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목 : ‘무인선불제 주차시스템’ 시영 주차장 1백5곳 우선적용
게재월 : 2002년 7월호

서울 시내 1백5곳의 시영 주차장이 무인선불제로 운영된다. 서울시는 지난달 10일 시영주차장 1백5개소(주차규모 7천5백94대)에 기존 선불식 교통카드에 주차요금 지불기능까지 추가한 주차교통카드를 이용, 운전자가 주차요금을 사전에 정산하는 ‘무인 선불제 주차시스템’을 이번달 중순경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서울시는 지난달 18일부터 한달간 시청앞 교차로와 지하철 4호선 당고개역, 2호선 당산역, 8호선 석촌역 등 시영 주차장에서 시 공무원과 서울버스조합 관계자 등에게 주차교통카드를 발급해 시범운영에 들어갔다.
시중 교통카드 발급업소에서 판매하는 주차교통카드는 기존 선불식 주차카드처럼 지하철이나 시내버스 요금을 지불할 수 있으며, 시영주차장에 설치된 무인기기를 통해 주차요금도 낼 수 있다. 시 관계자는 “동전없이 카드로만 정산하기 때문에 현금징수로 인해 발생했던 요금시비도 사라질 것이며, 주차 징수원의 인건비 부담도 줄어들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1999년부터 서울시는 시설관리공단이 대행해왔던 시영 주차장 운영권을 강남과 강북지역 각 2개 권역씩으로 나누어 민간전문사업체에 위탁해 관리해왔다.
현행 서울특별시 주차장설치및관리조례 제5조(공영주차장의 위탁관리) 1항에 따르면, ▲시가 설립한 공공시설물의 관리를 전문으로 하는 법인 ▲경쟁입찰자격을 갖춘 자 ▲거주자우선주차제 실시를 위한 주민자치위원회 등 주민 자율조직으로 공영주차장 관리를 위탁받을 수 있는 자격요건이 나타나 있다.
따라서 서울시는 이러한 자격을 갖춘 사업자 모집공고를 내고 여기에 자격단서를 하나 덧붙였다. 그것은 지하철이나 버스 그리고 주차기능을 호환할 수 있는 주차교통카드 등의 매개체가 있느냐는 것.
현행 서울특별시 주차장설치및관리조례 제5조의3(관리수탁자의 주차카드 발행)제2, 3항을 종합하여 살펴보면, “관리수탁자는 주차요금을 주차시간측정계기를 사용하여 징수하는 경우에는 주차카드를 발행·운용할 수 있으며, 버스·지하철 등 타 교통수단에서 사용하는 카드와 호환하여 사용될 수 있도록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또 “필요한 경우에는 주차카드의 발행 및 운용을 위한 별도법인을 설립·운영할 수 있으며, 서울특별시버스운송사업조합, 서울특별시지하철공사 등 교통운영기관과 주차카드관련 기술업체 등은 법인에 참여할 수 있다”고 다루고 있다.
그러나 이제까지 설치된 무인 정산기는 운전자가 주차요금 징수원의 도움없이 예정 주차시간에 해당하는 요금을 사전에 계산할 수 있도록 되어 있지만, 동전만 사용해야 하며 10분 단위로 책정되는 등의 불편 때문에 징수원이 배치되고 선·후불제가 병행되는 등 주차요금 징수 시스템의 문제가 노출되어 온 것은 부정할 수 없다.

시스템 구축의 비용과 효과, 비례해야
이에 서울시는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고 투명한 주차장 운영과 이용객 편의도모를 위해 민간위탁사업체와의 협의 끝에 무인선불제 시스템을 이번달 중순부터 운영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무인 정산기가 설치되면 우선 10분 단위로 책정하던 주차료가 1분 단위로 바뀌면서 주차료 징수방법도 합리적으로 개선된다. 11분 주차하고도 20분에 해당하는 주차료를 지불하는 경우가 사라지는 것이다. 그러나 미리 정산한 주차료보다 오래 주차하다 순회 단속반원에게 적발될 경우에는 최고 4배의 가산금을 물게된다.
지하철 8호선 2, 4번 출구 앞 노상 주차장 관리업체측은 “기존에 설치된 주차권발매기와 주차권표시기에 카드 투입구를 만드는 등 기계 자체를 업그레이드하고 카드테스트 중이다”고 말하면서 “소요된 비용만큼 실효성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내비췄다.
시 관계자는 “무인선불 주차 시스템의 도입으로 주차장 운영이 더욱 투명해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시행 초기에는 일정기간 주차안내 도우미를 배치하여 무인 정산기 이용을 돕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시는 향후 통일적인 주차장 관리로 경영효율을 꾀하고 이용자에게는 주차편익을 제공하기 위해 시스템을 점차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현재 징수원이 후불제로 주차요금을 징수하고 있는 시내 8백57개소, 5만4천1백64면 규모의 구영 주차장에 대해서도 우선 올 하반기 1만3천면 가량을 민영화해 주차교통카드를 이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설치하여 운영한 뒤, 오는 2004년까지 전체 구영 주차장을 대상으로 시스템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한편 이번 무인선불 시스템 프로젝트의 서울시 메트로카드 사업자로 선정된 케이비테크놀로지(주)는 “서울 및 수도권에서 선불교통카드와 호환되는 ‘콤비카드’의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라고 말하면서, “현재는 상용화 시범지역에만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으나 이번달까지는 구축완료될 것”이라고 덧붙였다(문의 : 서울특별시 교통관리실 무인선불제 담당자 : 신만철 / 전화 : 02-6321-4275).■글·신영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