺼번에 대거수송하는 방법으로 우주 여행비 부담을 줄여야 하고, 또 우주공간에서 그들이 여행중 묵을 수 있는 호텔이 필요하게 됐다.

나노튜브로 된 ‘테더’가 ‘열쇠’
엘리베이터 월드는 ‘The Space Elevator Now Adds a Hotel’이라는 제목으로 일렉트릭 엔지니어링 분야의 권위자인 스탠포드 대학의 마크 윌슨(Mark Wilson)의 보고서를 소개했다. 보고서를 통해 우주 엘리베이터가 상상만이 아니라 어느정도 논리성을 갖추고 있고 경제적 비용의 효율성도 높으며, 이에 수반되는 우주 호텔의 건설도 가능하다는 내용을 다루고 있다. 호텔 역시 비용면에서 효과적이라고 밝혀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엘리베이터 월드의 기사에 따르면 윌슨은 현존하는 물질재료에 근거들 두고 그의 구상을 밝히고 있다. 윌슨이 제시하는 시스템에 따르면 우주 호텔(space hotel)은 지표로부터 1백60마일(1마일=1,609km) 길이로 우주 선착장격인 ‘서스펜딧 도크(Suspended Dock)’와 함께 7백75마일의 지구 위를 궤도를 그리며 돌게 된다. 서스펜딧 도크는 카본 소재의 ‘Spectra-2000’ 이나 ‘Thornel-2000’, 혹은 이 두가지를 조합한 폴리에스테르 피버(Polyester fiber)로 만들어진 스페이스 테더(Space Tether)로 우주 호텔과 연결된다. ‘우주 호텔 - 테더 - 도크’ 세부분으로 구성돼 있는 이 시스템에서 특히, 테더는 한쌍의 우주선이나 보조추진로켓(booster), 우주정거장, 혹은 소행성과 같은 서론 다른 개체(masses) 간 동력 등을 상호 전송하는 데 사용되는 기다란 케이블(www.tethers.com 참조)로 실제 테더를 타고 우주 엘리베이터가 운행하기에 승강로 가이드 레일과 같은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우주 관광객들과 화물은 일반 비행기 형태로 된 새로운 타입의 우주선을 이용, 도크까지 실어나르고. 일단 도크에서 승객과 화물을 내리고 나면 우주호텔까지 테더 길이 만큼 우주 엘리베이터(역주 ; 원서에는 ‘곤돌라<gondola>’로 표기됨)로 이동한다는 것. 운송역할을 담당한 우주선은 도크에 매달린 채로 대기하고 있다 우주 관광객들의 일정이 다 끝나면 그들을 실어 다시 애초 출발점이었던 우주센터(발사장)로 귀환시킨다는 발상이다.
더 구체적으로는 테더의 아래쪽 끝 부분에 위치한 도크에서 3대에서 4대까지의 우주선 탄두를 도킹시킬 수 있고, 우주선 대수 만큼의 우주 엘리베이터를 설치하게 된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테더는 지구상에 존재하는 재료로 만들어졌다. 그 재료란 자체 중량을 가져야 하고, 도크와 우주 엘리베이터 트랙(track), 지표로부터 1천20마일 떨어진 궤도를 선회하는 카운트밸런스 스테이션(Conterbalance Station ; 평형추)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나노튜브가 바로 그 것.
우주에서 떠다니는 파편이나 부스러기 등의 잔해로부터 위험성 때문에 테더는 ‘The Hoytether’과 같은 일련의 평행 케이블과 가장 유사한 구조가 적합할 것이다(www.tethers.com 참조).
우주 엘리베이터는 우주선 승객의 1/3보다 약간 적은 수를 실어나를 수 있다. 우주 엘리베이터 탑승시간은 갤러리나 연구실까지 도달하려면 몇시간 지속된다. 또한 보통 엘리베이터의 비상구출방법과 같이 1대의 우주 엘리베이터가 고장이나 이상 작동 등 문제가 발생했을 때 가장 근접한 다른 우주 엘리베이터로 대피할 수 있는 비상탈출구도 필요하다.

우주 엘리베이터 이용료 ‘1억2천만원’
우주 엘리베이터 카를 견인하는 모터 트레인(motor train)에 의해 우주 엘리베이터 중력이 수 마일 길이의 트랙으로 분산된다. 모터 트레인은 독립된 ‘트랙 검사 카(track inspection car)’와 무동력으로 트랙구간을 밀어제치고 통과하는 상부 카, 또 특수한 측면 하중을 실어나를 수 있도록 디자인된 하부 카를 필요로 한다. 테더는 세개의 평행한 모노레일 트랙들을 지탱하는 데 이 중 둘은 동시에 두방향으로 운행할 수 있는 트랙이며, 세번째 트랙은 지원과 에너지 보관 서비스를 수행하는 밸러스트(ballast) 카 운행용이다.
모터 트레인의 동력은 3상 AC 유도전동기. 브러쉬 없는 모터는 고정 주파수 동력원(fixed-frequency motor source)을 사용하는 동안 다양한 속도로 구동된다. 자기부상시스템은 고속운전을 가능하게 만들며, AC 리니어 동기 모터는 우주 엘리베이터와 트랙 사이를 전기적으로 직접 연결할 필요가 없도록 한다. 테더의 길이를 관통한 고압 전기 케이블은 DC 전력을 전달해주고 태양 에너지에 의한 동력을 추진엔진으로 공급하면 된다.
우주호텔과 우주 엘리베이터는 육상, 대양(大洋) 혹은 적도 상에서 제작된다. 육지는 비상착륙하기에 적합하기에 최선의 선택일 것이다. 일단 이론적인 우주 엘리베이터 건설계획이 실현된다면 우주 호텔 건립계획이 완벽성을 갖추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우주 관광객들이 지불해야 되는 비용은 얼마일까? 이에 대해 외신은 대략적으로 4일 동안 머무르면서 우주 호텔까지 왔다갔다 하는데 드는 비용만 1인당 9만4천달러(1억2천2백20만원)라고 전했다. 또 우주 엘리베이터 및 우주 호텔 시스템 건설에 투입될 비용은 어림잡아 1백50억 달러(19조 5천억원)라는 거액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자료

www.affordalespaceflight.com
www.tethers.com
www.space.com
www.research.ibm.com
www.elevator-world.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