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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치기술자 교육, LH 시방서 반영으로 실질적 안전 확보 국내 승강기 산업은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해 왔지만, 정작 승강기가 만들어지는 ‘설치 현장’은 여전히 위험이 도사리는 사각지대다. 고소 작업, 중량물 취급, 촉박한 공기(工期)가 맞물린 설치 현장은 승강기 생애주기 중 가장 재해 발생 확률이 높은 구간으로 꼽힌다. 특히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현장 안전 관리에 대한 요구는 기업의 생존을 가르는 핵심 지표가 됐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한국승강기안전공단(이하 공단) 승강기인재개발원이 올해 개설한 ‘엘리베이터 설치기술자 컨소시엄 교육’이 단순한 안전 교육을 넘어, 업계의 기술 표준을 새로 쓰는 기폭제가 될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담장 밖 사고도 공단 책임… 관리 패러다임의 변화 과거 승강기 해체나 설치 공사 중 발생하는 사고는 공단의 직접적인 법적 소관이 아니라는 인식이 강했다. 사고가 발생해도 건설사나 하도급 업체의 ‘공사 현장’ 문제로 치부되곤 했다. 그러나 산업재해에 대한 사회적 민감도가 높아지면서 정부와 국민의 눈높이는 달라졌다. 인재개발원 관계자는 “과거에는 설치 현장에서 발생한 사고가 공단의 관리 바운더리가 아니라고 여겨졌지만, 이제 일반 국민이 볼 때는 담장 밖 사고 역시 승강기와 관련된 공단의 책임 영역으로 비친다”며 “정부의 산재 예방 기조가 강화됨에 따라 공단 역시 선제적으로 현장의 위험 요소를 관리하고 교육해야 할 사회적 요구를 받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설치 분야는 명확한 자격 기준이나 체계적인 교육 시스템이 전무하다시피 했다. 대기업은 하도급 구조 탓에 협력사의 교육을 강제하기 어려웠고, 중소기업은 자체 교육 역량이 부족했다. 결국 노동 강도가 높은 현장의 위험은 작업자 개개인의 ‘경험’과 ‘노하우’에만 의존해 방치되어 온 셈이다. 인재개발원은 이 간극을 메우기 위해 고용노동부와 산업인력공단의 지원을 받는 ‘국가인적자원개발컨소시엄’ 사업을 도입, 중소기업 종사자들도 비용 부담 없이 고품질의 전문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LH 시방서 반영의 파급력… 건설업계 전반 흔들 ‘안전 표준’ 이번 교육이 실질적인 강제력과 파급력을 갖게 된 결정적 계기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의 협력이다. 당초 하도급 업체의 사고 예방을 위해 자체 교육 영상 제작을 검토하던 LH는 공단과 협의를 거쳐, 아예 인재개발원의 전문 교육 이수를 시방서에 명기하기로 했다. 2028년부터 LH 발주 공사에 참여하려면 의무적으로 이 교육을 받아야 한다는 의미다. 조광현 원장은 “LH 시방서의 기준은 단지 LH 내부 공사에 그치지 않고, 사실상 국내 건설 시장 전체의 가이드라인 역할을 한다”며 “SH공사를 비롯한 타 공공기관은 물론 국내 대형 민간 건설사와 도시철도 공사 시방서에도 연쇄적으로 교육 이수 조항이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실제로 업계의 반응은 즉각적이다. 올해 ‘설치 안전과 설계’ 교육인원 정원은 80명이지만, 향후 시방 변화에 대비해 실제 설치 관련 교육을 수강하는 인원은 일반 건설사 승강기 담당자를 포함해 이미 280여 명에 달한다. 6월 교육 일정도 일찌감치 마감되는 등 대기업 협력사들의 문의도 쇄도하고 있다. 회차 당 20명 이내 인원으로 집중 교육 인재개발원은 양적 확대보다 교육의 질적 완성도에 집중하고 있다. 이를 위해 한 회차당 교육 인원을 최대 20명으로 제한하는 ‘소수 정예’ 방식을 택했다. 일방적인 주입식 교육을 탈피해 강사와 작업자가 밀착 소통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다. 교육 대상자는 ‘설치 분야 5년 이상 경력’을 보유한 승강기 설치업체 소속 기술 인력이다. 