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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수적 승강기 시장 벽 넘을 지가 ‘관건’ 독일의 글로벌 구동 기술 기업 지일아베그(Ziehl-Abegg)가 승강기 산업의 지형을 바꿀 기념비적인 성과를 내놓았다. 세계 최초로 희토류 자석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도 기존과 동일한 성능을 발휘하는 승강기용 동기 전동기 개발에 성공했다. 이번 혁신은 단순한 신제품 출시를 넘어, 특정 국가에 의존해 온 공급망 리스크를 원천 차단하고 지속 가능한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는 중대한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세계가 주목한 기술력, ‘에르메스 어워드 2026’ 최종 후보 선정 지일아베그의 ‘희토류 프리(Rare Earth-free)’ 승강기 모터는 세계 최대 산업 박람회 하노버 메세(Hannover Messe)의 권위 있는 기술상인 ‘2026 에르메스 어워드(Hermes Award)’ 최종 후보 3개사에 이름을 올렸다. 2004년 제정된 이 상은 산업, 환경, 사회적 유용성이 뛰어난 혁신 기술에 수여되며, 지일아베그가 후보에 오른 것은 100년이 넘는 기업 역사상 최초다. 프라우노퍼 협회장인 홀거 한젤카(Holger Hanselka) 교수를 주축으로 한 산학연 심사위원단은 “이 모터가 자원 고갈과 지정학적 공급망 위기라는 범지구적 과제에 구체적인 기술적 해법을 제시했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최종 수상 기업은 하노버 메세 개막식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흔한 자석 ‘페라이트’의 반란, 기술적 돌파구를 열다 그동안 승강기용 고성능 동기 전동기에는 강력한 자력을 내기 위해 네오디뮴(Nd)이나 디스프로슘(Dy) 같은 희토류 기반 자석이 필수재로 여겨졌다. 반면 산화철이 주원료인 페라이트(Ferrite) 자석은 일상에서 흔히 쓰이는 검은색 자석으로, 구하기 쉽고 저렴하지만 자력이 약해 승강기 모터에 적용할 경우 부피가 기형적으로 커진다는 치명적인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지일아베그는 혁신적인 모터 설계를 통해 페라이트 자석만으로 기존 고성능 모터와 동일한 출력과 성능을 구현해 냈다. 가장 큰 경쟁력은 크기다. 모터의 외부 치수가 기존 제품과 완벽하게 동일해, 승강기 제조사나 보수 업체들은 별도의 구조 설계 변경 없이 즉각 현장에 적용할 수 있다. 기계실 공간 효율이 절대적인 승강기 산업의 특성을 정확히 파고든 기술적 쾌거다. 지정학적 리스크 탈피와 공급망 안정화 이번 개발 이면에는 최근 심화되는 자원 무기화에 대응하기 위한 치밀한 전략이 깔려 있다. 현재 승강기 모터용 희토류 자석은 절대다수가 중국에서 생산되며, 갈수록 수출 통제가 강화되는 추세다. 지일아베그는 페라이트를 채택함으로써 특정 국가에 종속된 지정학적 리스크와 수출 제한의 족쇄를 끊어냈다. 수급에 따라 가격이 널뛰는 희토류와 달리 페라이트는 변동성이 적어 안정적인 원가 관리가 가능하다. 또한, 희토류 채굴 과정에서 발생하는 심각한 환경 오염 및 윤리적 논란을 원천 배제할 수 있어 글로벌 ESG 경영 트렌드에도 완벽히 부합한다. 이미 특허 출원을 마친 이 기술은 뉘른베르크 승강기 전문 박람회 ‘인터리프트(Interlift)’에서 첫선을 보이며, 2026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양산에 돌입한다. “시장 안착까지는 시간 필요” 이처럼 획기적인 기술임에도 불구하고, 당장 시장의 판도를 뒤집기에는 현실적인 장벽이 존재한다. 우선 기존 희토류 동기 전동기 제조사들의 견제가 거세다. 이들은 신제품의 시장 진입을 막기 위해 선제적으로 공급 단가를 대폭 낮추고 물량을 밀어내는 등 공격적인 방어전에 돌입한 상태다. 무엇보다 승강기 완제품 업체들의 보수적인 성향이 가장 큰 변수다. 안전이 직결된 승강기 산업의 특성상, 신기술 도입 시 철저한 현장 검증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국내 한 승강기 제조사 대표는 “제품 자체가 지닌 혁신성은 인정하지만, 실제 다양한 현장에서 장기간 구동했을 때의 안정성이 시장에서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는 판단이 지배적”이라며, “양산이 시작된다 하더라도 단기간에 기존 모터 시장의 주류를 대체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체 기술의 지속적 개발, 선택 아닌 ‘생존’ 전문가들은 초기 시장 반응이 다소 더딜지라도, 이러한 탈(脫)희토류 시도 자체가 지니는 가치는 폄하할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자원의 무기화가 심화되는 글로벌 무역 환경에서 공급망 다변화와 대체 소재 발굴은 업계 전체가 풀어야 할 숙제이기 때문이다. 지일아베그의 선제적인 행보는 국내 승강기 부품 업계에도 묵직한 과제를 던진다. 국내에서도 희토류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연구가 이어지고 있으나, 자력이 약한 소재로 기존과 동일한 크기와 출력을 구현하는 데는 높은 기술적 장벽이 존재한다. 당장의 상용화 여부를 떠나, 원자재 리스크를 예방하고 다가올 친환경 경쟁에 대비하기 위해 국내 업체들 역시 고도화된 자기 회로 설계와 대체 기술 개발에 지속적인 투자를 이어가야 할 시점이다. <저작권자 ⓒ 월간 엘리베이터&주차설비(www.liftasia.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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