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목 : 안전도심사에 주차장치 규격 기재 등 개선책 마련 시급
게재월 : 2002년 5월

2001년 12월말 현재 교통안전공단에서 발급한 안전도 인정서 현황을 살펴보면 전체 3천6백6건 중 중형이 3천6백5건, 대형은 지금까지 단 1건에 불과하다. 주차장치의 설치비용 절감 등을 이유로 규모가 작은 중형 기계식 주차장으로만 안전도 인정을 신청하여, 대형 기계식 주차장의 신청건수가 거의 전무한 실정이다.
기계식 주차장은 건설회사의 하도급 공사로 이루어지는 관례 때문에 주차수용대수의 추가확보와 설치비용 절감을 위해 건물주나 주차업체들은 대형 기계식 주차장 설치를 기피하고 있다. 따라서 설치완료 후에 중형 기계식 주차장에 수용이 불가능한 대형 승용 자동차를 입고함으로써 사고위험을 초래할 수 있으며, 또한 빈번한 고장발생 등으로 민원이 발생할 소지가 많다.
주차장법 시행규칙의 제16조의 2에 명시된 기계식 주차장의 설치기준을 살펴보면, 중형 기계식 주차장의 경우 길이 5.05m 이하, 너비 1.85m 이하, 높이 1.55m 이하, 무게 1,600kg 이하인 자동차를 주차할 수 있으며, 대형 기계식 주차장은 길이 5.75m 이하, 너비 2.05m 이하, 높이 1.55m 이하, 무게 2,200kg 이하인 자동차를 기준으로 주차가 가능하다.
그러나 운행 중인 자동차 중 1,600kg이 넘는 마르샤, 에쿠스, 엔터프라이즈, 아카디아 등의 대형 승용차와 RV차량은 중형 기계식 주차장의 기준규격을 초과하기 때문에 입고가 불가능하다. 또한 여기에 지난해에 이어 소형차보다는 대형차의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것까지 감안한다면, 차후에는 대형 승용 자동차의 입고불가에 대한 민원제기가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국내 자동차 판매시장에서 소형차는 부진한 반면, 중·대형차의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올 1∼2월에 판매된 차량은 전체 24만1천여대로, 이 중 1,500∼2,000cc 규모의 중형차는 4만5천3백여대로 지난해(3만7천여대)보다 20.4% 늘었으며, 2,000cc 이상의 대형차는 1만3천8백여대로 23.5% 증가하는 강세를 보였다고 한국자동차공업협회측은 설명했다. 이는 경기호전과 함께 활용영역이 넓고 실용성이 높은 점을 감안하여 소비심리가 진작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문제로 거론되고 있는 또 하나는 교통안전공단에서 시행하고 있는 설계서 안전도심사다. 현재 안전도인정서에는 기계식 주차장의 규격과 수용자동차 규모에 대한 기재사항이 따로 없기 때문에, 자동차 무게 1,600kg을 기준으로 브레이크 용량과 주차철골 강도 등을 계산한 후 안전성 여부를 판단하고 있다. 교통안전공단 특수검사팀의 김병옥 부장은 “이 때문에 1,600kg을 초과하는 차량이 입고할 경우에는 안전성 보장이 미미하며 고장빈도도 잦을 뿐 아니라 기계식주차장을 발주하는 건물주는 제작사의 영업전략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말한다.

현실성있는 법규개선이 필요
이제 대형차까지도 원활하게 주차할 수 있는 기계식 주차장이 제작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기계식 주차장의 설치기준 중 현실성이 없는 중형과 대형주차장의 구분을 삭제하여 소비자 요구에 부응토록 개선해야 할 것이다. 주차장법시행규칙 ‘제16조의2및제16조의5조항’과 ‘기계식주차장치의안전기준및검사기준등에관한규정제9조’를 국내 승용자동차의 제원에 맞게 개정조치하여 사고방지와 주차장의 활용도를 향상시켜야 함은 물론이다.
김병옥 부장은 “기계식주차장치의 안전기준 중 주차장치 규격을 주변의 주차환경에 맞춰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도록 국내 중소형 자동차를 수용할 수 있는 규모로 최소기준만 규정하면 된다”고 말하면서, “신청자가 요구하는 주차장치의 규격을 안전도인정서에 표기하는 것도 개선대책 중의 하나가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안전도인정서에 주차장치의 규격을 기재함으로써 제작사의 부당영업 등을 원천적으로 봉쇄하여 민원발생의 방지와 소비자의 다양한 욕구에 맞출 수 있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글·신영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