취재진이 찾은 교육장에서는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베테랑 작업자들이 강사의 설명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연륜이 묻어나는 작업자들이지만 수업에 적극 참여하는 모습이었다. 조은영 인재개발원 팀장은 “우리승강기와 대오정공 소속 승강기 설치 작업자들이 이번 교육의 첫 테이프를 끊었다”며 “현장 경험이 풍부한 분들임에도 높은 교육 집중도를 보여주고 있다”고 밝혔다. 공단은 10시간 분량으로 촘촘하게 실무 밀착형 커리큘럼을 짰다. 교육은 설계 하중 및 속도, 에너지 소비량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경제성과 안전성을 모두 갖춘 ‘권상 시스템’ 설계 능력을 향상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전체 교육 과정을 살펴보면 ▲신규 및 교체 설치 공정 순서 ▲시공서 해석 방법 ▲설치 도면 해석 방법 ▲시공 불량 사례 및 보완 방안 해설 등 현장에서 즉각 활용할 수 있는 핵심 이론이 먼저 다뤄진다. 여기에 업계 최고 수준의 승강기 설치교육 전용 CBT(Computer Based Training) 프로그램을 활용, 설치 및 작업별 안전 대책을 직접 실습한다. 공단에 따르면 ‘시공 불량 사례’와 맞물려 진행되는 CBT 실습의 반응이 좋다. 볼트 체결 미흡, 로프 장력 조절 실패 등 무심코 넘기기 쉬운 기초적인 실수가 어떻게 치명적인 대형 사고로 직결되는지를 직관적인 시각 자료로 보여주기 때문이다. 작업자들은 이 과정을 통해 자신의 낡은 작업 관행을 객관적으로 되돌아보며, 설치 작업의 미세한 정밀도가 승강기 품질은 물론 이용자 안전도 달려있다는 사실을 더욱 명확히 인식한다. 조은영 팀장은 “작년 LH 승강기 감독자 위탁교육을 시범적으로 진행했을 때, 공단의 CBT 교육프로그램이 LH 내부교육에도 활용했으면 좋겠다는 반응이 나올 정도로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며 “많은 설치 기술자들이 이 교육을 받으며 표준화된 작업 환경을 만들어나도록 유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LH시방 변경으로 사실상 2028년부터 의무화 수순...‘교육 수요’대비가 관건 공단의 최종 목표는 2028년 이후 승강기 설치기술자 교육을 법적으로 완전히 의무화하는 것이다. 타워크레인 등 다른 건설기계 분야처럼 국가 차원의 명확한 자격과 교육 체계를 정립하고, 법정 교육과 동일하게 3년 주기의 보수 교육 체계를 안착시킨다는 구상이다. 다만, 폭발적으로 늘어날 교육 수요에 대한 선제적 대비가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현재 업계에서 추산하는 국내 승강기 설치 작업자는 대략 4,500명 선이다. 대기업 소속을 제외하더라도 최소 2,500명 이상이 당장 교육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연간 200~300명 수준인 현재의 교육 인프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조은영 팀장은“2028년 의무화가 다가오면 2027년쯤부터 건설사들이 시방 조건을 맞추기 위해 앞다퉈 작업자들을 밀어 넣으면서 심각한 병목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며 “당장 적극적인 홍보를 하지 않았음에도 수요가 몰리고 있는 만큼, 내년 하반기부터 LH 등 주요 발주처를 통해 정확한 수요 조사를 거쳐 교육 인프라와 강사진을 대폭 확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후 검사와 처벌 위주였던 승강기 안전 관리 패러다임은 현장 중심의 ‘사전 예방’으로 이동하고 있다. 주먹구구식 노하우에 의존하던 승강기 설치 현장이 위험한 작업장이라는 오명을 벗고, 전문 기술력과 안전이 담보된 ‘안전한 일터’로 성공적으로 안착하길 기대해 본다. <저작권자 ⓒ 월간 엘리베이터&주차설비(www.liftasia.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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