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목 : 에스컬레이터 및 승강기 사고만 2배 급증
게재월 : 2002년 6월

서울에서 발생하는 어린이 안전사고가 1년 사이 무려 70% 가까이 늘어나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어린이들이 즐겨 노는 장난감이나 흔히 접하는 가정 내의 가구 등 ‘집안사고’가 급증하고 있으며, 에스컬레이터 및 엘리베이터 등 시설물로부터도 각종 위험과 부상에 우리 아이들이 무방비로 노출돼 있어 어린이 안전사고 예방에 각별히 신경써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사실은 지난 5월 21일 서울시소방방재본부(이하 소방방재본부)가 발표한 ‘2001년 어린이 안전사고 분석자료’에 따른 것. 분석자료에 따르면 지난 한해동안 119 구조·구급대가 출동한 어린이 안전사고를 분석한 결과, 총 출동건수는 그 전년도의 2천8백16건보다 무려 70% 가까이 늘어난 4천7백66건으로 집계됐으며, 이 가운데 총 4천5백42명의 어린이들을 각종 위험한 상황과 부상에서 구해낸 것으로 나타났다.
승강기 관련 어린이 안전사고 증가율, 장난감 사고와 교통사고에 이어 세번째로 높아
그러나 안전사고를 당한 어린이 중 2천3백89명은 119의 도움으로 안전했으나 14명은 숨지고 2천1백53명이 부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난해 발생한 어린이 안전사고 유형을 살펴보면 집안 내의 장난감·가구로 인한 사고가 5백9건으로 전년(2000년) 2백75건에 비해 무력 3백24% 가량 큰 폭으로 증가했으며, 이어 ▲교통사고가 4백88건으로 214%(3백33건) 증가 ▲에스컬레이터·엘리베이터 및 카 리프트 사고가 1백60건으로 200%(80건) 등의 순으로 증가현상이 뚜렷하게 집계되어 집안 내지 집 주변에서의 사고가 급증한 것이 두드러진 특징이다.
특히, 엘리베이터 및 에스컬레이터와 같은 승강기와 관련한 어린이 안전사고가 서울 전체 119 구조·구급대 출동건수 4천7백66건 가운데 1백60건으로 전년도에 비해 2배 증가해 승강기 관련업계 및 검사기관 등의 어린이 안전사고 예방활동에 헛점을 드러내고 있어 이와 관련한 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승강기 설치 장소별 안전사고 현황을 보면 출동건수 80건 중 아파트 및 일반 건물이 49건으로 가장 많고, ▲백화점이나 쇼핑센터, 상가건물이 23건 ▲지하철 5건 ▲유치원과 학교 및 학원이 3건 순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전체 부상 인원수 18명 가운데 ▲백화점, 쇼핑센터, 상가건물이 8명으로 가장 많고 다음이 ▲아파트 및 일반건물 6명 ▲지하철 4명 ▲유치원, 학교 등이 1명 순으로 나타나 특히 백화점이나 쇼핑센터 내의 에스컬레이터와 같은 특정 시설에 대한 안전관리를 철저히 할 필요가 있겠다.
승강기 기종별로 보면 엘리베이터가 출동건수 68건으로 부상 8명, 에스컬레이터가 11건에 10명이 부상을 당했고 기타 카 리프트 1건에 부상 어린이는 없다. 사고유형은 대부분이 엘리베이터에서 갇힌 사고(59건)이고 그 외 낀 사고(20건), 추락사고(1건) 순이지만 결과적으로 전체 80건 가운데 집적적인 부상을 입은 18명 중 대다수를 차지하는 것이 에스컬레이터에 낀 사고가 가장 많이 차지해 보호자의 관심은 물론 실질적인 에스컬레이터 안전사고 예방대책이 시급히 강구되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소방방재본부측은 “2배로 급증한 에스컬레이터 및 승강기 사고는 대부분 집밖에서 발생하고있는 것으로 볼 때 어린이들의 외출이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것과, 에스컬레이터 경우 대형 쇼핑센타나 백화점, 지하철 등 다중이 이용하는 특정 공간 내에서의 사고가 대부분으로, 주로 보호자와 외출시 발생한 경우가 많으며, 이는 위험이 있을 수 있는 시설에서 어른들의 방심이 어린이 안전사고로 연결된다는 것을 간과한데서 기인한 것”으로 분석했다.
이번에 발표된 소방방재본부의 분석자료를 자세히 보면 알겠지만 의외로 가정에서 안전사고가 발생한 경우가 3천1백3건으로 가장 많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어린이 안전사고의 사각지대, ‘가정’
부모의 보호를 받아야할 가정이 뜻밖에도 어린이 안전사고의 사각지대인 것으로 분석돼 어른들의 주의와 관심이 요구되고 있다. 그 외 가정 외에서 발생한 사고는 노상이 6백30건, 백화점 등 일반건물이 3백33건 등으로 나타났다.
소방방재본부측은 승강기 외에 지난 2000년도보다 어린이 안전사고가 이처럼 증가한 유형별 주요 원인에 대해 “가장 많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 장난감 및 가구의 경우, 갈수록 장난감의 종류도 많아질 뿐만 아니라 구조 또한 더욱 복잡하고 세밀해짐에 따라 이에 따른 틈새나 각종 장치에 어린이가 끼는 사고가 대부분”이라고 설명하면서 “어린이들의 놀이 상대로 장난감의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는 것과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교통사고, 사망 및 부상이 5백명 육박
소방방재본부는 특히, 지난 2000년도와는 달리 지난해 분석자료에서는 어린이 교통사고를 추가했는데 이에 따르면 전년도보다 약 3백33건이나 늘어난 4백88건의 교통사고가 발생해 사망 5명을 포함해 인명피해만 5백명 가까운 어린이 사상자를 냈다.
주로 자주 발생하는 교통사고 유형으로는 건널목에서 길을 건너던 중 발생한 경우가 많았고, 다음은 도로 및 골목길 등에서 놀던 중 주행하던 차에 부딪히거나 낀 사고 등으로 분석됐다.
그밖에 늘어난 사고로는 건물이나 구조물 등에서의 추락사고와 갇힘사고를 들 수 있다. 추락사고는 전년에 비해 83건 증가한 2백8건이 발생해 사망 4명, 부상 2백1명을 기록했다. 어린이가 집안에 혼자 갇힌 경우도 전년에 비해 50% 가량 증가했다. 이에 대해 소방방재본부측은 “추락사고 대부분은 집안에 혼자 있다 발생하는 것으로, 밖에 대한 궁금증이나 뛰어놀고 싶은 충동으로 어린이들이 추락의 위험이 있는 베란다 및 창문 등에 분별없이 매달렸다가 추락하는 경우로써 안전시설의 보완이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안전사고 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집안내 갇힘사고에 대해서도 “보호자 없이 어린이들만 혼자 있다 출입문(현관문)이 잠겨 119에 구조를 요청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불장난으로 인한 화재사고나 그밖에 예기치 않은 위험에 처해 있을 때 스스로의 힘으로 탈출할 수 없는 어린이에게는 곧바로 인명피해로 이어지는 치명적 결과가 나타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어린이가 집안에 갇히는 사고는 의외로 위험한 사고라 할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이 외에도 어린이들에게 가장 흔히 발생하고 있는 집안에서의 사고유형으로는 음식물에 의한 것과 화상사고가 있다. 음식물 관련 사고에서는 동전이나 구슬 등이 물질이 목에 걸려 위험에 처한 경우와 음식물 등으로 인한 배탈 및 체함, 식중독 사고 순으로 나타나 면역성이 약한 어린이들에게 상한 음식이나 소화기 계통에 부담을 주는 음식물을 먹임으로써 배탈이나 급체한 것으로 분석되어 이에 대한 주의가 절실히 요구된다. 음식물과 관련한 출동건수는 총 3백9건으로 대부분 병원신세를 졌다.
화재사고를 제외하고 총 1백74건을 출동한 화상사고도 커피포트나 다리미 등 가전제품은 물론 끓는 물이나 뜨거운 음식물에 순간적으로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나 음식물 조리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어린이 안전사고 통계분석 자료와 관련 소방방재본부측은 “안전사고가 해마다 지속적으로 증가 추세에 있는 만큼 어린이가 있는 가정이나 어린이 안전에 대해 연구하는 의료기관 등에서 구체적으로 비교분석한 자료를 거울삼아 어린이 안전에 대비책의 강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자료제공 및 문의 : 서울시소방방재본부 종합방재센터 총괄팀 02-738-0952 / 웹사이트. http://fire.seoul.go.kr).■글·박대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